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현서가 정말 죽은 것이냐고 묻는데, 안타깝지만 현서는 죽었습니다."
1천2백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 '괴물'(제작 청어람)의 봉준호 감독이 영화 속 '현서'(고아성 분)는 죽었다고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30일 오후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진행된 '괴물, 봉준호 감독과의 특별한 만남' 자리에서 '괴물'에 대해 관객들이 궁금해하는 물음에 대해 진솔하게 답변했다. 관객 1천만 돌파를 기념해 영화 관객과 감독의 질의응답이 오간 특별한 자리로, 학생과 일반인 등 다양한 연령츨의 관객들이 참석했다.

봉준호 감독은 "그동안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하지 못한 말이나 지면 관계상 잘린 이야기들, 뉘앙스가 왜곡된 점들에 대해 말하겠다"며 일반 관객들의 질문에 답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괴물'에 대해 온라인 상에서 현서가 죽은 것이 맞냐는 질문을 많이 봤다"며 "안타깝지만 현서는 죽은 것이 맞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안타깝지만 현서는 죽은 것입니다. 아마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질문이 많은 것은 아마 안타까움 때문이겠죠. 현서를 구하려는 가족들의 사투에 불구하고 현서가 죽는다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을 느끼는 관객들의 바람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초 시나리오 작업 때부터 현서는 죽은 설정이었기 때문에 제작 중간에 개인적인 딜레마는 없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현서의 죽음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제기하는 시람들이 많았다며, 특히 일본의 메이저 스튜디오 관계자는 현서가 아닌 '강두'(송강호 분)의 희생으로 끝을 맺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읽고 모니터를 해준 지인들의 반응이 반반으로 엇갈렸죠. 시나리오 단계에서 일본 투자 받기 위해 번역본을 보낸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간부는 현서가 죽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했어요. 현서를 살려내면서 송강호가 장렬하게 희생해야 한다는 말이었죠. 그래서 저는 이 영화는 '아마겟돈'이 아니다, 송강호는 브루스 윌리스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어요."
봉준호 감독은 현서의 죽음은 또 다른 아이 '세주'를 위한 희생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에 괴물의 입속에서 현서를 끄집어낼 때를 자세히 보면 이빨을 쥐고 있는 현서의 손을 볼 수 있습니다. 왼쫃으로는 세주를 껴안고. 뱃속으로 삼겨지지 않으려 필사적인 사투를 벌인 것이죠. 그 과정에 본인은 숨이 끊겼지만 세주가 함께 끌려나와 살아남죠. 은신처 안에서도 현서가 세주를 보호하려는 과정에서부터 현서의 죽음은 희생의 개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서의 죽음은 영화의 전체적인 주제하고도 관련이 있습니다. 가족들이 구하려했던 현서와 세주를 구하려는 현서의 이중의 사투를 통해 국가나 사회의 공권력이 한심한 가족을 도와주지 않고 약한 사람들끼리 돕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현서나 세주는 최약자지만 약한 사람이 더 약한 사람을 돕는다는 것이 영화의 핵심이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한강 매점 안에 놓여진 현서의 사진은 그 죽음을 명확하게 표현하기 위한 장치였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은 의도했던 것만큼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해 많은 관객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것 같다며 "많은 분들을 안타깝게 한 내가 나쁜 짓을 한 것 같다"고 유머스럽게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