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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 평택시 펜싱협회 이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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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보다 사람을 더 남기고 싶습니다.“

[조이뉴스24 박상욱 기자] 검이 맞부딪히는 순간, 승패는 0.1초 만에 결정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말한다. "펜싱은 승부를 배우는 운동이 아니라 사람을 배우는 교육입니다."

평택시 펜싱협회 이윤 회장은 펜싱을 그렇게 정의한다. 그에게 펜싱은 단순히 메달을 따기 위한 종목이 아니다. 상대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고, 실패를 견디는 힘을 익히며, 결국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그가 유소년 선수들에게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의외로 기술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인성이 먼저입니다." 수많은 아이를 지도하며 얻은 그의 결론은 단순하다. 좋은 선수는 시간이 지나면 만들어질 수 있지만, 좋은 사람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오늘도 검보다 사람을 먼저 바라본다. "아이들이 펜싱을 시작하면서 제 인생도 달라졌습니다."

평택시 펜싱협회 이윤 회장 [사진=평택시 펜싱협회]

이윤 회장이 처음부터 펜싱인이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의 인생을 바꾼 것은 자녀들이었다. 아들과 딸이 펜싱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경기장을 드나들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그는 펜싱이 가진 특별한 매력을 발견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펜싱을 단순한 경기로 생각하지만, 그는 달랐다. "펜싱에는 예의가 있습니다. 경기 전에도 인사하고, 경기 후에도 인사합니다. 상대를 적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경쟁자로 바라보는 문화가 있습니다." 그는 펜싱을 ‘무예의 발레’라고 표현한다. 치열하지만 품격이 있고, 빠르지만 절제되어 있으며, 승부를 겨루면서도 끝에는 서로를 존중한다. 그것이 그가 펜싱을 사랑하게 된 이유다.

"어머니께서 제게 남겨주신 최고의 선물"

인터뷰 도중, 그가 가장 오래 생각에 잠겼던 질문은 어린 시절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는 잠시 미소를 지으며 어머니를 떠올렸다. 어머니는 어린 아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어 하셨다. 볼링, 수영, 태권도, 유도, 피아노…. 운동과 음악을 오가며 자란 경험은 훗날 그의 삶을 지탱하는 가장 큰 자산이 되었다.

"지금도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운동을 하며 느꼈던 한계를 떠올립니다. 그때 버텼던 기억이 지금의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워줍니다." 그는 인생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하며,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끝까지 손을 놓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선수보다 좋은 사람이 먼저입니다." 이윤 회장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단어는 ‘인성’입니다.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할 때도 실력보다 인성을 먼저 강조합니다.

"기술은 연습하면 늘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직함과 배려, 책임감은 평생을 결정합니다." 그는 좋은 선수를 만드는 것보다 좋은 사람을 키우는 일이 더 어렵고, 더 가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경기에서 패배한 아이를 꾸짖기보다 왜 졌는지를 함께 이야기합니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성장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는 선수가 결국 가장 크게 성장합니다." 펜싱은 아이들의 마음을 키우는 교육입니다.

제55회 회장배 전국남녀종별 펜싱선수권대회 수상자 [사진=평택시 펜싱협회]

이윤 회장은 최근 청소년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한다. 도전하기도 전에 포기하고, 실패를 두려워하며, 비교 속에서 자신감을 잃는 아이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아이들에게 펜싱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믿는다. 소극적인 아이는 펜싱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산만한 아이는 집중력을 배우며,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던 아이는 자신을 통제하는 힘을 익힌다.

“펜싱은 메달을 위한 운동이 아니라 사람을 성장시키는 교육입니다.” 그에게 스포츠는 체력을 기르는 수단이 아니라 삶을 배우는 교실이다.

“경제적 이유로 꿈을 포기하는 아이가 없어야 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 가장 강한 울림을 남긴 이야기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그의 비전이었다.

현장에서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면서 그는 안타까운 현실을 반복해서 목격했다. 재능은 충분하지만 형편 때문에 운동을 포기하는 아이들, 다문화 가정,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 장애 학생, 학교 밖 청소년…. 그들에게 스포츠는 선택이 아니라 사치가 되어버린 현실. 이윤 회장은 그 현실을 바꾸고 싶었다. "누구나 펜싱을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는 사회적 협동조합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무료 또는 저비용 펜싱 교육, 장비 지원, 장학 사업, 멘토링, 국제 교류 프로그램까지…. 그가 꿈꾸는 것은 단순한 스포츠 단체가 아니다.

교육과 복지, 그리고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새로운 플랫폼이다. "스포츠는 경쟁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사람을 연결하는 언어입니다."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가치. AI가 운동 분석을 대신하고, 데이터가 경기 전략을 만들어주는 시대. 그럼에도 그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AI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배려와 존중, 신뢰와 리더십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야 배울 수 있습니다." 기술은 선수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도구일 뿐, 결국 스포츠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사람을 남기는 것이 가장 큰 성공입니다."

인터뷰 마지막에 그에게 펜싱을 한 단어로 표현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답했다. “인생입니다.” 그리고 평생 지키고 싶은 신념을 묻자, 이번에도 그의 답은 명확했다. “사람을 남기는 것이 가장 큰 성공입니다.” 그가 꿈꾸는 미래는 세계 최고의 메달 수가 아니다. 누군가는 펜싱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누군가는 새로운 꿈을 찾으며, 누군가는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고 그는 말한다. 언젠가 그의 제자들이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모습도 화려한 우승 감독이 아니다. “메달보다 사람을 먼저 가르친 스승.” 어쩌면 그것이 이윤 회장이 평생 간직하고 싶은 진짜 검인지도 모른다.

인터뷰 내내 이윤 회장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의외로 ‘승리’나 ‘챔피언’이 아니었다. 그는 줄곧 ‘사람’, ‘인성’, ‘신뢰’,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에게 펜싱은 단순히 기술을 겨루는 스포츠가 아니라 삶을 배우는 교육이었다. 그리고 그 교육은 경기장을 넘어, 경제적 어려움으로 꿈을 포기하는 아이들에게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메달보다 사람을 남기고 싶다는 그의 말은 단순한 인터뷰의 한 문장이 아니라, 앞으로 그가 걸어갈 길을 가장 잘 설명하는 철학처럼 들렸다.

/수원=박상욱 기자(sangwook@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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