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배우가 없다는 것, 그래서 선입견 없이 보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영화의 매력이예요."
뮤지컬 영화 '삼거리극장'(감독 전계수, 제작 LJ필름)의 배우들은 신명과 흥이 넘쳐난다. 25일 오후 영화 '삼거리극장'의 배우들은 관객과의 만남을 위해 조금 특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영화의 시사회와 함께 영화에 삽입된 노래를 직접 부르는 이벤트를 준비한 것. 오후 9시 공연을 앞두고 배우들은 이벤트홀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리허설을 마치고 한 자리에 앉은 '삼거리극장'의 배우들은 모두 낯선 얼굴이다. 기존에 연극이나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해 왔던, 소위 '노래가 좀 되는' 배우들을 캐스팅한 덕분이다.
이번 영화에서 보컬 트레이너의 역할까지 담당한 박준면은 "스타를 앞세워 이름을 알려온 기존 뮤지컬 영화와는 다르다"고 잘라 말한다.
"우리나라 현실에서 뮤지컬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들이 부족하죠. '구미호가족'은 스타를 이용한 마케팅을 컨셉트로 했지만 '삼거리극장'은 순수하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배우를 우선으로 캐스팅했어요. 각자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배우들을 감독님이 섭외한 거죠. 하지만 우리도 가수는 아니에요. 그저 각자의 크기만큼, 개성만큼 최선을 다한거죠."

국내에서는 낯선 뮤지컬 영화를 찍으며 애초 30회차로 계획됐던 촬영은 41회로 늘어났다. 영화 속 이야기처럼 어딘가 음습한 부산의 오래된 극장에서의 촬영은 춥고도 고단했다고 한다.
이때 '삼거리극장'의 분위기 메이커가 돼 준 것은 영화 경험이 누구보다 많은 조희봉이었다고. 조희봉은 출연진 중 가장 연장자로 모든 스태프들을 챙기고 감싸는 역할을 했다.
"영화 '삼거리극장'은 감독의 머리 속에서 오래동안 기획돼 왔던 작품이죠. 영화와 뮤지컬, 노래와 연기, 이런 이질적인 부분들이 만나면 충돌이 있을법도 한데, 감독의 역량으로 잘 극복할 수 있었어요."
조희봉은 추운 겨울, 연기자들의 피부를 위해 직접 황토팩을 만들어 나르기도 했다.
"여배우들 숙소까지 황토팩을 배달했죠. 하지만 황토팩만 받고 아무도 들어오란 소린 안하더군요. 뒤돌아서 복도를 걸어가는데 들리는 문 잠그는 소리가 참담하던데요."
이번 영화에서 일본군 장교 '히로시' 역할을 맡은 조희봉은 하루 네시간 정도 일본어 연습에 투자해 매끄러운 발음을 선보인다. 발음기호대로 외운 덕에 뜻은 몰라도 누구보다 완벽한 발음을 자랑한다고 그는 말한다.
영화 시나리오의 독특함과 창의력에 반해 출연을 결정했다는 뮤지컬 배우 한애리와 분장을 해도 아무도 배우로 알아주지 않아 촬영 내내 서운했다는 박영수, 너무 많은 것을 배우고 얻어간다는 귀여운 외모의 배우 김꽃비 등 개성으로 무장한 배우들의 열연이 기대를 모으는 영화 '삼거리극장'은 오는 11월 23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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