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하영이 '친일파' 의혹이 있는 증조부를 방송에서 언급하며 집안 자랑을 하다가 역풍을 제대로 맞았다. 이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는 성급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대중의 질타를 받았다. 결국 하루 만에 증조부 친일 행적을 인정하면서 사과했다. 하지만 대중은 이미 등을 돌렸고, 최근 공개된 '엿사랑' 홍보에도 차질이 생겼다.
하영은 지난 7일 방송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내 기억으로는 증조할아버지가 당시 한양에서 서양 의학 전문 의원을 가장 먼저 여신 분 중 한 분이라고 들었다"라며 "일본에서 의학을 공부하신 후 한양에서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고, 고종 황제를 진료하셨다"라고 전했다.

이후 하영의 증조부가 안상호라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1872년생인 안상호는 1902년 일본 동경에서 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해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 의사자격증을 취득한 인물이다. 이후 귀국해 순종의 전의로 있으면서 서양의학을 강의하기도 했다. 한국인 의사로 구성된 한성의사회 회장을 맡기도 했던 그는 1919년 고종이 쓰러지자 일본인 의사와 함께 진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상호는 1918년 12월 10일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일본인과 같아 옷도 일본 의복을 입고 아내도 일본 여자다. 집안의 규율이나 식생활도 모두 일본식으로 하고 있다. 우리는 조선 사람과 달리 두루마기 한 벌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본토 사람에 비해 예절이나 인사말 솜씨는 미흡하지만, 일본어와 일본식 생활 체계를 완벽히 따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일본인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것.
또 안상호가 대표적 친일 단체인 대정친목회의 평의원으로 이름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친일 의혹은 더욱 거세졌다. 대정친목회는 1910년 일제가 강제로 우리나라를 병탄한 뒤 모든 결사를 금지시켰던 무단정치기의 유일한 단체다. 이완용, 민영휘, 이윤용이 고문으로 있었으며, 3·1운동에 반대한 대지주, 예속자본가, 조선귀족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하영 측은 안상호의 친일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짧은 입장만 전했다. 재차 "사실무근"이 맞는지 확인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같았고, 추후 구체적인 입장을 낼지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만 말했다. 하지만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자 하영 측은 '사실무근' 입장을 번복하며 사과했다.
하영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저희가 앞서 '사실무근'이라고 말씀드렸던 부분에 대해 말씀드린다"라며 "추가 확인 결과,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 성급히 답변하여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하영은 최근 방송 프로그램 출연 중 질문에 응하는 과정에서, 집안의 4대 의료가업 이력을 언급한 바 있다"라며 "이로 인해 의도치 않게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 배우 본인은 마음이 매우 무거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역사적 사실과 한 인물의 이력을 대중에 전하는 일에 얼마나 신중한 검증이 필요한지 이번 일을 통해 깊이 깨달았다"라며 "하영 역시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깊이 새기고,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임하겠다"라고 사과했다.
문제는 하영이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이 지난 7일 공개됐다는 점이다. 이에 정해인과 하영은 작품 홍보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하지만 하영이 논란에 휩싸이면서 미리 찍어놓은 콘텐츠 공개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실제로 10일 공개 예정이던 넷플릭스 자체 콘텐츠 '홍보하러 온 건 맞는데' 2편은 공개되지 않았고, 매체 인터뷰 진행 여부 역시 고민 중이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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