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센테니얼, 이제 속 시원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때.'
설 연휴를 앞둔 지난 5일부터 현대 유니콘스 선수단과 마찰을 빚고 있는 프로야구 제 8구단 창단 준비자인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내놓을 대책에 야구계 시선이 모아질 전망이다.
박노준 단장 내정자는 지난 4일 메인 스폰서와 5년간 연간 120억원 이상 규모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며 오는 11일이나 12일 정식 계약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센테니얼의 첫 번째 가시적인 행보가 공개적으로 드러나는 셈이다.
지금까지 센테니얼 측이 내놓은 것은 장미빛 비전과 보일듯 말듯한 실루엣 뿐이었다. 메이저리그식 구단 운영을 통해 흑자를 내보이겠다는 것과, 기업명을 밝히지 않은 메인 스폰서와 양해각서(MOU) 체결했다는 것 정도다.
센테니얼은 1~2년간 선수단을 자체 운영할 수 있는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이미 공언한 120억원의 프로야구단 가입비도 내지 않은 상태다. 이는 혹시 스폰서를 통해 이 금액을 해결하고, 정작 자신은 손 대지 않고 코 풀겠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만 증폭시켜 놓았을 뿐이다.
센테니얼은 또 2년간 총 3억원(계약금 1억원, 연봉 1억원)에 계약한 이광환 감독을 전면에 내세워 초대 코칭스태프를 구성했다. 하지만 소문만 무성할 뿐, 더 이상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전지훈련지까지 감독이 직접 챙기는,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견상 센테니얼이 표방하는 것은 그야말로 획기적인 신생팀 모델이다. 그러나 초기에 드러난 것은 메이저리그식 운영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태스크포스(TF)팀 구성도 프런트도 뒷전이다. 향후 일정은 더더욱 안개 속에 싸여 있다.
박노준 단장 내정자도 "KBO 이사회와 구단주 총회도 거치지 않은 만큼 아직 법적으로 현대 구단을 소유한 것이 아니다"고 인정했지만 센테니얼의 그동안 움직임 만큼은 이미 모든 절차를 마무리지은 것처럼 보였다.
홈구장으로 쓴다는 목동구장은 오는 3월 중순 마무리를 목표로 리모델링 작업이 한창이다. 그러나 정작 프로야구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아마추어 야구 기준으로 작업되고 있어 라커룸 시설도 제대로 구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팀의 가장 기초가 돼야 할 선수단 구성도 삐걱거리고 있다.
이장석 센테니얼 대표와 박 단장 내정자는 지난 6일 경기도 고양시 원당구장을 찾아 현대 선수단과 상견례를 시도했다. 그러나 불발에 그쳤다. 선수단의 공감대를 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선수단을 대표한 이숭용, 김동수, 전준호, 정민태 등 4명의 현대 최고참 선수들은 전날 박 단장 내정자와 만나 전달한 내용을 다시 주장했다.
'KBO 이사회의 가입 승인을 통한 정당한 창단 절차를 밟아달라', '투명한 구단 운영책을 제시하라', '김시진 감독을 포함해 코칭스태프, 선수단, 프런트까지 전원 고용을 승계하라' 등이 그것이다.
선수단은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센테니얼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올 시즌 무급을 감수하면서 경기를 치를 각오까지 내비쳤다.
이에 센테니얼 측은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제 센테니얼은 메인 스폰서의 공식 발표를 시작으로 무엇이든 눈에 보이는 비전을 내놓아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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