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삭제 버전의 <13구역>은 리얼 액션 장르로서의 확실한 토대를 완성했다고 평가받는 작품이다. 태국의 무에타이를 바탕으로 한 토니 쟈의 <옹박>이나 국내에서 제작된 <짝패>와 같은 영화도 리얼 액션 장르로 손색이 없지만 <13구역>의 액션은 주목할 만 하다.
감독 겸 제작자인 뤽 베송은 영화적 완성도를 더욱 높인 리얼 액션영화를 만들고자 '파쿠르'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다비드 벨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완성, 영화를 제작했다. 주인공 '레이토' 역의 다비드 벨은 영화 초반, 빠른 스피드와 액션을 선보인다.
다비드 벨은 15세의 어린 나이에 신종 익스트림 스포츠인 파쿠르(Le Parkour, Free Running)를 창안했고 클럽 '야마카시'를 결성한 전설적인 인물이다. 소방 구조 활동 중 순직한 자신의 아버지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처음 건물을 타기 시작했다는 다비드 벨의 '파쿠르'는 영화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매우 중요한 액션 키워드다.
시원스런 초반 오프닝과 카지노 결투 신
한편 레이토의 파트너 역할로 출연한 시릴 라파엘리는 어린 시절부터 권투, 킥복싱, 쿵푸 등 다양한 격투 스포츠와 무술에 큰 관심을 보였고 1999년 이후 스턴트맨으로 <로닌><늑대의 후예><트랜스포터> 등의 작품에 참여했던 베테랑 무술 감독이다.
<13구역>에서 다비드 벨과 한 팀을 이룰 배우를 물색 중이던 뤽 베송은 주저 없이 배우이자 현역 무술감독으로 활동 중인 시릴 라파엘리를 선택했는데 카지노에서의 36대1 결투 장면은 근래 보기 드문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선보인다.
이렇게 다비드 벨과 시릴 라파엘리의 호흡은 단순히 두 배우의 결합이 아니라 ‘파쿠르’와 동양 무술의 조합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레이토의 익스트림 스포츠에 가까운 액션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시릴의 힘과 유연성에 바탕을 둔 맨주먹 액션이 필요했던 것. 결국 둘의 장점이 만나 한층 박진감 있고 스피디한 액션이 탄생할 수 있었다.
훌륭한 액션, 그렇다면 스토리는?
온갖 폭력과 마약이 들끓는 13구역은 정부가 포기해 격리한 범죄 도시다. 이러한 13구역을 독재자 타하로부터 구하기 위해 맨주먹으로 대항하던 레이토는 타하로부터 하나뿐인 여동생도 납치당하고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6개월 후, 핵미사일을 호송 중이던 국방부 트럭이 13구역 부근에서 탈취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13구역>의 이야기는 제작자인 뤽 베송이 밝혔듯 '파쿠르'라는 액션을 염두에 둔 시나리오 작업을 거쳐 탄생한 영화다. 두 주인공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영화의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설정된 이야기 구조는 액션에 가려 그다지 특별할 것 없지만 폭력 도시를 몰살하려는 정부의 음모까지 밝혀내는 재치를 선보인다.

1장의 디스크에 수록된 아기자기한 볼거리
본편 영화의 상영 시간이 짧은 대신 디스크의 남는 여유 공간에는 비교적 재미있는 볼거리로 채웠다. 영화가 탄생하게 된 뒷이야기는 물론 제작과정을 담은 메이킹 필름과 액션 트레이닝 장면을 수록했다. 특히 단편 액션 영화 두 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다비드 벨의 '더 아름다운 세상'과 시릴 라파엘리의 '무키아이'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무키아이'는 부록 속의 부록같은 짧은 단편영화로, 메이킹 필름과 NG장면까지 담고 있어 절로 웃음이 난다.
사운드는 빠른 스피드와 액션의 느낌을 끌어올리기 위해 빠르고 강한 비트의 배경음악이 전체에 걸쳐 받쳐주고 있으며 홍콩 무술 영화와 같은 과장된 타격 효과음이 없어 영상을 간섭하지 않고 조화를 이룬다. 소장가치는 다소 부실하다 싶을 정도의 구성으로 출시됐지만 리얼 액션 장르를 좋아하는 액션 팬들에게는 추천할 만하다.
| |||||||||||||||||||||||||||||||||||||||||||||||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