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경제 연예 스포츠 라이프& 피플 포토·영상 스페셜&기획 최신


엔터경제 연예 스포츠
라이프& 피플 포토·영상
스페셜&기획 조이뉴스TV

[리뷰] '반야아재', 도망가지 말고 살아가요⋯한발한발 걸어나가요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조성하, 심은경, 손숙, 남명렬 등
3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러시아의 고전 안톤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가 1930년대 충북 영동의 한 시골 정미소로 자리를 옮겼다. 러시아의 혹독한 추위는 가고, 어느새 무대는 매미소리가 울려퍼지는 여름의 한복판이다. 가마솥에는 모락모락 감자가 익어가고, 우물펌프에서는 시원한 우물물이 쏟아진다. 공연 중에는 한낱의 더위를 식히는 소나기도 쏟아진다.

연극 '반야 아재' [사진=국립극단 ]
연극 '반야 아재' [사진=국립극단 ]

연극 '반야 아재'(연출 조광화)는 19세기 원작을 한국적 정서로 재 해석한 작품. 삶의 부조리와 인간의 운명을 애잔하면서도 경쾌한 희극성으로 풀어낸다. 특히 '반야 아재'는 격변하는 시대 속에 혼란기를 겪고 있는 1930년대 한국의 이야기로 관객들의 진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반야 아재'의 주인공은 연기경력 36년차의 조성하와 23년차 심은경이다. 두 사람은 각각 박이보(바냐), 서은희(소냐)로 분했다. 박이보는 일생이 전부 부정당했다는 무력감에 휩싸이지만, 그럼에도 권태와 욕망을 삼켜내는 인물이다.

연극 '반야 아재' [사진=국립극단 ]
연극 '반야 아재' [사진=국립극단 ]

첫사랑에 실패하고 황소처럼 묵묵히 일만 해온 박이보는 어느새 오십줄이 됐다. 박이보는 스스로를 자책하고, 수치스러워한다. '지천명'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유혹에 흔들리고, 뭐 하나 이루지 못한 현실에 괴로워하며 울음을 토한다. 자형 서병후(남명렬 분)를 향해 "내 인생 파괴자"라고 저주를 퍼붓고 권총을 겨누기도 한다. 조성하는 이런 변화무쌍한 박이보의 모습을 현실감있게 그려낸다.

박이보의 조카인 서은희는 순박하고 성실하지만, 실패한 짝사랑과 외모 컴플렉스를 안고 사는 캐릭터다. 특히 안해일(김승대 분)을 은애하는 서은희가 "감자처럼 못생긴" 외모에 괴로워하며 먹던 감자를 집어 던지는 장면은 객석의 웃음을 유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은희는 성숙하다. "난 지금 불행해요. 삼촌보다 훨씬. 그래도 나는 절망하지 않아요. 참고 또 참을거에요."

이어 서은희는 "하루하루 살아나가요. 한발한발 걸어나가요. 휴식같은 거 바라지도 말고 지금도, 늙어서도 일하기로 해요"라면서 "도망가지 말고 살아가요. 기다리다 보면 우리도 쉬는 날이 올테니까요"라고 지친 박이보의 어깨를 두드린다. 서은희의 위로는 공연을 보는 관객들에게도 진한 여운을 남긴다.

연극 '반야 아재' [사진=국립극단 ]
연극 '반야 아재' [사진=국립극단 ]

동시기 공연 중인 '반야삼촌'과 LG아트센터 '바냐삼촌'의 차별점은 명확하다. 시대적 배경부터 의상, 무대 구성까지 모든 것이 다르다. 그래서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더욱 쏠쏠하다. 기회가 된다면 두 작품 모두 관람할 것을 권한다.

한편 '반야아재'는 조성하, 심은경 외에도 손숙, 남명렬, 기주봉, 정경순, 임강희, 김승대 등 연극계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출연한다. 말 그대로 연기의 향연이다.

3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170분(인터미션 포함). 13세 이상 관람가.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리뷰] '반야아재', 도망가지 말고 살아가요⋯한발한발 걸어나가요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