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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살목지', 심리 싸움·서스펜스 극대화" 이상민 감독의 치밀한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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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상민 감독, 영화 '살목지'로 첫 단독 장편 연출
"김혜윤, 스펙트럼 다양하고 표현력 좋아⋯서늘함 보고 싶었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오랜만에 심장이 쫄깃해지는 호러 영화를 만났다. 단순히 깜짝 놀라게 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다양한 심리를 생각하게 만들면서 더 깊이 몰입하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는 것 역시 장점. 화면 구도, 촬영 기법 역시 새로워서 계속 눈이 간다. 이상민 감독의 치밀한 설계 속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진, 참 잘 만든 공포 영화 '살목지'다.

오는 4월 8일 개봉되는 '살목지'(감독 이상민)는 '살목지' 로드뷰에 정체불명의 형체가 찍히고, 재촬영을 위해 저수지로 향한 촬영팀이 검고 깊은 물속의 무언가를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공포 영화다.

이상민 감독이 영화 '살목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이상민 감독이 영화 '살목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기이한 소문이 끊이지 않는 저수지인 살목지에서 일어나는 공포를 담은 '살목지'는 단편 영화 '함진아비', '돌림총', 그리고 2월에 개봉한 '귀신 부르는 앱: 영'까지 호러 장르에서 자신만의 색깔과 감각을 구축해온 이상민 감독의 첫 단독 장편 연출작이다.

김혜윤은 로드뷰 PD인 수인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가 강했던 김혜윤의 서늘하지만, 무게감 있는 연기를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이종원이 동료 PD이자 수인의 전 남친인 기태 역으로 활약하며, 수인의 선배인 김준한은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더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김영성, 오동민, 윤재찬, 장다아는 수인과 함께 로드뷰를 찍으면서 기이한 상황을 마주한다. 이들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 맞닥뜨리는 공포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 호평을 얻고 있다.

살목지에 로드뷰라는 소재를 더해 신선한 재미를 완성한 이상민 감독은 섬세하면서도 탄탄하게 쌓은 설계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한다. 단순히 관객을 놀라게 하는 것을 넘어서 저수지와 물귀신이 주는 음산한 분위기, 독특한 화면 기법 등을 통해 온몸이 쭈뼛하는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다음은 이상민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촬영 장소 세팅은 어떻게 했나?

"실제 살목지를 시나리오 쓰기 전에 가봤는데, 거기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공간이 주는 음산함, 물이나 나무 등 특징이 잘 살아있는 곳을 중심으로 봤고 1순위로 뒀다. 특별히 세팅한다기보다는 공간 자체의 음산함이 센 곳으로 설정했다. 머리카락처럼 나무에 걸린 것들도 그대로 썼다. 그 장소에서의 촬영은 원활하고 수월하게 진행이 됐다."

이상민 감독이 영화 '살목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이상민 감독이 영화 '살목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물귀신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물귀신의 매력은 무엇이었나?

"제가 괴담 보는 걸 좋아한다. 물귀신 경험담을 보면 '지인의 얼굴인 줄 알고 가까이 갔더니 아니었다'라는 것이 있다. 사람들이 겪었던 썰을 보는 걸 좋아한다. 물귀신은 사람인 척 나타나서 홀리고 유혹해 데리고 간다. 그게 물귀신의 매력이다. 바운더리가 큰 것도 매력이다. 귀신이 물속으로 사람을 끌어들이면 죽는 것이다. 물이라는 자연물 자체가 주는 공포가 세기도 하고 무섭다. 살목지에 가서도 느꼈지만, 자연스럽게 물로 끌어들이는 느낌이 있어서 물에 가면 위험하다는 공식이 좀 있다. 특히 밤에 더 그런 것이 있다 보니 물귀신이 매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정신을 딱 차려보니 물속에 있다. 다른 거 필요 없이 물만 보이고, 물소리만 나도 긴장을 하거나 뭔가 벌어지고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심리적인 밀당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서 매력이라 느꼈고, 머리가 축축하게 젖어있는 비주얼이 있다. 그게 굉장히 무섭더라. 이 또한 큰 매력이다."

- 귀신이나 어떤 물체가 등장하기 전 굉장히 긴장하면서 보다가 막상 무슨 사건이 벌어질 때는 풀샷이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 의도한 것이 있나?

"롱샷을 써야 할 타이밍에 대한 고민을 좀 많이 했다. 광활한 저수지에 비해 사람이 되게 조그맣게, 초라하게 보이는 것을 보여주고 싶을 때 롱샷을 썼다. 커플이 빠지는 순간이나 물속에 있는 걸 깨달은 순간, 사람을 작게 보이게 해서 저수지가 사람을 집어삼킨다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

- 새벽 1시 30분으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귀신이 인간들을 가지고 논다고 생각했는데, 1시 반은 축시로 실제 귀신이 정말 많이 나온다. 귀문이 열리는 시간이다. 시간이 흐르지 않게 한 것도 인간을 홀려서 판단력을 무너뜨리는 귀신의 재간이라고 생각한 거다. 해가 뜨는 것과는 별개로, 그 시간은 인간이 무너지는 시간인 것이지 낮에도 귀신은 나오고 홀린다."

이상민 감독이 영화 '살목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배우 김혜윤, 이종원 '살목지'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기태가 수인의 전남친인데 그런 설명이 명확하게 등장하지는 않는다. 이유가 있나?

"기태와 수인이 헤어지는 과정을 생각하긴 했다. 그런데 살목지와는 크게 연관이 없는 일인 것 같더라. 관객들이 온전히 살목지에서 벌어지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생존 욕구가 제일 센데 기태와 수인이 헤어졌던 것까지 생각하게 되면 몰입도가 깨질 것 같았다. 그리고 수인이는 완전 T고, 기태는 F라 생각할 것 같다."

- 실제로도 김혜윤 배우는 T고, 이종원 배우는 F로 알고 있는데 연관이 있나?

"캐릭터성에 맞춰서 캐스팅하기도 하니까 어느 정도는 맞다. 검색하니까 다 나와서 알고는 있었다."

- 김혜윤 배우가 '선재 업고 튀어'로 엄청난 신드롬을 일으킨 후 선택한 작품이라 처음부터 주목을 많이 받았다. 특히나 호러를 선택해서 의외다 싶기도 했는데 어떤 점에서 캐스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나?

"저도 '선업튀'를 재미있게 봤고, 예전에 '스카이캐슬', '불도저를 탄 소녀'를 볼 때부터 표현력이나 발성, 목소리가 좋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스펙트럼이 다양하고, 표현력도 좋다. 그런 점에서 신뢰가 있었다. 최근에는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많이 보였지만, 저는 김혜윤 배우의 서늘한 모습도 보고 싶었다. 이런 이미지도 어울릴 것 같아서 캐스팅하게 됐다."

이상민 감독이 영화 '살목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배우 김혜윤이 영화 '살목지'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왜 이 장르를 좋아하고 하게 됐나?

"저는 어릴 때 겁쟁이였다. 무서운 기억이 잔상에 많이 남았다. '서프라이즈' 같은 프로그램에서 공포에 대한 에피소드를 보면 그 생각이 계속 났다. 그러면 혼자 상상을 했다. "귀신이 나오면 어쩌지?" 이런 상상을 하다 보니 나중에는 재미가 있어서 즐기게 됐다. 지금은 겁을 떨쳐냈다기보단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된 것 같다."

- 계속 상상을 하다 보면 그게 꿈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 보면 악몽도 많이 꾸지 않나?

"맞다. 악몽을 정말 많이 꿨다. '살목지' 할 때는 귀신 비주얼도 꿈에서 영향을 받았다. 귀신 비주얼 정하는 것이 제일 큰 고민이었다. 고민하고 생각을 매일 하다 보니 악몽을 꿨다. 꿈에서 분장 실장님이 저에게 계속 귀신 비주얼을 보여줬다. 계속 다음 거를 보여주시는데, 보통은 사진으로 보여주지 않나. 그런데 분장을 한 사람을 데리고 오는 거다. 다음 사람, 다음 사람 계속 보다 보니 지금 이 상황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더라. 딱 보니 그 귀신들이 다 저를 보고 있더라. 그 얼굴과 헤어로 눈이 딱 마주치니까 그 마지막 순간의 이미지가 선명하게 남아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

- 꼬마가 지나가는 것도 스태프들이 봤다고 하던데 어떤 상황이었나?

"돌탑 뒤에 미술팀 두 분이 보셨다. 그분들이 돌탑 세팅하고 슛 들어가야 하니까 돌탑 뒤에 숨은 건데 그때 흰색 옷을 입은 애가 지나가는 걸 보신 거다. 현장에 아이가 있을 리 없지 않나. 별일이 다 있다는 생각만 했다. 며칠 뒤에 숙소에 갔는데 현관 불이 꺼졌다 켜지기를 반복했다. 그래서 "하지 마라, 하나, 둘, 셋" 하니까 갑자기 멈췄다. 그걸 영상으로 찍어서 보여주셨다."

- 배우들의 열연, 호흡도 좋아서 몰입도가 더 커졌던 것 같다. 특히 장다아 배우가 잘해서 깜짝 놀란 지점이 있다.

"배우들이 현장에서 저를 굉장히 많이 믿어줬다. 그래서 굉장히 편하게 소통했다. 장다아 배우도 정말 머리가 좋다고 느꼈다. 준비를 정말 많이 해왔다. 영화 찍으면서도 몇 번 감탄했던 적이 있다. 저랑 성격이나 쓰는 단어가 비슷하다고 느꼈는데 MBTI가 같더라. 준비를 많이 해오지만, 현장에서 다른 걸 부탁하면 그럴 바로바로 해준다. 그래서 재미있게 촬영했다. 다들 현장에서 너무 친하게 잘 지냈다. 화기애애하게 얘기도 주고받고 친구가 된 것처럼 같이 파이팅하면서 촬영했다."

이상민 감독이 영화 '살목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배우 김영성, 김혜윤, 오동민이 '살목지'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사실 공포 영화니까 당연히 무서워야 할 테지만, 공포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은 무서워서 선택하기 꺼리지 않나. 그럼에도 '무섭다'라는 평가를 듣는 것이 가장 좋을지, 아니면 다르게 원하는 평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게 목적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점프스퀘어의 묘미는 심리 싸움인데, 이게 나오겠네 하는 시점에서 살짝 밀당을 하는 묘미가 있다. 그게 무섭다고 하는 걸 텐데, 저는 재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살목지'는 공포 영화지만 액션 못지않은 스펙터클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걸 생각하면서 촬영했다. 그런 지점을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저는 재미있었다는 말이라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

- 전작인 '돌림총'도 엄청 긴장하면서 봤던 기억이 있는데, 소재 자체가 너무 신선했다. ''살목지'도 로드뷰라는 소재가 들어가다 보니 새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걸 찾는 것이 재미있다. '돌림총' 같은 경우엔 의장대라는 소재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소재일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함진아비'도 공포로 만든 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살목지'도 로드뷰를 찍으러 가는 영화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확신이 생긴 순간부터 시나리오를 쓸 수 있었다. 그래서 로드뷰를 찾았을 때 행복하고 기분이 좋았다."

- 영화를 만들 때 초보자들을 이 장르에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마음인지, 아니면 마니아들에게 정통 물귀신을 보여주겠다는 마음이었던 건지, 가장 큰 기준이 궁금하다.

"첫 시작은 정통 물귀신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점점 느꼈던 것은 공포도 있지만, '스릴을 즐길 수 있는 영화구나', '서스펜스가 굉장히 세졌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호러를 겨냥한 것이고, 공포를 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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