지상파 3사, 공개 코미디의 몰락? 해결책은

지상파 3사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최근 시청률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지난 1999년 KBS2 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로 시작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내, 이후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 MBC '개그야'의 탄생으로 이어지며 예능 프로그램의 주류로 부상했다.

그러나 30%대를 달리던 '개콘'의 시청률은 최근 반토막 났고, '웃찾사'와 '개그야' 역시 한자리수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욱이 주류로 등장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밀려 더욱 빛을 보지 못하는 형국이다.

'개콘', '웃찾사', '개그야' 등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과거 스토리텔링 중심의 비공개 코미디 프로그램과 비교했을 때 즉흥성과 속도감이 배로 요구되는 개그 형식이다.

이 같은 특징을 기본적으로 전제하고 시작된 프로그램이지만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는 시청자들의 패턴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임이 드러난 셈이다.

지상파 3사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지난해부터 뚜렷한 시청률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예전보다 인기 코너의 수도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그 수명도 짧아지고 있다. 참신한 신인들도 차츰 보기 어려워졌다.

이와 같은 부진의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한다. 소재 혹은 아이디어 고갈의 문제에서부터 예능 프로그램 패러다임 변화에 이르기까지 분석의 깊이가 서로 다르다.

개그맨들을 비롯해 방송 관계자들 대부분은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몰락을 예상했던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 해결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자체 원인 분석은 이미 끝난 것으로 보인다.

최근 MBC '개그야'를 통해 공개 코미디 무대에 다시 선 개그맨 리마리오(본명 이상훈)는 "공개 코미디가 나온 지 벌써 10년이 되었다. 이제는 유행의 흐름을 타는 것으로는 안 된다. 많은 선배 개그맨들이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 참여, 새로운 구성을 해야 할 때다"라며 현 상황을 진단했다.

또 KBS '개콘'에서 MBC '개그야'로 전격 이적한 개그맨 박준형은 "인터넷의 발달로 시청자 반응이 워낙 빨라져 한 번만 선보여도 좋은 코너인지 아닌지 바로 답이 나온다"며 "예전에는 '기승전결'이 있는 코너가 많았는데 이제는 '기승'은 없고 '전전전결'로 끝나버린다. 좀 더 치밀하게 구성되고 다양화된 코너를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그 해결책을 제시했다.

복잡한 듯 보이지만 알고 보면 단순 명쾌한 해답이 벌써 나와 있는 셈이다. 너무나도 뻔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결국 "웃겨야 산다. 그러기 위해선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과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지만 이를 위해 공중파 3사가 일단 본격 행동에 돌입했다. 당장 큰 변화를 주고 있지는 않지만 긴장의 끈을 더욱 조여 맨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KBS는 '개콘'의 방송시간을 오는 6일부터 일요일 오후 8시55분에서 오후 10시5분으로 1시간 가량 늦춘다. 또 과거 인기 코너였던 '봉숭아학당'을 부활시키고 새로운 코너들도 선보일 예정이다.

MBC는 4일부터 '개그야'의 방송시간을 기존 일요일 오후 4시35분에서 금요일 오후 10시50분으로 옮겼다. 이와 함께 KBS '개콘'에서 활동해온 인기 개그맨 박준형과 정종철, SBS '웃찾사'를 통해 큰 인기를 얻었던 리마리오를 투입해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는 각오다.

SBS '웃찾사'는 방송 전 철저한 내부 무한경쟁 시스템을 통해 경쟁력 없는 코너는 방송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과거 영광 재현을 위한 이러한 자구 노력이 돌아선 시청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