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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아오키 에이지 스코넥 대표, 日 상사맨에서 한일 문화 사업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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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스타 굿즈와 팬미팅 기획⋯'World DJ Festival' 일본 도입 주도
"K팝 콘텐츠 경쟁력과 J팝 풍부한 IP 결합, KJ팝으로 글로벌 시장 반향 일으킬 것"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K-POP의 뛰어난 콘텐츠 경쟁력과 글로벌 마케팅 역량이 J-POP의 풍부한 IP와 결합한다면, 더 큰 문화 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국적을 불문하고 경쟁력 있는 IP들이 한데 모여 글로벌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자 합니다."

K팝(K-POP)이 지금처럼 세계적인 인기를 얻기 전,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가장 먼저 눈을 돌린 곳은 대부분 일본이었다. 권상우와 최지우 등 한류 스타와 일본 팬들의 접점을 만들어내고, 한국의 대형 음악 페스티벌의 일본 개최를 성공으로 이끈 인물이 있다. 1차 한류 붐부터 신기술과 융합한 XR(VR·AR) 사업에 이르기까지 한국 엔터테인먼트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봐 온 아오키 에이지 스코넥(Skonec) 대표가 본격적으로 한일 양국의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아오키 에이지 스코넥 대표가 6일 서울 영등포 조이뉴스24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오키 에이지 스코넥 대표가 6일 서울 영등포 조이뉴스24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일본의 종합상사맨과 문화 사업 "한류 스타 굿즈와 팬미팅 기획이 시작이었다"

아오키 에이지 대표는 일본 굴지의 종합상사인 이토추상사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며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전자상거래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사업부터 엔터테인먼트 기업 경영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음악 페스티벌의 총괄 프로듀싱을 맡은 경험도 있다. 일본의 종합상사맨이었던 아오키 대표는 왜 문화 사업에 열정을 쏟게 됐을까.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오키 대표는 다섯 살 때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는 "한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어쩔 수 없이 전학을 가야 했다"며 어린 시절 정체성에 대한 갈등과 차별의 아픔을 겪었다고 밝혔다. 미국 유학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왔을 무렵에는 사회 분위기가 달라져 있었다. 2000년대에 일어난 한류 붐이 그 계기였다.

"배용준 주연의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많은 사람이 한국 드라마와 배우들에게 친근감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음악 분야에서도 보아와 동방신기, 그리고 이후 빅뱅 등의 활약을 통해 한국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한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왔던 저였지만, 한국의 영상 콘텐츠와 음악이 사랑받게 되면서 제 삶에 존재하던 거리감과 편견이 점차 옅어지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어느 나라의 드라마에 감동하거나 그 나라의 가수를 좋아하게 되면, 그 나라 사람들을 바라보는 마음도 달라집니다. 나라와 민족이 달라도 우리 모두 똑같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슬퍼하고, 기뻐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화산업에 평생을 바치겠다고 결심한 출발점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지금 제가 한일 음악 사업에 힘을 쏟는 이유도 그 경험을 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한류 스타들과 함께 일할 기회를 얻으면서 한국과의 비즈니스 경험도 쌓아갔다. 2000년대 이토추상사에서 익사이트(Excite)로 파견 근무하던 당시, 이병헌·송승헌·원빈·권상우·최지우 등의 머천다이징(MD) 사업과 한국 드라마 OST의 일본 시장 진출, 콘서트 기획 등에 참여했다.

아오키 에이지 스코넥 대표가 6일 서울 영등포 조이뉴스24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오키 에이지 스코넥 대표가 6일 서울 영등포 조이뉴스24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가수 비(Rain)의 2007년 도쿄돔 공연에서 일본 측 총책임자를 맡았던 그는 "한국 가수가 일본의 큰 무대에 서서 일본 팬들과 음악을 나누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 음악 사업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이 된 도전이었다"라고 회고했다.

"실제 업무를 통해 한일 양국의 비즈니스 관행 차이도 크게 느껴왔습니다.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이나 사안을 바라보는 관점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양국의 업무 방식을 이해하고,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면서 함께 사업을 만들어가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비즈니스를 통해 한일 간의 거리를 더욱 좁히고 싶다는 그 마음은 스코넥 대표 취임을 검토하던 당시에도 이어져 있었습니다."

이후 아오키 대표는 클럽을 운영하며 세계적인 DJ, 유럽 아티스트들과 관계를 맺고 유대감을 쌓아왔다. CJ ENM 산하 BEPC가 운영하는 'World DJ Festival'의 일본 도입을 주도했으며, 지난해 6월 마쿠하리 멧세에서 첫 일본 공연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어 올해 7월 초에는 도쿄 우미노모리 공원에서 두 번째 일본 행사를 개최하며, 한일 음악 교류의 장을 이어갔다.

아오키 대표는 "한국에서 성장한 음악 콘텐츠를 일본의 동료들과 함께 구현하고, 세계의 아티스트와 일본 관객들이 만나는 자리였다"며 "한국의 젊은 아티스트, DJ들과 교류하고 일본 관객들이 추억을 쌓는 기회이기도 했다. 제가 추진해 온 국제 음악 사업 중 하나로, 한일 간에 상당히 의미 있는 페스티벌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좌절 겪었지만, 한일 음악 사업의 새로운 도전은 계속"

아오키 대표는 지난해 12월 한국으로 건너와 VR 전문기업 스코넥 대표로 취임했다.

취임 당시 그는 회사가 보유한 IT 및 XR 기술력에 자신의 한일 엔터테인먼트 사업 경험을 접목해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했다. 음악 IP와 가상현실 기술을 결합해 국경을 넘어 오래도록 사랑받는 팬덤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였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통해 인연을 맺은 김정아 전 CJ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사내이사 취임을 제안하기도 했다. 아오키 대표는 "김 전 대표가 IP를 키워 온 경험과 스코넥의 기술을 결합하기 위해 함께 사업을 추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취임 이후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그는 당초 기대했던 사업 추진 대신 예상치 못한 자금 조달 압박과 회사 측과의 큰 입장 차이에 부딪혔으며, 대표로서 직원들과 마주하며 업무를 시작하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제가 대표직을 맡은 것은 회사의 기술과 저희가 가진 콘텐츠,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한일 양국의 문화와 기술을 결합해 음악과 아티스트의 가치를 오랫동안 키워 나가는 사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일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벽에 부딪혔습니다. 대표라는 자리를 맡고도 직원들과 마주하며 회사의 기술과 인재를 활용해 일을 시작할 수 없었습니다."

스코넥은 경영난과 유동성 위기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기존 이사들을 배임·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아오키 대표는 소액주주들을 대변하기 위해 아직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도치 않은 자본 게임에 끌려와 사업을 추진할 수 없었다"고 답답함을 토로한 뒤, "조만간 스코넥 대표직을 사임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좌절감도 컸지만,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오키 에이지 스코넥 대표가 6일 서울 영등포 조이뉴스24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오키 에이지 스코넥 엔터페인먼트 대표가 6일 서울 영등포 조이뉴스24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오키 대표는 한국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한국을 거점으로 한일 양국의 문화 사업을 결합하겠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도 수립했다.

그는 "지금이 한일 간 협력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의 우수한 콘텐츠와 일본의 풍부한 IP, 큰 시장이 만나면 세계적인 문화 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경쟁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오키 대표가 제시하는 비전은 'KJ-POP(NEXT K-POP)'이다. 그가 새롭게 정의하는 KJ-POP은 단순한 일회성 협력을 넘어선다. K-POP이 세계 무대에서 입증한, 언어와 삶의 정서·감정을 담아내는 표현력과 강력한 제작·운영 역량에 일본 음악의 귀에 남는 서정적인 멜로디와 라이브 연주의 그루브, 유럽 전자음악의 사운드 제작 방식까지 조화시키는 공동 창작을 지향한다.

"일본 아티스트를 기존 K-POP의 틀에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양국의 창작자들이 각자의 감성과 개성을 고스란히 살리면서 서로 만났기에 비로소 가능한 새로운 표현을 창조하는 작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도전하는 음악적 스펙트럼 역시 아이돌 음악에만 국한하고 싶지 않습니다. 남녀 아이돌을 아우르는 것은 물론, 발라드와 트로트, 엔카 등 언어의 깊은 맛과 감정의 울림을 가진 다양한 장르로 확장하고 싶습니다. 젊은 세대부터 40·50대 중장년층까지 자신의 삶을 투영하며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노래를 국경 너머로 전하고 싶습니다."

그가 추구하는 음악의 중심에는 사람들이 직접 부르고, 자신의 추억과 함께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노래가 있다.

"요즘은 사람들이 듣는 음악과 직접 부르는 음악이 서로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뉘어 있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명곡은 듣고 즐길 수 있으면서 동시에 직접 따라 부를 수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흐른 뒤 그 노래를 다시 듣거나 부르면, 당시 함께했던 사람과 그 시절의 풍경, 느꼈던 감정까지 떠오릅니다. 그렇게 사람들의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삶의 한 부분으로 남는 노래를 만들고 싶습니다."

한일 양국의 창작자와 팬들을 연결하고, 사람들의 삶과 추억 속에 오래 남을 음악을 만들어 다음 세대에 더 나은 음악적 순환 구조를 선물하는 것. 아오키 대표가 한국에서 음악 사업을 이어가는 이유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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