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조인성이 나홍진 감독을 만나 '호프'로 극장가에 돌아온다. 보는 사람도 아플 것 같은, 액션 열연에 목 닭살까지 보일 정도로 극한의 공포감을 표현한 것까지, 조인성의 존재감이 빛난 '호프'다.
오는 15일 개봉되는 '호프'(감독 나홍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나홍진 감독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조인성은 사냥과 낚시로 소일거리를 하는 마을의 청년 성기 역을 맡아 황정민, 정호연 등과 호흡을 맞췄다.
![배우 조인성이 영화 '호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c48c53c4e33176.jpg)
성기는 고씨 노인의 싸움소를 참혹히 죽인 짐승을 쫓아 산속으로 향하고, 일생일대의 원수를 만나게 된다. 조인성은 깊은 숲과 광활한 국도를 오가며, 말을 타고 펼치는 난도 높은 액션과 숨 돌릴 틈 없이 이어지는 추격신을 직접 소화해 놀라움을 안긴다.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으로 완성된 조인성의 액션은 눈 뗄 수 없는 쾌감과 전율을 선사한다. 액션 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해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는 조인성의 열연 역시 인상적. 지금껏 본 적 없는 조인성의 새로운 얼굴을 보는 재미가 크다. 다음은 조인성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올해 세 작품이 공개될 예정이었는데, 이번이 두 번째 영화다. 어떤 마음인가?
"신비감을 유지해야 하는데, 텔레비전에 내가 너무 많이 나와서 꺼버리고 싶을까 싶기도 하고, 자주 나와서 민망하기도 하다. '나만 나오나?'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부담스러운 마음과 반가운 마음이 교차한다. 단두대에 올라간 느낌이다."
- 칸영화제와 달라진 부분은 무엇인가?
"칸 버전보다는 퀄리티가 올라온 느낌이다. 편집은 크게 바뀐 느낌은 없다. 박영규 선배님이 나오는 부분이 편집됐고, 양배(음문석 분)가 빨리 등장한다. 그거 빼고는 전체적으로 작품의 폼이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어땠나?
"어떻게 구현을 하려는건가 하는 물음표가 있었다. 한국형 SF가 지금까지 부침이 있었다. 어려운 도전을 나홍진 감독님이 하시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저 역시도 저에게 질문을 많이 했다. '고생스러운 로케일 텐데 감당할 자신이 있나?', '몸 상태는 되나?' 스스로 질문을 많이 했다. 몸을 사리면 퀄리티가 떨어지고, 몸이 안 따라주면 해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낼 것인가 자문했고, 그래도 도전하는 쪽이 올바르다는 생각으로 도전하게 됐다."
![배우 조인성이 영화 '호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3f06cb512865be.jpg)
- 나홍진 감독이 타협 없기로 유명한데, 이번 작업은 어땠나?
"작업 방식이나 어떻게 에너지가 뚫고 나온지는 감독님의 전 작품을 봐도 유추가 된다. 그걸 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다. 제 개인적인 문제다. 내가 하기로 했으니까 누구 탓을 돌릴 수도 없고 책임을 져야 한다. 현장에서는 재미있었다. 처음부터 쉬울 거라는 기대를 안 했다. 100번 찍을 거라고 생각했고,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100번 찍을 걸 30번 찍으면 빨리 끝난다고 생각한다. '오래 걸릴 거라 생각했는데 빨리 끝났네' 하는 거다. 이게 생각의 차이고, 마인드 컨트롤이다. 쉽게 끝난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타협하면 불안요소가 된다. 그건 가지고 가야 하는 디폴트값이다."
- 집요하게 많이 간 장면은 무엇인가?
"테이크를 많이 가는 분은 아니다. 현장 세팅 상태나 날씨 등등 철저하게 준비한다. 예를 들어 제가 풀을 잡고 일어난다. 찍을 때는 "한 번 더", "한 번 더" 하면서 다른 걸 보여달라고 하신다. 그래서 땅에 있던 풀이라도 뜯으면서 했다. 컷하고 나서 감독님이 "하다 하다 풀까지 잡는다"라고 하셨다. 인간의 생존에 대한 절박함을 끝까지 뽑아내려 한 것이다. 테이크를 가면서 새로움을 만들려고 하는 노력으로 나온 거다."
- SF 장르를 좋아하는 편인가?
"SF는 좋아한다. 인간이 가질 수 없고, 보지 못한 것에 대한 상상으로 표현이 되는 건데, 그걸 엿볼 재미있는 기회다. '논두렁 액션'이라고 표현을 하기도 했는데,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그걸 구현하면서 관객들에게 이질감 들지 않게 연결해주는 한국형 SF 장르이지 않을까. SF 장르는 할리우드에서 많이 봤지만, 그게 정답은 아니다. K를 붙여도 되지 않을까. 그럼에도 본능적이다."
- 성기가 가진 생존력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편인가?
"공감이 안 될 수가 없다. 과장이 될 수도 있지만, 이 자체가 세계관 안으로 들어간다. 극단에 몰린 인간에게서 나오는 특별한 힘이 있다. 부모가 자식을 살릴 때 초인적인 힘이 나온다. 극단의 위기에서 살려고 하면 모든 것을 지배한다고 생각한다. 중간에 감자 먹는 건 살려고 하는 욕구 안에서 나오는 하나의 행위다. 당위성이 있다. 허용치 부분에서 과장될 수 있지만, 그런 모습은 충분히 공감하면서 촬영했다."
![배우 조인성이 영화 '호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90948c080663f2.jpg)
- 공포에 질린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큰 화면이다 보니 앞에서 보면 목에 닭살 돋은 것도 보일 정도였는데, 어떻게 연기했나?
"저도 그렇게 나온 줄 몰랐다. 몰입하다 보니까 그런 것 같은데 '밀수'에 처음 등장할 때 김혜수 선배님의 리액션이 있다. 등장하는 사람들은 하는 게 없다. 반응에 따라 그 인물이 보이는 것이 결정 난다. 앞에서 웃으면 웃기고, 두려워하면 무서운 사람이 된다. 8할이 리액션이다.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어느 정도의 괴력이 나오는 거다. 공포감 있게 최대치로 표현하려고 했는데 좋게 봐주셨다고 생각한다."
- 극한의 긴장감을 유지한다는 건 육체적으로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정호연 배우가 조인성 배우에 대해 현장에서 유머와 여유를 잃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자신만의 멘탈 관리법이 있나?
"특별한 건 아니다. 평정심의 문제다. 오늘도 쉽지 않겠다 생각하고 현장에 오면 된다. '빨리 끝내고 집에 가야지' 하면 괴롭다. 백번 찍을 걸 20번 찍으면 빨리 끝나는 거다. 1시간 일찍 끝났다 생각하게 되면 힘들 것이 없다. 힘들다고만 생각하면 그 시간이 힘들다. 분별심이라고 하는 건데, 그게 많을수록 힘들다. 그냥 하는 거고, 그러면 내일이 온다. 아무리 추워도 봄은 온다. 이거만 알면 된다."
- 경험을 통한 깨달음인가?
"경험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이렇게 인터뷰 날이 오는 거다. 아무리 추워도 봄이 온다는 걸 인정하면 그뿐이지 안 추우려고 하니까 고단한 거다. 단순하게 생각한다. 제가 유머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있는 편은 아니다. 동네에서는 비밀 사항이다. 호연이에게도 재미있다고 하지 말라고 했는데, 재미있다는 건 엠바고를 지켜달라.(일동 웃음)"
- 가벼운 질문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는 질문인데, 현재 '호프'가 영화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나홍진 감독은 이런 상황에 대해 "왜 나에게 그러냐"라고 하긴 했는데, 같이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 어떤가?
"오늘 받은 질문 중 가장 무거운 질문이다. 어쩌다 이게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저는 한국 영화를 위해 큰 업적을 세운 배우도 아니고, 희망에 대해 얘기를 한 것도 없지만 희망을 걸어주시는 분들이 말씀해주시니까 생각해봤을 때 능소화라는 꽃이 있다. 장마와 태풍이 올 때 피는 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짝 핀 꽃이 예쁘다. 우리 영화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안팎으로 어려움이 있다. 크리처와 SF를 안고 가야 한다. 극복해야 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밖으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한국 영화의 현주소가 그렇다. 회복 과정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장마와 태풍이 부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그럼에도 관객들의 품속에서 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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