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계 거장 임권택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인 박상민 주연의 <장군의 아들> 3부작. 김좌진 장군의 아들 김두한이 일제 치하 1930년대의 종로 일대를 주먹 하나로 좌지우지하던 시절을 그려낸 이 영화가 HD텔레시네를 거친 말끔한 화질과 임 감독의 음성해설까지 곁들인 DVD 세트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지난 1990년 개봉한 <장군의 아들>은 박상민을 비롯해 신현준, 김승우, 방은희 등의 신인배우들이 대거 영화계에 입문한 영화이기도 하다. 지금은 중견배우가 돼 맹활약 중인 이들 배우의 풋풋한 모습과 열연을 보는 것도 꽤 애틋한 경험이다.
개봉영화 뺨치는 발군의 영상복원
오랜 세월이 무색할 만큼 HD텔레시네의 위력은 대단하다. 필름 보관 상태도 비교적 좋았는지 1.85대1의 DVD 본편은 보는 내내 세부 묘사가 뛰어나고 안정된 색감의 화질로 개봉 당시를 절로 떠올리게 만들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음향은 돌비 스테레오 2채널만 지원한다는 점이다.
김두한 역을 맡은 박상민의 목소리조차 지금 들어보면 원래부터 본인 목소리가 아닌 성우가 대신 연기한 목소리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옛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오래된 추억의 앨범을 다시 보는 것처럼 반갑기도 하다. 남자배우들보다 여배우들의 모습이 더욱 생경스럽다. 1편 방은희, 2편 송채환, 3편 오연수에 이르기까지 당시 다른 화장법이나 헤어스타일의 모습과 현재를 비교해보는 것도 꽤 흥미진진하다.
박상민 신현준 김승우 등 배출한 화제작
김두한이라는 인물에 대해 10, 20대의 젊은 세대라면 <장군의 아들>보다는 안재모 주연의 TV드라마 <야인시대>를 먼저 떠올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30대 이후 세대라면 누구나 박상모와 <장군의 아들>을 먼저 기억한다.
이 영화는 1990년 한국영화사상 최초로 75만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다음해 최다 관객을 동원한 영화조차 <장군의 아들 2>였다. 아마 이 영화를 보지 않았던 사람들이라면 최근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해변의 여인>으로 맹활약 중인 김승우가 <장군의 아들>에서 쌍칼로 나왔다는 것을 상상조차 못할 것이다.
3부작 세트답게 3편 모두 평소 DVD 음성해설을 꺼린다는 임권택 감독의 음성해설이 제공된다. 게다가 1편에는 '임권택이 임권택이 말하다'는 책을 낸 영화평론가 정성일씨가 음성해설에 함께 참여해 한국영화사의 중요한 흐름인 임권택 감독론에 대해 깊이있게 피력하고 있다. 2,3편에는 홍성유 원작의 '장군의 아들'을 시나리오로 각색한 김홍준 감독이 공동 해설로 나서고 있다. 임감독 특유의 느린 해설과 다른 해설자들의 빠른 이야기를 통해 촬영 당시의 에피소드를 회상하고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임권택 감독의 회상 담긴 전편 음성해설 눈길
스페셜피처에서도 3부작 DVD세트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1편의 ‘60만 기념행사’와 2편의 ‘무술팀 시연’ 외에 예고편, 포토갤러리, 포스터 정도 밖에 수록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당시 촬영 현장이나 메이킹필름, 배우 제작진의 회상 인터뷰 같은 것이라도 더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훗날 확장판이 꼭 나왔으면 좋겠다.
무술팀 시연 영상에서는 정두홍 무술감독의 앳된(?) 얼굴을 찾아볼 수 있다. 관객 60만명을 돌파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 영상에서도 영화 관계자와 배우들의 낯익은 모습들 눈에 들어온다. 임권택의 <장군의 아들>은 정두홍, 류승완의 콤비 액션이 빛나는 영화 <짝패>에서도 몇몇 액션장면을 인용해 보여줬을 만큼 한국 액션영화의 중요한 작품이다. 이번 <장군의 아들> 3부작 DVD 세트로 몸을 쓰는 활극 액션의 쾌감과 청년 김두한의 파란만장한 삶을 동시에 경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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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서플먼트
아나몰픽 와이드스크린
2.0 스테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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