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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① '군체' 연상호 감독 "'전처 전지현x현처 신현빈, 설정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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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연상호 감독, 영화 '군체'로 새로운 좀비물 완성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인터뷰마다 기자들에게 자신이 쓴 책을 선물하곤 했던 연상호 감독이 이번엔 '닥터 아포칼립스'를 내밀며 "좀비 소설이다"라고 설명했다. 역시 '좀비의 아버지'답다는 생각과 함께 그의 좀비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좀비냐?"는 질문에 "좀비물을 무궁무진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자신있게 답할 정도로, 넘치는 열정과 풍부한 상상력의 소유자가 바로 연상호 감독이다. 그래서 이번 '군체' 역시 개봉 하자마자 다양한 관객 반응을 이끌며 화제의 중심에 설 수 있었다.

연상호 감독의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영화다. 전지현과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고수 등이 출연해 열연했다.

연상호 감독이 영화 '군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연상호 감독이 영화 '군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 '반도'에 이어 '군체'까지 좀비물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그는 장르의 탄생 이래 '살아있는 시체’'로 인식 돼 온 좀비의 정체성에 과감한 변화를 주며, 서로 교류하며 방향 모를 진화를 거듭하는 새로운 종(種)을 탄생시켰다. 감염자들이 단체로 움직이며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등 예측할 수 없는 행동과 공격 패턴으로 극강의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부산행'이 액션이라면, '군체'는 좀비에 좀 더 집중했다고 밝힌 연상호 감독은 '군체'의 출발점이 '지옥' 시리즈라고 전하며 현재 사회에 팽배한 공포와 부조리함을 꿰뚫어봤다. 폭발하는 장르적 쾌감에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군체'는 관객의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내며 8일째 1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누적 관객수는 250만 명을 돌파했다. 다음은 연상호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좀비물에 계속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사회의 잠재적 공포라고 이해했다. 시대가 바뀌고 잠재적 공포를 여러 앵글로 볼 수 있다. 여러 형태가 나올 수 있고 뭐든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있다. 규정되어 있지 않다 보니 오랫동안 사랑받는 것 같다."

- 촬영할 때 좀비물이기에 재미를 느끼는 지점이 있나?

"있다. 다른 크리쳐 작업은 완성될 때까지 못 본다. '기생수'도 '저게 되나?' 이런 것이 있는데, 좀비는 바로 봤을 때의 즐거움이 있다. 인간 신체로 하는 것이 많아서, 현장에서도 경이롭고 재미있다."

배우 전지현이 영화 '군체'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경이로운 장면은 어떤 지점이었나?

"집단성이 중요해서 현대무용팀과 작업했다. 군무 협업에 익숙했다. 무용은 추상적인 감정을 몸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소통하기 쉬웠다. 대본에 담고 있는 추상적인 걸 만들어달라고 했을 때 이상한 요구가 아닌 거다. 그래서 좋았다. 대본 쓰면서 키보드로 통제실을 검색하는 것이 가능한가 했는데 되더라. 특이하다는 생각을 했다."

- 이번 작품은 어떻게 만들게 됐나?

"당대성을 담으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현실 공포가 뭔가에 대해서 고민했다. 직관적인 형태로 담으려고 애를 썼다. 최규석 작가와 '지옥' 시리즈 작업을 하면서 찝찝했던 것이 있었다. 12개의 에피소드로 만들었음에도 집단성의 명확한 근원이 해결되지 않은 것이 있다. 그런 대화를 나누다가 시작됐다. '집단성 근원은 무엇인가?' AI 구동 얘기를 하던 중에 사회가 보편적 사고의 집단성이 되니까 개별성이 무너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옥' 1, 2를 하면서 해결되지 않은 코어라고 생각하고 작업에 몰입했다. 시리즈는 그걸 철학적인 대화로 풀었다면, 이번엔 액션으로 직관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숙제였다. 그래서 여러 방식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168페이지 대본을 썼다. 긴 분량이다. 결과적으로는 체험형 액션 영화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직관적으로 압축했다."

- 감염자들이 업데이트하는 모습은 어떻게 만들었나?

"'신체 강탈자의 습격'에 보면 외계인들이 인간을 발견했을 때 하는 행동이 있다. '저걸 어떻게 했지?' 싶더라. 집단행동을 하고 중심 캐릭터가 체험하면서 벌어지는 일인데, 여기도 잠재적 공포를 형상화했다. 그걸 하나로 압축한 것이 그 행동인데, 우스꽝스럽고 기묘하다. 그런 것처럼 시그니처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좀비 자체가 주인공이고 행태가 주제다. 그 영화를 레퍼런스로 집중해서 만들었다."

배우 구교환을 비롯해 배우들이 영화 '군체'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권세정(전지현 분)과 공설희(신현빈 분)를 전 부인과 현재 아내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 대본에는 인물 이야기가 되게 많이 들었다. 60대 노인도 치매 걸린 아내가 있고 배고프다고 전화한다. 그래서 빨리 나가야 한다고 하는 거다. 그런 내용을 하나하나 다 썼다. 그러다가 좀비들의 형상 중심으로 가자는 결정을 했다. 인물 묘사를 할 때 관계성을 특이하게 해서 상상할 수 있게 하자, 관객 스스로 소비할 수 있는 관계성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이런 특이성이 존재하게 된 거다. 현석(지창욱 분), 현희(김신록 분)도 그런 관계성이 있다. 학생들 이야기도 더 있는데, 상상할 수 있는 관계성을 남겨 놨다."

- 인물 구성에서, 특히 학생들 사이에서 민폐 설정이 계속 나오고 답답함이 생긴다.

"관객들이 심정적으로 서영철에 동의하기는 쉽지 않다. 서영철(구교환 분)이 가진 생각에 심적으로 동의하는 것이 생겨야 위험해진다고 본다. 그리고 심적으로 서영철에게 가장 동의가 되는 순간이 여학생이 죽는 순간이다. 둘이서 화해하려고 하는 제스처가 나온다. 그때가 관객의 짜증이 극에 달했을 거라 생각했다. 화해시키면 안 된다는 마음이 생기면서, 서영철에게 집중하게 된다. 그렇게 서영철이라는 인물이 힘을 가지기 시작한다."

- 현희와 현석의 관계 설정도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둘의 결말에 대해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다.

"서영철은 이걸 치료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엔딩은 비극이고 부인하기 힘들다. 둘의 관계는 결핍이 되어있어야 완성이 된다. 채워지는 순간 그 관계가 깨진다. 원래라면 결핍이 채워지면서 완성이 되는 형태가 되어야 하는데, 여기선 채워지면 비극이 된다. 서영철의 사상이 비틀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연상호 감독이 영화 '군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배우 지창욱, 김신록, 전지현, 구교환 등이 '군체'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이런 다양한 반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인간의 개별성이라는 건 위대하다고 느낀다. 같은 건데 이래서 좋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고, 이래서 싫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다. 개별성의 문제고, 다양하게 볼 수 있는 거다."

- 칭찬과 비판 중 어떤 것에 더 마음을 쓰는 편인가?

"이건 관객수와 연관이 있다. '돼지의 왕'은 2만 명 안 되게 봤다. 하지만 그걸 100만 명이 봤다면 반응이 더 다르게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 있어서 다양한 작업을 하고 싶다는 욕망을 느낀다. 반응하는 숫자가 도달하려는 목적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고, 태생에서부터 목적성이 달라지니까 그런 반응이 재미있고 즐겁다."

- 앤트밀 장면이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건 어떻게 생각하고 만들게 됐나?

"마지막 단계까지 그 장면이 없었다. '집단적 오류를 일으킨다. 재부팅된다' 추상적인 형태로만 쓰여있었다. 이걸 시각적으로 보여줘야 했다. 그러다 앤트밀이라는 현상을 알게 됐다. 꼭 써야 한다고 해서 대본을 수정했다. 그런 식의 군무를 직관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재부팅되는 것이 설명될까 싶어서 윈도우 꺼지는 소리를 넣어야 하는지도 고민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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