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있다. 마흔 먹은 노총각에 가진 것은 없다. 사람들은 그의 지능이 여덟 살 정도에서 멈췄다고 한다. 무엇이 좋은지 항상 웃고 산다. 마을의 잡일은 도맡아 혼자 다한다. 그리고 집까지 달려간다. 그 집에는 치아가 성하지 못해 속병을 앓는 여든의 노모가 있다.
영화 '맨발의 기봉이'(감독 권수경,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는 얼핏 톰 행크스 주연의 '포레스트 검프'나 조승우 주연의 '말아톤'과 그 외향은 비슷하다.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주인공이 달리기를 통해 스스로의 한계를 벗어나고 주변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는 내용은 '맨발의 기봉이'에서도 반복된다.

그런 반복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촬영된 까닭은 영화의 원작이었던 동명 다큐멘터리 '맨발의 기봉이'가 가지고 있는 실화의 진정성에 있다. 2003년 KBS 인간극장에서 방영되었던 '맨발의 기봉이'는 충남 서산에 살고 있는 엄기봉씨와 그의 노모의 일상을 다룬 다큐멘터리였다.
남들에 비해 지능의 성장이 멈췄지만 마흔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순수하고 효심이 지극한 엄기봉씨. 그의 이야기는 수많은 정상인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엄기봉씨의 삶에서 이기심을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영화의 주인공 엄기봉 역은 신현준이 맡았다. 그가 이전의 출연작을 통해 가지고 있던 강한 남성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손톱 밑에 때가 새까맣고 팔을 좌우로 흔들며 달려가는 엄기봉의 모습은 포레스트 검프나 초원이와는 다른 신현준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의 연기는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지만 감성여린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하다.
기봉이가 지극 정성으로 모시는 노모역은 김수미가 맡았다. 일용엄니와 다른 어머니 모습을 그려내겠다는 김수미의 다짐이 통한 듯하다. 임하룡은 기봉이를 훈련시켜 하프 마라톤 대회에 출전시키는 다랭이 마을 백 이장역을 맡아 깊은 정을 지닌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탁재훈은 기봉이와 비교되는 백 이장의 아들 여창역을 연기했다. 도지원이나 공형진의 카메오 출연도 인상적이다.

전체 관람가의 영화답게 요즘 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거친 상소리나 비속어가 없다. 시트콤처럼 웃기는 장면도 중간 중간 나온다. 부모에게 효도하라는 교훈적인 메시지에도 충실하다. 소위 착한영화의 장점을 두루 갖췄다. 그것이 영화 '맨발의 기봉이'의 가장 큰 단점이자 한계였다. 26일 개봉예정.
조이뉴스24 /김용운기자 woo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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