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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th BIFF] 10년 만 20만 관객 돌파⋯'암살자(들)' 논란 뜨거운 화두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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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년 만에 관객 20만 명을 돌파하며 유의미한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개막 전 불거진 '암살자(들)' 논란에 진행될 예정이었던 다양한 일정이 취소되면서 뜨거운 화두가 되기도 했다.

15일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 따르면 2015년 이후 10녀 만에 관객 20만 명을 돌파했다. 영화제 초반을 인산인해로 물들였던 각종 프로그램 이벤트 및 부대행사에 참여한 관객을 포함하면,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의 총 관객수는 27만 7천 27명에 육박한다.

6일 부산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사진=정소희 기자]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사진=정소희 기자]

30회였던 작년보다도 4만이 늘어났다. 30회라는 기념비적인 해의 모든 결과를 한 해 만에 훌쩍 뛰어 넘은 것. 영화제 측은 "이번에 적극적으로 시도한 개막일 변경, 상영 확대 등이 관객 호응과 급증이라는 긍정적 결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된다"라며 "부산국제영화제가 공언해 온 바와 같이 30회 특수가 아니라 30회를 기점으로 진일보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의 'A-리스트(A-list) 영화제'로 공식 선정된 이후 처음으로 영화제를 개최하며 국제적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두 번째 해를 맞은 경쟁에는 아시아 전역에서 제작된 13편이 선정됐으며, 모든 경쟁작의 첫 상영에 앞서 진행된 경쟁 포토콜 역시 감독과 배우가 관객을 직접 만나는 부산국제영화제만의 행사로 열기를 더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 양자경, 까멜리아상 수상자 허안화 감독,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을 비롯해 세계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과 배우들이 대거 부산을 찾았다. 첫 공식 내한에 나선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매기 질렌할, 샤를로트 갱스부르를 비롯해 이자벨 위페르, 저우쉰, 판빙빙, 고레에다 히로카즈, 마지드 마지디, 라브 디아즈, 린타로 등 세계적인 영화인들과 이창동, 나홍진, 김지운, 임권택, 정지영, 배창호, 이명세 감독, 설경구, 전도연, 조여정, 조인성 등 한국 영화인들이 영화제를 함께했다. 15년 만에 부산을 다시 찾은 양자경을 비롯해 세대를 아우르는 영화인들의 참여는 올해도 부산국제영화제를 영화와 영화인, 관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뜨거운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왼쪽부터)이창동 감독-배우 전도연-설경구-조여정-조인성이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가능한 사랑' 오픈토크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정소희 기자]

총 304회의 GV(게스트와의 만남)와 72회의 다채로운 이벤트가 영화제 기간 내내 이어지며, 지난해보다 한층 확대된 규모로 영화인과 관객의 만남을 마련했다. 최초 내한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을 비롯해 샤를로트 갱스부르, 매기 질렌할, 나홍진, 라브 디아즈, 린타로 등 세계적인 영화인들이 마스터 클래스와 씨네 클래스, 스페셜 토크 등을 통해 자신의 영화 세계와 창작 경험을 관객과 나눴다. 김고은, 김민하, 류승룡, 신민아, 주지훈이 참여한 액터스 하우스와 김지운 감독, 홍경표 촬영감독, 판빙빙 배우가 자신의 인생 영화를 직접 소개한 까르뜨 블랑슈를 비롯해 오픈 토크, 야외무대인사, 아주담담 등 다채로운 행사가 영화제 곳곳에서 펼쳐졌다.

올해 포럼 비프는 '동시대 영화의 가능성을 말하다'를 화두로 8개 세션을 마련하여 급변하는 산업과 기술, 정책 환경 속에 놓인 영화의 현재를 ▲산업, ▲AI·창작, ▲제도·정책, ▲지역·환경 등 네 가지 축에서 조명했다. AI 시대 창작의 조건부터 중예산 영화의 활로와 국제공동제작, 아시아 애니메이션의 성장, 창작자의 권리와 영화제 공공지원, 영화도시 부산의 지속가능성까지 동시대 영화계가 마주한 주요 현안을 폭넓게 다뤘다. 서로 다른 현장의 경험과 시선이 한자리에 모인 이번 포럼은 당면한 문제를 진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변화하는 영화의 방향과 새로운 가능성을 가늠하는 활기찬 논의의 장이었다.

올해 9회를 맞은 커뮤니티비프는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다양한 관객의 참여 속에 남포동 일대를 활기차게 채웠다. 관객이 직접 선택하고 참여하는 '리퀘스트 시네마'와 영화인과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하는 행사들이 고루 호응을 얻으며 '관객이 만드는 영화제'라는 커뮤니티비프만의 색깔을 더욱 선명하게 했다. 특히 오정세 는 '남자사용설명서'와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모자무싸)로 이틀 연속 관객과 만났다. 구교환, 오정세, 강말금 등 출연진과 박해영 작가, 차영훈 감독이 함께한 '모자무싸' GV도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이 밖에도 다양한 상영과 토크, 참여형 프로그램이 이어지며 극장 안팎에서 관객의 자발적인 참여와 교류가 활발하게 펼쳐졌다.

올해 6회를 맞은 동네방네비프는 역대 최다인 18개 장소로 무대를 확대하며 시민의 일상 가까이에서 영화제를 이어갔다. 특히 각 상영 장소마다 기관과 단체, 대학, 지역 커뮤니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상영 행사와 부대 프로그램을 함께 기획하고 운영했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부산국제영화제가 기본적인 행사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별 파트너들이 장소의 특성과 관객층에 맞는 아이디어를 더하며 프로그램을 주체적으로 만들어간 결과다.

제21회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이 '중심과 확장'을 화두로 4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총 30,484명이 마켓을 찾았고 58개국 1,266개사가 참가해, 아시아 콘텐츠 비즈니스가 모이고 결정되는 플랫폼으로서 ACFM의 위상을 다시 확인했다. 올해 신설된 투자자 서밋은 국제 투자사와 투자배급사를 한자리에 모아 투자현황과 파트너십을 모색하며 마켓을 거래의 장에서 투자의 장으로 넓혔다.

6일 부산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사진=정소희 기자]
영화인들이 8일 오전 부산 해운대 이벤트광장에서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최근 논란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진=영화인 일동 ]

영화제의 고무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개막 전 불거진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영화제의 소극적인 대응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암살자(들)' 배우들의 레드카펫과 오픈토크, 이민호의 액터스하우스 취소는 물론이고, 논란에 부담을 느낀 유해진은 부일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지만 시상식엔 불참했다. 반면 박해일은 커뮤니티비프 행사인 '와이키키 브라더스' 코멘터리 일정을 변동 없이 진행했다. 물론 행사 취소는 제작사와 배우의 요청에 의한 것이긴 하나,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다각도로 소통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이 마련되지 못한 것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개막작 상영 이후 기자회견에서 '암살자(들)' 논란과 관련된 질문이 나왔음에도, 대한민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부산국제영화제 측에서 그것에 대한 답을 차단한 것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이와 관련해 영화제에 참석한 영화인들은 지난 8일 해운대해수욕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암살자(들)'에 관해서 저희는 10월 8일에 발표된 영화인들의 공동 성명에 동의한다"라고 하면서도 "'암살자(들)'은 부산국제영화제의 공식 상영작이 아닌, 개막식과 야외 무대 이벤트의 행사 참석작이었다. 영화제 행사 취소에 대해 제작사가 별도의 입장문을 발표하지 않았는데, 저희가 입장문을 발표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고 저희에게는 그럴 권한이 없다"라고 전했다.

이어 질문 통제에 대해서도 "개막작의 기자회견에서는 개막작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고 약속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정주리 감독-배우 김도연-송새벽이 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도라'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암살자(들)'에 대한 질문은 심사위원 기자회견에도 이어졌다. 심사위원장인 장이모우 감독은 "'암살자(들)은 보지 못했으나 이야기는 들었다"라며 "역사적 진실과 창작의 관계에 대해 짧은 시간에 해답을 찾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창작은 창작이고 진실이나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영화계에서 '생활에 기반하되 생활을 넘어서라'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관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역사적 진실이라 하는 것도 그 자체가 과연 정말 진실인가 생각해 볼 문제"라며 "어떻게 보면 이것이 영화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자 매력 아닐까"라고 소신을 밝혔다.

또 그는 "창작자를 존중하는 동시에 역사는 먼 옛날의 이야기지만, 영화라는 형식을 빌려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라며 "역사가 예술의 형식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고, 영화를 본 이후 관객이 느끼는 것은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영화 관람 후 자유로운 해석이 존재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창작 활동을 하기도 했던 정주리 감독은 "영화는 영화고, 허구의 이야기이며 영화로 만들어지면 허구의 인물이 된다는 생각으로 영화를 만드는 자세에 있어서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 영화도 아닌데,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너무나 위축된다"라며 "한편으로는 어떤 이야기를 다룰 때 상처받는 분들이 계실 수 있구나, 그 상처가 당연히 표현될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영화를 통해 표현한 것에 이런 반응들이 오게 되면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하지'란 생각이 든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영화인들의 입장처럼, 영화는 대중 사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고 이는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영화의 내용과 의도와는 전혀 다른 프레임을 씌우며 창작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영화에 참여한 배우, 제작진을 향한 과도한 위협으로 이어져서는 안 됨을 다시 명확하게 인지하게 되는 순간이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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