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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① '로또 1등' 감독 "용두용미 칭찬 감사⋯시즌제? 풀 이야기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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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 당첨금이 13억인 이유, 인생 송두리째 바꾸기엔 부족" 숨은 디테일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모든 직장인들의 꿈 '로또 1등'을 거머쥔 주인공은, 퇴사 대신 회사 안에서 꿈을 펼쳐나간다. 직장인들의 판타지 실현 드라마인줄 알았더니, 현실에 발붙인 나와 내 동료들의 이야기다. '로또 1등이지만 출근합니다'는 우리 모두를 응원하는 드라마였다.

윤영빈 감독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로또 1등이지만 출근합니다' 종영 인터뷰를 갖고 작품 이야기를 나눴다.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위아래로 치이며 하루하루를 버티던 팀장 공은태(이준혁 분)가 로또 1등에 당첨된 뒤에도 계속 회사에 다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강릉' 등으로 호평 받은 윤영빈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다.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윤영빈 감독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티빙 ]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윤영빈 감독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티빙 ]

윤영빈 감독은 "영화가 수능이라면, 드라마는 내신 같다"고 비유하며 "시청률을 확인하는 과정이 피곤하기도 즐겁기도 했다. 고3을 잘 보낸 기분"이라고 홀가분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10부작 '로또 1등이지만 출근합니다'는 티빙에서 선공개 되고 tvN에서 방영됐다. 2화 만에 시청률 5%를 돌파하며 입소문을 탔고, 마지막 10화까지 탄탄한 완성도를 유지했다. 윤 감독은 "시청자 반응 중 '용두용미 드라마'라는 평이 좋았다. 뒤로 갈수록 재미있는 드라마가 되면 좋겠다고 바랐는데, 제 예상보다 좋게 평가해줬다"고 했다.

"수치에 대한 감각이 워낙 없어서 '지금 이게 잘되고 있는 거냐'고 계속 물어봤어요. 2화가 끝나고 시청률 5%를 넘겼을 때 이준혁 배우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감독님 지금 소리 지르고 환호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주변에서 '정말 재미있게 봤다'는 연락을 많이 받으면서 비로소 실감이 났습니다."

원작 소설 각색에 참여한 한 윤 감독은 원작의 곁가지를 과감히 쳐내고 인물들의 관계를 촘촘하게 엮어냈다. 특히 가장 공을 들인 지점은 '선과 악의 대립'이 아닌 '선과 선의 충돌'이었다.

"소설은 훌륭하지만 인물이 분산되어 있었고 곁가지가 많았어요. 인물을 합치는 작업을 했어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다시 나오게 했죠. 제가 캐릭터를 만들 때 중점을 두는 건 등장과 퇴장이 명확해야 하고 서사가 있어야 해요. 인물들이 잘 나오는데 중점을 뒀어요. 선과 악이 부딪히는 것이 아니라 선과 선이 부딪히는 작품을 해보고 싶었어요.

밉상이었던 양준호(서현우 분)는 결국 든든한 우군이 되고, 든든했던 정선혁(오대환 분)은 상황에 따라 부딪히고 갈등을 유발하는 인물이다. 윤 감독은 "누구도 감정적으로 악해서가 아니라, 회사에서 각자 주어진 일을 정확하게 잘 해내려다 보니 생기는 충돌"이라고 했다.

"캐릭터 그 누구도 감정적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생각보다 정선혁을 악역으로 평가하는 분들이 많아서 조금 놀라긴 했어요. 공은태가 정선혁에게 '복수를 하는 거냐'고 했을 때 주어진 일을 한다고 해요. 공은태도 마찬가지로 '이거 회사에서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한다'고 하죠. 정선혁과 공은태가 마지막회 옥상에서 해우를 나눌 수 있었던 건 정확하게 자기 일을 했기 때문이에요. 자신에게 하던 일을 하다보니 적이 될 수 있고 친구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원툰 속 당첨금 18억 원을 굳이 13억 원으로 낮춘 설정 역시 철저한 연출적 계산이었다. 윤 감독은 "집 한 채를 사버리기엔 애매하고,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기엔 부족한 현실적인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로또 1등에도 계속 출근하는 주인공 공은태(이준혁 분)의 성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만한 '금액'이었다.

"웹툰에서 18억으로 한건 부동산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 아닐까요. 웹툰에서는 당첨되면 집을 사는데, 13억은 애매하게 집을 살 수 없는 금액이라고 생각했어요. 공은태는 돈을 쓰지 않아요. 공은태를 저에게 대입을 해보면, 13억이 생긴다고 가정했을 때 무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어떻게 써야 가치있게 쓰는 건지. 편집과정에서 '좋은 차 사보니 일주일 즐겁고 좋은 집 사보니 한 달 즐겁더라'는 대사가 잘려나가기도 했어요. 이 드라마는 공은태의 성장 드라마이기도 하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 대해 잘 몰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13억으로 설정했죠."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윤영빈 감독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티빙 ]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윤영빈 감독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티빙 ]

드라마는 많은 현대인이 꿈꾸는 '로또 1등'이라는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퇴사가 아닌 '출근'을 택하게 만들었다. 카타르시스와 더불어 공감을 얻는데 성공했다.

"13억이 생기면 돈을 어떻게 쓸지 모르겠지만, 일은 할 것 같았어요. 돈이 없으면 생계를 위해 억지로 하기 싫은 일을 견뎌야 하잖아요. 하지만 13억 원이라는 든든한 방패가 생기면, 비로소 생업의 굴레에서 벗어나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죠. 공은태는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회사원이라고 생각했어요."

드라마 곳곳에 숨겨둔 디테일도 회자됐다. 로또 번호를 연상시키는 '645번' 버스, 역대 로또 최대 당첨금인 '19회차 407억 원' 숫자, 그 당첨금의 주인공이 카페 사장이라는 암시, 그리고 매 회차 인물들의 숨은 이면을 따뜻하게 비춰준 에필로그까지 섬세한 손길이 닿았다.

윤 감독은 "숨은 설정들이많은데 발견 안된 것들이 많다. 아쉽지는 않다. 알면 좋고 모르면 상관없는 것이어야 한다. 자꾸 보다가 찾는 재미가 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다만 에필로그에 대해서는 "주인공이 아닌 모든 등장인물이 주인공이 되는 작업이었으면 했다. 에필로그는 꼭 봐주면 좋겠다"고 웃었다.

드라마 마지막회 공은태는 차장으로 승진하고, 양준호는 만년 대리 꼬리표를 떼고 팀장으로 승진한다. 홍성에게 완패한 정선혁(오대환 분)은 라이벌 기업 관동에서 일하고, 박현숙 부장(박보경 분)은 임원으로 승진한다. 다만 공은태가 '상'으로 이야기 했던 하율리(이지혜 분)는 정규직 전환에 실패하고 글로벌 기업 만토바에서 일하게 되면서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윤 감독은 "하율리가 정규직이 되지 않고 만토바로 간다는 건 처음부터 정해놓은 결말이었다"라며 "모두가 성취하는 드라마 같지만 성취 속에 실패가 있어야 하고, 실패 속에 성취가 있다"고 그 의미를 이야기 했다.

열렬한 호평 속에 종영한 만큼 시청자들의 시즌2 요청도 뜨겁다. 윤 감독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다. 어떻게 할지 구상도 많이 했다"면서 "모두가 원하고 상황이 허락한다면 공은태가 전무가 될 때까지의 이야기도 얼마든지 풀어낼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윤 감독은 차기작으로 전쟁 영화와 역사물 영화를 준비 중이다. 그는 "드라마도 영화와 다른 매력이 있다. 계속 하고 싶어졌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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