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능한 사랑'은 대체 어떤 '사랑'을 말하는 것일까. 영화 보기 전 했던 질문은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이어진다. 우리가 가능한 사랑을 하기 위해선 어떤 걸 해야 하는 걸까. 영화 속엔 계급 갈등도 있고, 해고 노동자 가족의 안타까운 삶도 그려지지만, 결국 사랑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나의 삶을, 그리고 내 옆을 돌아보게 만든다.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수작, '가능한 사랑' 이야기다.
![배우 조인성, 조여정이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감독 이창동)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문수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4b64a448b0ec1a.jpg)
지난 23일 개봉된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감독 이창동)은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 분)과 그의 아내 미옥(전도연 분)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 분)와 그녀의 남편 상우(조인성 분),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이창동 감독의 8년 만 신작으로, 제84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해고 노동자 가족의 이야기 안에 계급 간의 갈등, 창작자의 윤리 등을 섬세하게 담아낸 이창동 감독의 연출력과 탄탄한 서사, 전도연과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 등 배우들의 탁월한 열연 등이 어우러져 올해 최고의 영화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이창동 감독의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이고, 웃음 포인트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지난 22일 서울 롯데시네마월드타워에서 '가능한 사랑' 스페셜 GV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창동 감독과 배우 조인성, 조여정 그리고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참석했다.
이창동 감독은 베니스영화제에서 '가능한 사랑'을 처음 공개하고 은사자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관객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고 설레기도 했는데, 제가 느낀 체감은 좋았다"라며 "무엇보다 재미있게 본 것이 놀라웠다. 상은 결과의 한 부분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의 반응이다. 베니스, 토론토, 서울로 이어졌는데, 새로운 반응 때문에 이런 것도 있다고 느끼는 과정이 저에게는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베니스영화제에서 '가능한 사랑'이 상영된 후 설경구가 울음을 터트렸고, 옆에 있던 조인성도 눈물을 흘렸다. 이에 "혀를 깨물어서다. 배도 아팠다"라고 농담한 조인성은 "이렇게 여러 가지 이유 핑계를 대지 않으면 너무 창피하다"라고 말한 뒤 "영화를 보고 오는 감동도 있었고 경구 형이 우는 모습을 보니까 경구 형이 어떤 마음인지 이입도 됐다. 우정과 의리를 느끼게 되는, 저 혼자만의 해석이 들어오기도 했다"라며 "경구 형의 눈물이 아름다워서 같이 아름답고 싶어서 울었다"라고 쑥스러워했다.
영화를 극장에서 4번 봤다는 조여정은 "저도 울었는데 주목받지 못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저는 창피하고 주책맞아 보일까 봐 눈물을 꾹 참고 박수만 쳐야지 했는데 우는 걸 처음 봐서 깜짝 놀랐다"라며 "설 선배가 울어서 못 참고 같이 울었다. 저는 주목 못 받아도 괜찮다. 극장 안에 감정이 파도가 컸다. 베니스에서 처음 만나는 관객들이 마지막 보름달을 본 후 일렁이는 마음, 그리고 OST까지 모든 감정의 폭이 컸다"라고 회상했다.

◇ 이창동 감독 선택 받은 조여정·조인성⋯캐스팅 이유는 "유일무이"
조여정은 "영화 같은 순간은 살면서 안 일어나는 것 같은데, 감독님이 저에게 연락해 주신 순간이 영화 같았다"라며 "소파에 입 벌리고 멍하니 앉아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고 있는데 문자가 왔고 1초 만에 연락했다. 마치 그 연락을 기다리던 사람처럼"이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만나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러겠다고 했고 내일이라고 하셔서 좋다고 했다. 모든 걸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이라며 "저는 특별 출연 부탁일 거라 생각했다. 대사 한 줄만이라도 하겠다는 마음으로 나갔다. 책을 주셨는데 너무 크고 어려운 역할이고 책의 향이 너무 진해서 3일 정도 담아두다가 연락드렸다. 하고 싶었지만 겁이 나고 무서웠지만, 안 하면 바보라 연락드렸다"라고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과정을 전했다.
객석에는 조인성과 절친한 강풀 작가도 자리했다. 강풀 작가를 언급한 조인성은 "어제 뒤풀이에서 술만 마시고 가서 언제 볼 거냐고 다그쳤는데 오늘 드디어 봤다. 강풀 작가님이 이창동 감독님 엄청 팬이라, 어제 영화를 못 봐서 아쉬워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너무 자주 인사를 드려서 죄송스럽다. 지루할 것 같은데, 내년엔 작품이 없다"라며 강풀 작가에게 '무빙2' 공개 시기를 물었다. 하지만 강풀 작가는 모른다고 언급을 피했고, 조인성은 "'무빙' 시즌2는 열심히 찍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조인성은 "시나리오 보기 전에 '나도 이창동 감독님 작품에 나올 수 있구나'라는 말을 했다. 감독님 영화에 얼굴을 내밀 수 있는 기회가 왔구나 싶었다"라고 이창동 감독의 캐스팅 제안에 놀랐다고 고백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고민을 했어야 되는 몇 장면이 있다"라고 노출 등의 장면을 언급한 그는 "그거 때문에 감독님과 처음 미팅하고 얘기를 들은 후 바로 그 자리에서 하겠다고 했다. 강풀 작가와 얘기하는데, 강풀 작가가 저에게 하라고 하면서 "인성 씨, 잘 될 건가 봐요"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말했다.

이동진 평론가에 따르면, 이창동 감독은 인터뷰에서 자기 자랑은 잘 하지 않지만, "딴 건 몰라도 내가 캐스팅은 잘해"라는 말했었다고. 이에 이창동 감독은 "캐스팅은 잘한다고 자부한다"라고 재차 자신감을 드러내 웃음을 안겼다. 이어 그는 "연기 연출의 출발이자 전부가 캐스팅이라고 생각한다. 배우 연기를 감독이 연출해서 만든다는 건 연기의 본질을 생각했을 때 자만 어린 말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배우가 자기 안에서 끌어내는 것이지, 연출자가 할 수 없다. 다만 어떤 어려운 감정을 문이라고 생각한다면, 문을 여는 손잡이를 제공하는 정도로 생각한다. 영화 속 인물을 찾아 데리고 들어오는 게 캐스팅인 것"이라고 연출자의 역할을 짚었다.
또 그는 "조인성, 조여정이 '이창동 영화에 나올 수 있구나'라고 하는 건 '이렇게 잘생기고 예쁜 배우도 이창동 영화에 나오는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영화에 잘생기고 우아한 배우가 필요했다"라며 "상우는 사실 뭘 하는 게 없다. 한다고 하면 헤엄치는 것이다. 물론 따지고 보면 많이 한다. 영어, 클라리넷, 태권도, 심지어 커피도 내린다. 하지만 지금까지 다른 영화에서 했던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안 한다"라고 조인성이 연기한 상우 캐릭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가능하면 하지 말라고 했고, 카메라 앞으로도 오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프레임에서는 잘리지 말라고 했다"라며 "그런 것임에도 불구하고 삶을 지배하는 힘은 상우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야 한다. 그 존재감이 엄청나야 한다. 그런 인물은 한국에 한 사람밖에 없다고 자연스럽게 생각했다"라고 조인성을 캐스팅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고백했다.
조여정에 대해선 "지적이고 우아하다. 굉장히 성실하게 일하는 인물이라 예지 같은 여러 느낌이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짧고 굵게 얘기했다. 또 "원래 이 영화는 10여 년 전에 시작해서 초고 상태에서 프리프로덕션까지 갔다가 엎었다. 전도연, 설경구는 그때부터 이 작품에 출연하기로 되어있었다. 뒤에도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변형시켜서 몇 개의 버전이 있었다. 오정미 작가가 고생했다. 두 배우는 항상 다른 버전의 부부로 출연했다"라며 "2022년 해고 노동자의 우울증을 앓는 엄마 때문에 불안해하는 아이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단편 '심장소리'를 찍으면서 '내 마음에서 이제 보내자'라고 했다. 그러다 2024년 오정미 작가가 다시 다큐 감독 부부의 이야기를 가지고 와서 두 부부로 구조를 바꾸자고 제안하면서 다시 살아났다. 호석 미옥 부부는 역시나 그 두 배우였다"라고 늘 항상 전도연, 설경구와 작품을 찍으려 했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배우로 바꿀 뻔도 했다. 시나리오 써서 설경구에게 얘기했더니 스케줄이 잡혀있다고 하더라. 위기가 있었는데 거의 억지로 주변에서 도와줬다. 무리하게 빨리 다른 작품을 소화하고 같이 참여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설경구는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 인터뷰에서 김홍선 감독이 배려해 줘서 무사히 '가능한 사랑'을 함께 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이창동 감독은 "전도연은 시나리오 쓰고 동네 식당에서 만나 "영화 들어가게 됐다"라고 하니까 너무 좋아하더라. 자기가 나오는 영화인지는 모르고 내가 썼다고 하니 눈물 글썽할 정도로 좋아했는데 고마웠다. '내가 영화 만드는 걸 기다리고 바라는 사람이 있구나' 싶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시나리오) 나올 거다. 읽어봐라"라고 얘기했다"라고 일화를 언급했다.

◇ 다큐 감독 예지에 투영한 창작자의 윤리와 태도에 대한 고민 "타인의 고통을 이용, 착취하면서 사랑하는 것이 가능한가"
이창동 감독은 다큐 감독인 예지에 자신을 투영했다. 그는 "10여 년 전에 준비하다가 엎은 가장 큰 이유가 '내가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극영화로 만들어서 보여줄 이유가 있나?'였다. 내가 하려는 영화가 나에게도, 관객에게도, 영화 자체로도 의미가 있어야 하는데 확신을 못 하겠더라"라며 "파업 관련 다큐도 있고, 그 후 파괴된 일상을 보여주는 다큐도 있는데, 영화로 만들어 보여주는 이유를 못 찾겠더라"라고 10년 전 준비하던 영화를 포기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또 그는 "하지만 다큐 감독의 이야기는 내 이야기일 수 있겠더라. 나의 시선과 태도, 윤리가 들어갔다. 그래서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라며 "저는 소설을 쓰며 창작자로 시작했는데, 창작자의 삶에서 항상 부딪히는 문제다. 20대부터 남의 삶, 그것이 고통스럽고 공적인 의미를 가진 삶일수록 '내가 얘기할 자격이 있나?' 하면서 어떤 태도로 얘기해야 하는지 나에게 질문했다. 학생 운동, 소수자의 삶, 분단에 희생된 삶, 노동자 등 내가 그들이 아닌데 대신해서 얘기하는 것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이 따른다. 지금 영화감독으로 살아가면서도 여전히 저에겐 그런 문제가 있다"라고 고백했다.
"타인의 고통을 다루면서 영화를 만들 때, 소비하고 이용하는 것일 수 있다"라고 말한 그는 "예지는 그들을 사랑하려고 노력하지만, '과연 이 사랑이 순수한 것이냐. 그렇게 사랑한다면 이 영화를 찍을 수 있나' 묻는다면 분리할 수 없다"라며 "상우는 뭐든 다 아는 듯한 인물이라 냉소적이다. 그가 예지에게 "그거 메소드 연기다"라며 사랑한다고 노력하지만 그들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그게 훌륭한 거지"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냉소적으로 일깨워준다. 저도 여전히 그 질문이 있고 그걸 관객들이 느끼고 생각하게 하고 싶었다"라고 차 안에서 예지와 상우가 나눈 대화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지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의 이야기를 전하는 창작자는 이런 문제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창작자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 문제일 수 있다"라며 "친구는 물론 부부 사이라도 서로의 어떤 면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런 관계에서 뭔가를 탐하는 것, 내 것이 아닌데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조인성, 조여정이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감독 이창동)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문수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b0f5e0eb30d80b.jpg)
극적인 순간이 나올 때마다 카메라를 들던 예지는 후반 인터뷰를 거부해 왔던 호석이 카메라 앞에서 진짜 속내를 고백하다가 과호흡이 오는 순간 카메라를 포기한다. 조여정은 "예지는 제 직업의 반대다. 카메라에 담고 싶어 하고, 애정을 가지고 내 영화를 만든다. 거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 마음이 힘들어서 "이 순간에 카메라를 들고 들어가는 것이 맞나요?"라고 촬영 전에 말씀드렸다. 호석이 아니라도 이미 그 전의 모든 상황이 불편하더라"라며 "이 영화에서 불편함을 느끼게 해야 하는 건 안다. 그게 필요해서 담고 있는 건 알겠는데 연기하는 제가 불편하더라. 감독님께서 "모든 영화감독이 같은 마음, 쉽지 않은 마음"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바로 "그렇군요"라고 했고 그 다음부터는 묻지 않았다. 매 순간 쉽지 않지만,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라고 예지를 연기하면서 불편했던 순간이 있었음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미옥과 예지는 인터뷰하고 친해지는 과정에서 과거 이야기를 꺼낸다. 하지만 플래시백은 미옥과 호석 부부 이야기에서만 등장한다. 이에 대해 이창동 감독은 "이 영화의 구조가 두 부부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기는 하지만 대상이 되는 부부는 미옥과 호석 부부다. 예지와 상우는 그것을 찍으려하는 입장이다. 예지가 다큐를 찍는 과정을 담고, 예지가 상상한 모습이 같이 들어와 있다"라며 "중간에 심리치료 장면에서 네 명의 해고자와 부인이 나와서 얘기를 한다. 보통 극 영화에서는 이것이 너무 길고 꼭 필요하지도 않다. 하지만 저는 그게 반드시 필요하고 우리 영화에서는 결코 빠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예지가 해고 노동자의 목소리를 담으려 했기에 영화에서 보여줘야 했다. 플래시백으로 등장하는 호석과 미옥의 이야기는 다큐로 찍힌 장면일 수도 있고 상상일 수도 있다"라고 의도를 명확히 했다.
이어 "하지만 예지와 상우는 관찰하고 찍으려는 사람이지 자기 것을 보여주는 사람은 아니다"라며 "상우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예지와 결혼했다고 하는데, 할아버지 때부터 대물림된 걸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느낌이 있다. 그래서 재산에 관여하지 않고 손절하는 것 같은데, 자기 얘기를 플래시백으로 보여주는 시점은 없다. 예지는 미옥이 공장 얘기할 때는 카메라를 켜지만 자기 얘기를 할 때는 끈다. 그렇게 선을 지킨다"라고 부연했다.

◇ 욕망과 자유가 드러난 조인성, 전도연의 해변신⋯조인성의 악마적 웃음
조인성은 후반 미옥과 상우의 해변가 장면 촬영을 떠올렸다. 그는 "촬영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굉장히 뜨거운 날이었다. 미옥에게 묻은 진흙 농도 때문에 감독님과 분장 감독이 아주 섬세하게 논의했다. 터는 것도 여러 방법이 있었는데 손가락 하나로 터는 걸 말씀해 주셨다"라며 "그때 도연 누나가 쳐다보면 제가 그림자로 얼굴을 가렸다가 다시 빠졌다가 조명팀처럼 얼굴이 걸리게끔 하고 빠져라 하신 기억이 있다. 그때 다리가 꼬여서 넘어졌는데 잘했다고 칭찬받았다"라고 이창동 감독의 남달랐던 디테일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창동 감독은 "그건 기본이다. 누구나 다 그렇게 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또 조인성은 호석과 상우가 소변보는 욕조 장면에 대해 "마지막 분량 촬영이었다. 시나리오로 봤을 때 이것을 어떻게 할지 막막했다. 그렇게까지 취해서 그런 행동을 해본 경험도 없다"라며 "그래서 도연 누나에게 "어떻게 해?"라고 물어보니 "나야 모르지"라고 하더라. 그런데 그 공간에 들어서니 알겠더라. 느낌이 왔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불필요한 친절이다. 그걸로 상대에게 모멸감을 느끼게 한다. 경구 형이 같이 웃다가 표정이 굳는다. 그걸 보고 즐기듯이, 비웃는 듯이 웃는다. 여러 감정이 섞인 웃음으로 변모한다"라며 "제가 그렇게 하기보다 상대와의 호흡, 경구 형의 표정이 달라짐으로써 더 그렇게 보이게 된다. 그게 케미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창동 감독은 "상우에겐 부드러움, 친절, 따뜻함이 잘 장착되어 있다. 욕조에서 그렇게 하고 웃을 때는, 바닷가에서 안타깝게 실패하고 화난 표정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속에 있는 무언가가 드러나는, 약간 악마적인 웃음을 보여준다. 저는 상우의 그 표정과 웃음을 좋아한다"라고 밝혔다.
![배우 조인성, 조여정이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감독 이창동)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문수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12d2c7667de0b9.jpg)
![배우 조인성, 조여정이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감독 이창동)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문수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fb67a44c076564.jpg)
◇ '가능한 사랑'을 보여준 엔딩⋯"모두가 공평한 달"
이창동 감독은 '가능한 사랑'이라는 제목에 대해서도 길게 설명했다. 그는 "제목 자체가 질문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대체고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 러브스토리의 뼈대다.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비극적일 수 있고, '프리티우먼'처럼 해피엔딩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이 괄호에 있다"라며 "하지만 여기선 대놓고 가능한 사랑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낯설게 느껴서 '가능한 사랑이 뭐지?'라고 질문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부부는 가까워지려야 가까워질 수 없는데 우연히 만나서 관계를 맺고 여러 일을 경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가 이뤄진 거다. 예지가 영화를 찍기 위해서 메소드 연기까지 하면서 이용, 착취하기 위한 의도적인 관계 속에서 뭔가가 생길 수 있다"라며 "호석이 마음의 병을 얻어 닫고 있다가 카메라 앞에서 토해낸다. 호석은 치유의 과정을 거친 거다. 관계가 자기 이익을 위한 착취의 관계라도 그 안에서 희망이 있을 수 있다. 그걸 이뤄낼 수 있는 건 사랑이 아닐까. 예지의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마음이 그 관계를 만든 거니까"라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 시대 이후 갈수록 사람 사이 만나는 것이 줄어들고, 관계를 어떻게 이어가는지 모를 만큼, 관계의 단절 속에 있는데 그걸 이을 수 있는 힘은 사랑이다"라며 "연애하는지 모르는 정도로 시작해서 수십 년 사는 부부라도, 고통받는 모습만 본 관계라도, 그 둘에게는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사랑의 의미를 정의했다.
그래서 집에 돌아온 호석과 미옥이 대리석 평상에서 달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결말은 큰 여운을 남긴다. 그는 "대리석 평상은 호석을 상징한다. 호석은 한국적인 남성성을 가진 인물이다. 누나 빚을 갚느라 아파트를 판다. 가족에게 그렇게 해도 배신당한다. 같이 일하던 후배들을 동생이라 생각하고 같이 술 마시려고 만든 대리석 평상이지만, 한 번도 못 앉아봤다. 배신, 실패의 상징이다. 자기 인생의 가장 아픈 부분을 마당에 만들었다"라며 "상우와 예지를 만나고 돌아와서 처음으로 부부가 앉아서 달을 쳐다보는 건 가능한 사랑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달은 공평하다. 미옥이든 예지든, 다른 누구에게도 같은 달이다. 그걸 쳐다보는 장면은 가능한 사랑을 누구나 꿈꾸고 생각할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엔딩을 짚었다.
마지막으로 이창동 감독은 "영화가 극장 문을 나선 뒤에도 여운이나 생각할 만한 것 느낄 만한 것이 남아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고맙겠다", 조여정은 "좋은 질문을 하는 영화를 통해 이야기하고 공유할 수 있어 기쁘다. 짧은 극장 개봉 후 넷플릭스에서 소장하듯이 그때그때 꺼내보는 영화이길", 조인성은 "영화가 길었지만 그만큼 긴 여운이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감독님의 8년 만의 영화로 이야기할 수 있는 이 시간이 소중하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가능한 사랑'은 2주 간의 극장 상영 이후 11월 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러닝타임 164분. 청소년 관람불가.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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