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이뉴스24 이상완 기자] “보살이 백 배는 좋았다.”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을 터뜨린 최형우(42·삼성 라이온즈)가 기뻐한 것은 좌익수 수비였다.
최형우는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KIA 타이거즈와 2차전에 5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3타수 2안타 1홈런 1볼넷 2타점 1득점과 외야 보살을 기록해 삼성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포스트시즌 경기에 나선 것은 2015년 10월 31일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5차전 이후 4014일 만이었다. 최형우의 공수 활약에 힘입어 삼성은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맞췄다.
최형우의 선발 출전에는 기대와 우려가 따랐다. 정규시즌 좌익수 출전은 6경기에 불과했다. 지난 12일 대구 kt wiz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도 1회 타구 처리에 아쉬움을 남겼다.
PO 1차전에서는 부상 복귀 후 수비가 어려운 구자욱(33)이 지명타자로 출전하면서 최형우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삼성은 당시 2안타에 그쳐 1-5로 패했다.
타선 보강이 필요했던 박진만 삼성 감독은 2차전에서 최형우를 좌익수로 기용했다. 경기 전 수비에 관한 질문이 쏟아지자 박 감독은 “최형우 수비가 과소평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6회초 송구로 감독의 믿음에 답했다.
2사 후 해럴드 카스트로(32)가 왼쪽 담장을 때리는 타구를 날렸다. 최형우는 담장에 맞고 나온 공을 잡아 2루로 던졌고, 추가 진루를 시도하던 카스트로를 아웃시켰다.
덕분에 6회를 마친 선발 아리엘 후라도(30)는 펄쩍 뛰며 기뻐했다. 2루에서 송구를 받은 류지혁(32)은 최형우에게 공을 기념구처럼 건네며 웃었다.
경기 후 홈런과 보살 중 무엇이 더 기뻤느냐는 질문에 최형우는 주저 없이 보살을 택했다.
최형우는 “원래는 주자를 잡을 생각까지는 없었다. 잡고 바로 던졌는데 제가 봐도 말도 안 되게 잘 갔다”며 “운 좋게 잡았다”고 말했다.
타석에서도 최형우의 역할은 컸다.
2회 첫 타석에서 KIA 선발 애덤 올러(32)를 상대로 우전 안타를 쳐 삼성의 첫 안타를 기록했다. 4-1로 앞선 5회말 2사 만루에서는 이의리(24)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추가점을 보탰다.
7회말에는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7-2로 앞선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범수(31)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28m였다.
경기일 기준 만 42세 10개월 11일이었던 최형우는 포스트시즌 역대 최고령 출전·안타·타점·홈런 기록을 모두 새로 썼다.
기록에 대한 반응은 담담했다. 최형우는 각종 최고령 기록에 대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관심은 다음 경기 수비에 있었다. 보살을 기록했어도 단기전에서 실수할 수 있다는 부담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최형우는 “지금도 부담은 있다. 계속 있다. 단기전은 실수 하나로 승패가 갈린다”고 털어놨다.
박 감독은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치를 3차전에도 최형우를 좌익수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최형우는 “전화 한번 드려야겠다. 야구장이 커지는 걸 모르시는 것 같다”며 농담했다.
수비할 때마다 환호를 보낸 팬들에게는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최형우는 “평범한 뜬공 잡았더니 크게 환호해주시고, 파울 플라이 잡으려고 뛰어가니까 손뼉 쳐주셨다”며 “경로 우대해주신 것 같아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상완 기자(fin00kl@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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