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러닝타임 107분이 이렇게 지루할 수 있다니. 소재는 좋은데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이 너무 느슨하다. 최종면접장 심리전에서의 팽팽한 긴장감을 제외하고는, 오글거림 투성이다. 젊은 배우들의 팡팡 터지는 에너지를 보는 재미만으로는 극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 그래서 아쉬움이 더 큰 영화 '최종면접'이다.
영화 '최종면접'(감독 김정훈)은 최종면접장에 모인 6인의 지원자들이 각자의 폭로가 담긴 의문의 봉투를 발견하면서 서로를 의심하고 혼란에 빠뜨리는 이야기다. 조이현과 김재원, 신승호, 강유석, 곽동연, 배강희가 출연했다.
![배우 김재원과 조이현이 영화 '최종면접'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NEW]](https://image.inews24.com/v1/b4a2601e987e50.jpg)
![배우 김재원과 조이현이 영화 '최종면접'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NEW]](https://image.inews24.com/v1/d5fa0c39030bd2.jpg)
2020년 코로나 시대 합격 소식이 절실한 취업난 속 글로벌 IT 기업 '스피라 링크스'의 공개 채용에 수많은 취업 준비생이 몰려든다. 5000:1이라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최종면접에 오른 6명의 지원자는 한 달간 팀 토론을 준비하며 전원 합격을 꿈꾼다. 다 같이 입사하자는 원대한 포부로 치열하게 준비하던 이들의 우정은 최종면접 당일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이들에게 제한 시간 2시간 동안 단 1명의 합격자를 직접 뽑으라는 과제를 줬기 때문.
관찰 카메라의 압박 속에 합격자를 가려내기 위한 토론과 5번의 공개 투표를 이어가던 중 그들은 각자의 이름이 적힌 의문의 봉투를 발견한다. 아무렇지 않게 봉투를 먼저 뜯은 이는 이희찬(강유석 분)이다. 그 봉투 안에는 백승빈(신승호 분)이 학폭 가해자였고, 이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는 폭로 글이 들어있었다. 각 봉투엔 타인의 비밀이 담겨 있었던 것. 이 비밀이 진실인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6명 사이에는 의심과 불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봉투를 오픈하는 것에서의 설전부터 봉투를 가져다 놓고 폭로전을 만든 범인을 찾아가기까지의 과정은 꽤 흥미롭다. 현실에서 이런 신입사원 최종면접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6명이 처한 상황에 몰입해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범인은 누구인지, 그의 목적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의심하게 된다. 더 나아가 만약 저런 상황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궁금증도 생긴다. 특히 극에 등장하는 달의 뒷면 이야기처럼, 단 몇 초 만에 보이는 것만으로 타인을 판단하고, 한번 믿어버리면 그것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심리는 이 시대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다.
![배우 김재원과 조이현이 영화 '최종면접'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NEW]](https://image.inews24.com/v1/3ab0978fd873ff.jpg)
![배우 김재원과 조이현이 영화 '최종면접'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NEW]](https://image.inews24.com/v1/115f6a14a9f2a3.jpg)
문제는 면접장 안을 제외하고는 팽팽한 긴장감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면접이 이뤄지는 2020년과 6년 후 인터뷰를 진행하는 2026년을 오가는 방식은 범인과 최종 합격자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분위기의 전환으로 인해 몰입도가 뚝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진실이 밝혀지는 방식도 느슨하고 진부하다. 특히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문혜인(조이현)과 한진우(김재원)의 로맨스는 감정의 깊이감 없이 설명적으로만 그려져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 몰입할라치면 툭툭 치고 나오는 오글거리는 대사 때문에 주먹을 꽉 쥐게 되는 상황이 여러 번 생긴다. 후반부 직장 설정도 현실감이 없다. 스포일러로 인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대기업에서 과장이 면접 심사한다거나 그 회사의 얼굴이 되어 건물 외벽 전광판에 실리는 일이 과연 있을까.
6인의 활약 모두 중요한 극이지만, 그중에서도 차분하게 상황을 판단하는 관찰자인 문혜인은 후반까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조이현은 특유의 느릿하고 어리숙한 말투와 발성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작품의 특성상 감정을 명확하게 드러낼 수 없는 걸 알지만, 조금 더 깊이 있고 내밀한 감정선을 보여줬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배우 김재원과 조이현이 영화 '최종면접'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NEW]](https://image.inews24.com/v1/52a2d2662a6a13.jpg)
![배우 김재원과 조이현이 영화 '최종면접'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NEW]](https://image.inews24.com/v1/0e2ab1f10c618d.jpg)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는 이상주의자 한진우 역을 맡은 김재원은 부드러운 목소리 톤과 반듯한 이미지로 끝까지 응원하게 만드는 힘을 준다. 다만 후반부 등장하는 캐릭터의 설정이 외형과 잘 어우러지지 않아 몰입도가 반감된다.
신승호는 중저음의 목소리와 거친 눈빛,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운동으로 다져진 근성의 행동파 리더 백승빈을 안정적으로 표현했다. 여유를 겸비한 타고난 중재자 이희찬 역의 강유석은 예상 밖 얼굴을 드러내는 인물의 변화를 밀도 있게 그려냈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전략가 전요한 역의 곽동연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가 캐릭터를 폭발적으로 연기해 냈고, 배강희는 빈틈없는 스펙의 완벽주의자 차주원을 통해 서늘하면서도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11월 4일 개봉. 러닝타임 107분. 15세이상관람가.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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