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 프로야구가 오는 29일부터 7개월 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각 팀의 승패 못지않게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프로야구 관전포인트다.
올 시즌 달성 가능한 기록 가운데 하나가 개인통산 홈런 경신 부문. 역대 개인통산 최다 홈런은 한화 이글스 장종훈 코치가 갖고 있는 340개다. 지난 시즌까지 삼성 거포 양준혁과 심정수가 각각 331홈런(1993년-2007), 325홈런(1994년-2007년)으로 최고 기록에 9개, 15개를 남겨놓고 있다.
지난해 양준혁이 22개, 심정수가 31개의 홈런을 날린 바 있어, 두 선수가 작년 페이스만 유지한다고 해도 올 시즌 이 기록이 깨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따라서 양준혁과 심정수 중 누가 먼저 깨느냐가 최대의 관심거리다.
◆시범경기 심정수 3-2 양준혁 박빙의 승부
올 시즌 개인통산 최다 홈런 기록 경신에 도전하는 심정수와 양준혁은 시범경기서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먼저 홈런을 맛본 건 양준혁. 양준혁은 지난 8일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서 솔로 홈런을 터뜨려 불방망이가 여전함을 과시했다. 심정수는 지난 11일 KIA전(대구구장)에서 첫 홈런포 신고했다.
심정수는 특히 지난 21일 SK전서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려 작년도 홈런왕의 위용을 뽑냈다. 2회 선두 타자로 나와 초구를 공략, 좌측 관중석에 꽂히는 솔로홈런을 작렬시켰고, 3회에는 스리런 아치를 그려냈다. 시범경기 2, 3호포.
양준혁도 이에 질세라 2개째를 쏘아올렸다. 지난 22일 삼성-롯데전(대구구장)에서 롯데 선발 이용훈의 142km 짜리 초구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오른쪽 펜스를 넘는 투런 아치(비거리 125m)를 그린 것.
그러나 심정수와 양준혁은 몸상태가 아직 완전하지 않다. 타율 역시 나란히 2할대 초반에 머물렀다.
심정수는 "타율과 출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해 최대한 득점찬스를 많이 만들고 싶다"며 2008 시즌 개막을 앞두고 목표를 미리 밝혔다.
양준혁도 많이 뛰지 못한 부분을 걱정한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주춤한 것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태도다.
양준혁은 "지금 페이스가 많이 떨어져 있는 게 개막 시점에 맞춰보면 좋은 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헤라클래스' 심정수냐, '영원한 3할' 양준혁이냐.
두 선수는 그렇다고 홈런 타이틀에 대한 욕심까지 버린 것은 아니다.
특히 심정수는 홈런을 3개씩 기록한 2003년과 2005년 시범경기를 비교하며 "그 때보다 타격감이 좋은 것 같다"면서 홈런왕 2연패에 대한 야망을 은근히 드러냈다.
심정수는 2002년 46개, 2003시즌 53개를 기록하는 등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슬러거다.
양준혁 역시 만만치 않다. 양준혁은 '영원한 3할타자'로 불릴만큼 차곡차곡 성적을 쌓아가는 스타일. 공백없이 최근 5년간 두자릿수 홈런을 쳐내며 평균 20개 이상을 기록중이다.
기록상으로는 '340'고지까지 9개 남은 양준혁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러나 심정수가 시즌 초반 시범경기의 분위기를 이어갈 경우 몰아치기로 양준혁을 앞서는 것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양준혁-심정수 최근 7년간 홈런기록>
| 년 도 | 양준혁 | 심정수 |
| 2002 | 14 | 46 |
| 2003 | 33 | 53 |
| 2004 | 28 | 22 |
| 2005 | 13 | 28 |
| 2006 | 13 | 1 |
| 2007 | 22 | 31 |
| 2008(시범경기) | 2 | 3 |
◆정규시즌 초반 강약 팀을 잡아라
2007년 기록을 보면 심정수는 특히 두산(7개) 및 우리(구 현대, 6개)전서 홈런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반면, 양준혁은 우리에 가장 많은 7개의 홈런을 기록했고, 롯데전서도 6홈런을 때렸다. 그러나 지난해 두산과 한화를 상대로는 홈런을 뽑지 못했다.
삼성은 오는 29일부터 KIA를 상대로 대구구장서 개막 2연전을 갖는다. 이어 내달 1일부터는 LG와 3연전(잠실구장)이 기다리고 있다. 심정수와 양준혁, 두 선수 가운데 누가 먼저 홈런 방망이를 조율할 지 기다려진다.
<2007년 양준혁-심정수 팀 별 홈런수>
| 팀 | 양준혁 | 심정수 |
| SK | 3 | 4 |
| 두산 | 0 | 7 |
| 한화 | 0 | 5 |
| LG | 3 | 3 |
| 롯데 | 6 | 3 |
| KIA | 3 | 3 |
| 우리(구 현대) | 7 | 6 |
◆또다른 재미 만루홈런
심정수는 특히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지난 시즌까지 기록한 만루포만도 12개. 개인통산 홈런 부문 1위(340개)인 장종훈(한화 코치)의 만루 홈런이 6개, 한 시즌 홈런 신기록(56개) 보유자인 이승엽(요미우리)이 8개, 통산 홈런 2위(331개)인 양준혁(삼성)이 4개인 점을 감안하면 심정수의 12개는 대단한 기록이다.
올 시즌 개인통산 최다홈런 기록경신에 나선 두 선수 가운데 누가 만루홈런을 먼저 쏘아올릴 것인지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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