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드디어 MBC 수목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극중 이수현은 부모의 원수이자 국정원 언더커버의 최종 목표인 마오를 사살하고, 죽음의 위기를 벗어나지만 계속해서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며 또 다른 블랙 작전에 뛰어들었다. 한편 강민기는 정보팀장으로 승진하고, 국정원 동료와 결혼한 뒤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아빠가 돼 있다.
결국 주인공을 죽지 않았고, 불행하지도 않다. 이렇게 보면 해피엔딩으로 볼 수 있으나, 그저 해피엔딩이라고 하기엔 뭔가 가슴 한 구석이 씁쓸하다.

얼마 전 막바지 촬영이 한창일 때 결말을 묻는 취재진에 정경호는 "잘은 모르지만 비극적인 결말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해피엔딩도 아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정경호의 이 말의 뜻은 최종회에서 나타났다.
주인공들에게 극단적인 결말을 안겨준 것은 행복한 결말일지 모르지만 극중 수현에게는 그렇지 않은 면도 있다. 부모의 죽음에 대한 가슴 아픈 비밀을 알게 됐고, 그 사실이 수현으로서는 받아들여 소화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일이었기 때문. 마지막까지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알려주고 그날을 후회하며 스스로 죽음을 택한 마오를 보며 수현은 괴로워했다.
'개와 늑대의 시간'의 결말이 즐겁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극중 지우가 유학갈 곳과 수현의 다음 작전지역이 '스파이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프랑스 파리로 일치한다는 것. 자아를 버리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국정원 블랙 요원일지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하늘 아래 사는 것만으로 그들은 행복을 느낄 것 같기 때문이다.
끝까지 극적 긴강감을 늦추지 않고 밀도있게 진행해온 '개와 늑대의 시간'은 이제 종영했다. 이 드라마의 결말이 해피엔딩으로 느껴질지, 비극으로 해석될지에 대해서는 그 판단을 차치하더라고 '개와 늑대의 시간'은 최근 완성도 있었던 다른 드라마와 함께 한국 드라마의 역사를 새롭게 쓰는 데 한몫을 한 것만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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