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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석]'졸속행정' 기술위, 책임론 회피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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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기술위원회가 왜 대한축구협회 고위층의 눈치를 보면서 일을 처리합니까? 처음에는 국내·외 감독을 골고루 살펴 적임자를 찾는다고 하더니 갑자기 해외 감독으로 가닥을 잡은 과정이 석연찮네요."

지난 3일 대표팀 감독 선임이 또 미뤄졌다는 소식을 들은 축구협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우여곡절 끝에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 사령탑으로 허정무 감독이 선임됐다.

7년 만에 국내 지도자로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허정무 감독이 앞으로 최상의 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드러난 기술위원회의 어설픈 행정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한다는 지적이 높다.

축구협회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지난 10월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제 본격적으로 감독 선임에 관한 논의가 시작됐다. 국내·외 합쳐 20여 명의 후보자 중 앞으로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최종 후보자가 결정될 것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통과해 본선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영무 위원장의 말을 종합해볼 때 이번에는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적임자를 모두 후보군에 올려놓은 뒤 총체적인 검증을 거쳐 감독이 선임될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했다.

이 위원장의 발표가 있은 후 10여 일이 지난 5~6일 경 언론을 통해 이번에도 역시 외국인 감독이 선임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국내 지도자 중 적임자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 기술위의 설명이었다.

그 다음의 과정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과 같다. 기술위는 울리에와 매카시를 최종 후보로 추천했고 가삼현 사무총장이 직접 유럽으로 날아가 이들과 협상을 벌였다.

이번 주 내로 둘 중 한 명이 선임될 것이라던 축구협회의 장담과 달리 두 감독은 모두 한국행을 고사했고 기술위는 부랴부랴 마라톤 회의를 소집해 하루 만에 허정무 감독을 택했다.

허정무 감독을 최종 선임하는 과정에서 기술위는 크게 두 가지 우(愚)를 범했다.

우선 기술위가 당초에 어떤 이유로 외국인 감독을 택하려고 했는 지가 의문이다.

국내·외 후보를 총망라하겠다던 기술위의 발표 후 10일 만에 외국인 감독으로 후보군이 좁혀졌다면 그 10일 사이에 기술위 내에서 많은 갑론을박이 벌어졌을 거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들이 외국인 감독을 뽑기로 했다면 대표팀 사령탑에 외국인 감독이 오르지 않으면 안될 이유가 분명 있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기술위는 자신들이 원했던 후보와 협상이 결렬되자 제 3의 대안으로 지금까지 행보와는 정반대의 결정을 내렸다.

외국인 감독이어야만 한다는 자신들의 명분을 스스로 걷어차버린 꼴이다. 외국인 감독 선임에 과연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또한 기술위는 대표팀 감독 선임을 차일피일 미루는 바람에 K리그에 또 다시 해를 끼치고 말았다.

베어벡 감독이 아시안컵 직후 사임하자 기술위는 "아직은 여유가 있다. 올해 말까지 대표팀 경기가 없지 않느냐"며 여유를 부리다 10월 말이 되서야 부랴부랴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는 한 달 이상을 끌다가 결국 현재 K리그 구단에서 감독을 맡고있는 지도자를 빼오는 '편법'을 사용했다. 대표팀 감독 선임이 막바지에 이른 시기는 K리그 감독들의 인선이 막 끝난 시기와 얼추 비슷하다.

본격적으로 내년 시즌을 시작하려는 K리그 구단에 기술위가 보기좋게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지난 7월 아시안컵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베어벡 감독이 자진해서 물러나자 이영무 위원장은 "우리(기술위)도 책임질 준비가 되어있다. 하지만 지금은 빨리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뽑아야 하니 그 이후에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기술위는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조이뉴스24 윤태석기자 sportic@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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