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를 만난 뒤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빅초이' 최희섭(27,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이 일본 굴지의 후요그룹 회장 딸인 야스다 아야(29)와의 약혼을 발판으로 다음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최희섭과 아야는 18일 오후 1시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이날 저녁에 열릴 약혼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희섭은 "취재로 처음 만나 친구로 지내다 보스턴으로 떠난 뒤 더욱 자주 만나게 됐다. 고백은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했다"며 자신들의 연애담을 소개했다.
이어 "아야를 만난 뒤 편안하게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다음 시즌에는 어느 해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내년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서로를 '아까짱(한국어로 아가야)'이라고 부른다고 소개한 최희섭은 약혼식 내내 긴장한 아야를 배려하는 따뜻한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은 다음 시즌 최희섭이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잡은 뒤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다.

다음은 최희섭과 아야의 인터뷰 전문
▲두 사람의 첫 만남과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과정을 소개한다면.
-2004년 플로리다에서 LA 다저스로 트레이드 된 뒤 다저스에서 아시아 담당자가 아야에게 한국 선수의 취재를 부탁했다. 아야는 당시 나를 사진으로 봤을 때 못생겨서 나오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주변의 권유로 취재를 하면서 첫 만남을 가졌다.
나중에 아야가 말해준 것이지만 내가 먼저 다가가서 인사를 하고 다정하게 대한 것 때문에 첫 인상이 좋았다고 한다. 이후 2년 동안 아야의 남동생과 나의 여동생 등 넷이서 시간이 날 때마다 만나 식사도 하고 노래방도 가며 만남을 가졌다.
그러다 올초 내가 보스턴으로 가게 됐을 때 아야가 전화를 걸어 "슬프다. 왜 보스턴으로 가냐?"고 말했다. 함께 있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떨어지고 나니 "좋은 친구 였는데 아쉽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부상을 당했을 때 아야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야가 "당신이 많이 힘들다는 것을 안다.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그저 친구 사이였기에 존재만으로도 정말 큰 힘이 됐다.
이후 전화도 자주 하고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는 버팔로로 아야를 초대해 관광도 하고 얘기도 많이 나눴다. 그 이후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는 데서 고백을 하게 됐다. 당시 내게는 정말 힘든 시기였는데 고백을 한 뒤 아야가 나를 많이 좋아해주고 사랑해줘 큰 힘이 됐고 결국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정확히 프로포즈를 한 시기는.
-올스타게임 4일전인 7월경이다.
▲(아야에게)최희섭이 어떤 고백을 했고 당시 어떤 기분이었는지.
-정말 행복했고 영원히 함께 하고 싶었다.
▲아야가 미국에서 한 일은.
-한 방송국에 방송 리포터 일을 했다. 현재는 화장품 사업을 준비중이다.
▲약혼과 함께 내년에 탬파베이에서 뛰게 됐는데.
-올해 마이너리그에 있으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족과 에이전트가 내게 말해준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야에게 프러포즈를 한 이후 잡생각이 많던 내가 편안하게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아마 아야가 옆에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늦게 자거나 식사를 거르거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지 않을 때 아야가 옆에서 규칙적인 생활과 함께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번에 LA에 머무는 동안에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재활 훈련 등을 규칙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예전같으면 "이 정도면 됐겠지"하고 쉽게 생각해버릴 것이 아야로 인해 한번 더 생각하게 되고 그녀를 위해 좀더 노력하고 부지런히 해야겠다 생각하게 됐다.
내년에 대한 약속은 드릴 수 없지만 아야를 만나게 되면서 탬파베이와 2년 계약도 하게 됐고 팀도 잘 됐고 여러모로 좋은 환경이 됐다. 어느 해보다 내 옆에서 도와주는 힘이 있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을 듯 하다. 어느 해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결혼식은 언제쯤으로 예상하나.
-프러포즈 당시 결혼을 원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결혼 문화는 조금 다르다. 일본은 6개월~1년 정도 결혼 준비를 한다. 과정이 우리보다 좀더 까다롭다. 사귄 지 아직 6~8개월 밖에 되지 않았기에 시간이 촉박했다. 약혼을 하게 된 것은 내년 결혼에 앞선 약속이다.
올해 부상으로 인해 메이저리그에서 큰 경기를 뛰지 못한 것이 내게는 큰 걱정이었기에 올해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 아야 역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는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인 뒤 결혼 하고 싶다.
▲국제 결혼에 대해 가족의 반응은 어땠나.
-지난 3월에 친구인 상태에서 일본을 갔을 당시 갑작스럽게 저녁을 먹게 됐는데 그 자리에 아야의 부모님도 오셨다. 망설였지만 에이전트도 함께 참석해 식사를 하며 많은 얘기를 나눴다. 부모님이 정말 좋으신 분이다. 첫 만남이었지만 정말 따스하고 편안하게 해주셨다. 두분 다 영어를 잘 하시고 장모님이 한국어를 잘하신다.
처음 나의 부모님께는 말씀을 드리지 못하다가 나중에 아야를 만난다며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씀 드렸다. 그때 아야는 부모님을 보지 못했지만 여동생이 아야와 친했다. 여동생이 부모님께 아야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려줬다. 첫 만남 때 아버지가 아야를 향해 달려가 껴안을 정도로 좋아하셨다. 정말 예쁘고 착하고 말도 잘한다. 내게 좋은 사람이고 내가 선택한 배우자는 부모님이 믿으신다. 미국에서 야구를 하면서 사람을 보는 눈도 자랐다. 별 반대 없이 찬성하셨다.
▲(아야에게)최희섭에 대한 첫 인상은 못생겼다는 생각이었는데 어떻게 변하게 됐는지.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로 보는 게 나았다. 실제로 만나니 무척 잘생겼더라(웃음). 주위 사람들에게도 잘하고 착하며 특히 나의 이상형이었다. 나를 사랑하고 좋아해준다. 부모님은 또 다른 아들이 생겼다며 좋아하신다.
▲아야의 어머니가 한국어를 잘 하시는 이유는.
-노래방에서 한국 노래를 부를 정도로 한국어 재능이 있다. 남동생 역시 한국어 노래도 많이 안다. 나로 인해 많이 배우게 된 것 같은데 처음 만났을 때도 한국어를 할 정도였다.
▲장모님이 한국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한국이 가까운 데다 자주 오신다. 아야의 부모님이 모두 한국 역사를 좋아하시고 음식도 좋아하신다. 아무래도 일본인들이 작다 보니 내가 덩치가 크다는 점도 좋아하신다. 장인 어른이 키가 크신 데 많이 닮았다며 장모님이 좋아하신다.
▲서로 의사 소통을 하는 언어와 서로를 부르는 호칭은.
-영어로 한다. 난 요즘 일본 책을 많이 읽고 아야는 한국책을 보며 서로의 언어를 배우고 있다. 아야는 리포터이지만 야구에 대해 잘안다. 야구가 잘 할 때는 쉽다가 못할 때는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내가 부상으로 힘들 때도 내 심정과 생각에 대해 이해했다. 2년 동안 유명한 선수들을 인터뷰하면서 알게 된 것들을 내게 많이 조언해준다. 힘들 때도 몸이 건강해지면 더 잘할 수 있다고 조언해준다.
서로를 부르는 호칭은 처음에는 "허니(honey)"라고 불렀는데 요즘에는 서로 "아까짱(한국어로 아기야)" 이라 부른다.
▲(아야에게)최희섭이 부상 당했을 때 심정과 다음 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 정도는.
-먼저 다음 시즌은 아마 올해보다는 더 나을 것이다. 몸이 많이 좋아졌고 내가 많이 힘이 되어주었기에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더 좋아질 것이다. 올 시즌에는 보스턴에 갑자기 가게 되면서부터 느낌이 좋지 않았다. 메이저리그가 아닌 마이너리그에서 하다보니 걱정스런 마음이 많았다. 그런데다 부상까지 오면서 "좋지 않은 해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번이 약혼식인데 내년에 두 사람의 관계는.
-아야는 사업 때문에 한국과 미국 일본을 오갈 것이다. 스프링캠프 때 많은 도움을 달라고 부탁했기에 아마 더 많이 만날 것이다. 난 이제 플로리다에 가기 때문에 아야가 많이 힘들 것이다. 한국과 미국 일본, 탬파베이까지 오가다 보면 금방 한해가 지나갈 것 같다.
▲탬파베이 입단 소감과 다음 시즌 계획.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는 한 경기도 뛰지 못했는데 탬파베이와 계약은 내게 최상의 결과다. 에이전트와 많은 얘기를 나눴지만 힘든 계약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탬파베이에서 내게 많은 믿음과 내년에 잘 할 것이라는 기대를 보여줬다. 팀에 (서)재응형이 있다. 올해는 재응형이 내게 많은 것을 물어왔는데 내년에는 반대로 내가 많이 물어볼 것이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어느 팀에 가더라도 편하게 운동 할 수 있다.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어느 팀에나 있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마이너리그에서 얘기를 나눴던 많은 친구들이 있어 편하다. 팀 분위기에만 잘 적응하면 된다. 그동안 너무 좋은 팀에서만 뛰었다. 약체인 탬파베이는 강한 리그에 속해 있어 잘만 한다면 어느 팀보다 기회가 많을 것이라 믿는다.
내년에 어떤 성적을 내느냐 보다는 최대한 빨리 미국에 돌아가 그동안 미국에서 해오던 운동과 습관 등을 할 것이다. 잘만하면 스프링캠프에서 100% 이상 성과를 낼 것이라 생각한다.
▲주전 1루수가 되기 위해 좌투수를 극복해야 한다. 그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나.
-현재로는 좌투수에 대한 걱정보다 메이저리그 진입 자체가 큰 목표다. 추신수가 플래툰 시스템이라는 말을 듣는 게 괜히 나 때문이 아닌가 걱정하기도 했다. 우타자가 팀에 뽑힌 이유는 왼손 투수를 상대하기 위해 뽑힌 것이다. 경기 출전은 감독님이 판단하고 운영한다. 나로서는 늘 경기를 뛰고 싶지만 나와 플래툰 시스템이 되는 타자 역시 경기에 나가고 싶을 것이다.
이미 4년을 보냈기에 하루 만에 고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탬파베이가 공격력이 약한 팀이기에 장타를 많이 치다보면 자연스럽게 바뀔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감독님의 생각은 잘 모르겠지만 새로운 팀에 가는 만큼 탬파베이를 믿고 감독, 코치와 관계를 더 중요시 여기겠다. 좌투수 극복 문제는 내년이 끝난 뒤에 고민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팀이 나를 뽑은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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