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밴드 데이식스 원필이 30일 4년만 솔로 앨범 'Unpiltered'(언필터드)를 발매하며 또 한 번 솔로 스펙트럼을 넓힌다. 데뷔 이후 밝고 다정한 모습을 선보여 온 '행복 전도사' 원필은 '언필터드'를 통해 내면의 어두운 모습에 집중, 리스너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내밀한 속내를 밝힌다. 사랑이 떠나갔을 때, 그리운 것을 잃었을 때 등 우리 주변에 산재한 슬픔을 원필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원필은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언필터드'는 음악적으로 느낀 답답함을 해소하고 싶어 만든 앨범"이라며 "이런 어두운 면, 무너져 가는 모습 또한 나의 일부분"이라 밝혔다. 아래는 원필과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데이식스 원필이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솔로 미니 1집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fa882b47cf00a9.jpg)
◇첫 정규 앨범 이후 4년 만의 솔로 컴백이다. 소감이 어떤가.
첫 정규 앨범을 내고 4년 만에 선보이는 앨범이다.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기 위해 공을 들여 준비했다. 이런 모습 또한 나의 일부분이니 기대를 많이 해주셨으면 한다.
◇'새로운 모습'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나.
나의 어두운 면이나 무너져 가는 모습, 그리고 퇴폐적인 분위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이번 앨범이 그 기회가 된 것 같다. 촬영하는 동안 재밌었다. 이런 나의 모습을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다.
◇평소 '행복 전도사' 같은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와 달리, 내면에 집중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음악적으로 항상 답답함이 있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그것을 해소하고 싶었다. 트랙이나 메시지 면에서 시원하게 속내를 털어놓고 싶었다. 솔직히 '필모그래피' 앨범 이후 가끔 답답한 감이 있었고, 데이식스 앨범 작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솔로 앨범을 준비하며 그 답답함이 많이 해소됐다.
![데이식스 원필이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솔로 미니 1집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66fa156ad93147.jpg)
◇대중의 기호를 미리 예상하고 만든 곡인가.
그건 전혀 아니다. '사랑병동'은 마냥 사랑 노래가 아니다. 곡은 사랑에 빗대어 썼지만, 원래 초기 구상에는 '사랑'이 없었다. 한 인물의 정신 상태에만 집중해 가사를 쓰다 보니, 나조차 듣기 힘들 수위가 돼버렸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차라리 사랑 노래로 가는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팬들께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내가 정신적으로 건강하기 때문에 이런 곡을 쓸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정말 문제가 있었다면 오히려 숨기려 했을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며 집단에 속해 일하다 보면 사람 대 사람으로 속에 있는 말을 다 하지 못하지 않나. 이 노래가 그런 감정을 쏟아낼 수 있는 창구가 되길 바랐다.
◇작업을 통해 그 답답함이 충분히 해소됐나.
너무 많이 해소됐다. 카타르시스도 느껴졌다. 이번에 특수분장도 시도했는데, 그러다 보니 뮤직비디오 촬영 내내 정상적인 모습인 적이 없었다. 이틀 동안 촬영하며 나도 모르게 피폐해지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원래 우는 장면이 없었는데, 감독님이 내가 분노하는 연기를 보더니 즉석에서 시나리오에 없던 우는 장면을 추가했다. 현장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데이식스의 노래는 대중성을 노리고 만든 것인가.
'대중적'이라는 게 무엇인지 고민을 많이 한다. 사실 '예뻤어'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를 작업할 때도 대중성을 의식하고 쓰지는 않았다. 우리가 납득할 수 있고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선보였을 뿐이다. 억지로 대중성을 쫓으라고 해도 못 한다. 데이식스 역시 지난해 정규 앨범 당시 '꿈의 버스'로 밝은 청춘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우리는 항상 새로운 것을 갈망한다. 앞으로의 데이식스도 지난해와는 굉장히 다른 느낌이 될 것이다. 벌써 머릿속에 곡 작업 구상이 가득하다.
◇지난 4년간 군 제대, 완전체 성공 등 많은 일이 있었다. 그런 이슈들이 이번 신보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타이틀곡은 모두가 감추고 앓기만 하는 것이 싫어, 해소의 창구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 세 번째 트랙 '어른이 되어 버렸다'는 나이를 먹으며 느낀 감정들을 풀어낸 곡으로, 내가 살아오며 느낀 이야기를 전한다. 마지막 트랙 '피아노'는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잃어버린 경험, 그리고 그것이 잊히지 않고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데이식스 원필이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솔로 미니 1집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8232c32d36e398.jpg)
◇멤버들의 참여 없이 오롯이 혼자 만든 앨범인데.
과거 영케이와 협업했을 때는 내가 먼저 손을 내밀었고 결과물도 좋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롯이 나로만 채운 앨범을 내고 싶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혼자서 더 많은 것을 표출할 수 있었다.
◇신보를 미리 들은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나.
성진은 '이번에 좀 좋네'라고 한 뒤 타이틀곡을 듣고 '이거다. 확실히 다르다'고 해줬다. 영케이는 타이틀이 정해지기 전부터 '이게 타이틀인 것 같은데? 이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운은 큰 말은 없었지만 '사랑병동'을 듣자마자 '이 노래네'라고 반응했다.
◇데뷔 10주년 이후 첫 솔로 앨범이라 부담도 클 것 같다.
'필모그래피' 때는 위로가 되는 음악을 하고 싶어 마음 편히 작업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역 후 큰 관심을 받는 상황에서 내는 앨범이라, 다들 데이식스 음악을 생각하고 들으실텐데 그에 준하거나 더 좋아야 데이식스에 플러스가 될 것 같아서 부담이 많다. 빨리 3월 30일이 와서 이 떨림을 떨쳐버리고 싶은 마음뿐이다.
◇데이식스 음악의 인기 비결이 무엇이라 보나.
멜로디를 쓸 때 따라 부르기 쉽게 만들려는 경향은 있다. 하지만 막상 음이 높아서 어렵다는 반응도 많다. 다만 입에 딱 떨어지게 하려는 건 있다. 최대한 어렵게 안 쓰려고 한다. 또 불편한 메시지 없이 가사가 한 번에 쭉 이어지는 느낌을 드리려 한다.
◇가장 힘들게 탄생한 곡과 가장 쉽게 나온 곡은?
마지막까지 수정이 많았던 곡은 타이틀곡이다. 결국 수정할수록 안 좋아지는 것 같아 원래 버전으로 되돌렸다. 가사가 가장 빨리 나온 곡은 '피아노'다. 멜로디를 쓸 때는 고생했지만, 집에 와서 이틀 만에 가사를 완성했다.
◇새로운 실험적 시도가 돋보인다. 작업 과정에 대해 설명해달라.
첫 트랙부터 신스 EDM을 섞어 나의 정체성을 담았다. 이모코어 록을 워낙 좋아해서 데이식스 음악에도 그런 요소가 많은데, 이번 솔로에서도 이를 잘 섞어보고 싶었다. 이우민 작곡가가 상상하던 바를 잘 구현해 줬다. 특히 '사랑병동'은 대중에게 많이 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 4번 트랙도 많이 덜어낸 음악이라 재밌게 들어주시지 않을까 싶다.
![데이식스 원필이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솔로 미니 1집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5556c08121f943.jpg)
◇건반 없는 음악을 고민해 본 적은 없나.
한 번도 없다. 왜 빠뜨려야 하나. 곡의 완성도를 위해 필요하다면 당연히 넣어야 한다. 나는 건반을 좋아한다. 곡 자체가 우선이다.
◇'날 것'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나.
가사를 보며 '너무 멀리 갔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습도 나고, '행운을 빌어줘'의 나도 나다. 마이데이가 내게 무슨 일이 있는 거라 오해할까 봐 걱정되기도 했지만, 다 연출이고 연기이니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솔로 원필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나조차 나의 솔로 색깔을 잘 모른다. 대중이 정해주시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앨범이 어떤 평가를 받길 원하나.
"이런 것도 할 줄 아네?", "음악이 생각보다 좋다"는 말을 듣고 싶다. 나의 음악적 추구미는 '늙지 않는 음악'이라 내 음악들이 다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티저에서의 노출 등 파격적인 변신을 꾀한 이유는?
팬들이 좋아하실 것 같다는 이유 하나였다. 그것밖에 없다. 스태프 분들이 노출할 때 빵빵 터지시더라. 지금의 나를 기록하는 의미도 있어 부끄럽지만 기쁘게 촬영했다. 사실 나는 부끄러워서 내 모니터를 잘 못 보지만, 팬들이 좋아하는 거라면 하고 싶다.
◇지난 10년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행복했던 순간은?
4년간의 공백기가 가장 힘들었다. 병역의 의무는 당연하고, 이왕 가야하면 제대로 하고 싶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겹쳐 공백이 길어지니 '데이식스를 다시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컸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전역 후 다 같이 합주했을 때다. 엉망진창인 합주였지만 고양 콘서트 때보다 더 행복했다. (역주행보다 행복했나) 그렇다. 역주행도 너무 감사하지만, 우리가 뭉쳐야 다시 증명하거나 좋은 걸 보여드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데이식스 원필이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솔로 미니 1집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2c67c63dc58b8d.jpg)
◇광운대에서 잠실실내체육관으로 솔로 공연 규모가 커졌다.
너무 떨린다. 왜 이렇게 나는 떨림의 연속인지 모르겠다. 혼자서 이 규모를 해낼 수 있을지 고민이 크다. 첫 솔로 콘서트를 잊지 못한다. 코로나19 기간이라 박수도 없고 클래퍼 소리만 들렸다. '잘 즐기고 계시죠? 그렇게 알고 있을게요'라고 말하며 혼자 만담 콘서트를 했다. 군 입대 전이라 슬프고 축 가라앉는 콘서트였던 기억이다. 이번에는 슬픈 분위기 없이 팬들과 신나게 소통하는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팬들이 좋아할 만한 무대다.
◇쉴 틈 없는 공연 일정이 힘들지는 않나.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지만, 데이식스 공연에서 오는 도파민이 있다. 같이 하면 너무 감사하다. 솔로도 누가 억지로 시킨 것도 아니고 내가 원해서 하는 것이기에 이 정도의 힘듦은 감내할 수 있다. 나를 기록할 수 있는 앨범이 하나 더 나온다는 사실이 그저 좋다.
◇JYP와 두 번째 재계약을 완료했다. 결정적 이유는?
JYP에서 처음 만든 밴드가 우리였다. 회사와 우리 모두 '어떻게 해야하지?' 하며 정말 힘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회사와 함께 시스템을 맞춰왔다. 그 시간들을 무시할 수 없다. 다같이 힘든 시기를 겪고 우리 어린 시절을 누구보다 잘 아는 스태프가 있는 곳이다. 누구보다 우릴 더 많이 아껴주기 때문에 같이 하고 싶었다.
◇데이식스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나는 밴드 후배들이 나오면 다 본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드래곤포니, 하츠웨이브 모두 봤다. 그들에게 너무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밴드는 곡과 메시지가 정말 중요하다. 연주도 중요하지만 그건 이미 잘 할테니, 곡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았으면 한다. 특히 같은 소속사인 엑디즈(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한국에 없는 고퀄리티 음악을 하는 팀이라 생각한다. 우리와 색깔이 겹치지 않아야 한다는 고민이 많겠지만, 자신들만의 색으로 잘 증명해낼 것이라 믿는다. 너무 잘 하고 있다.
◇이번 활동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수록된 7곡 중 단 한 곡이라도 누군가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 다시 붙잡아줄 수 있는 음악이 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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