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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17년 만의 8강, Baseballcore로 물든 도쿄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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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지난 9일 도쿄돔에서 열린 WBC 조별리그 한국과 호주의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7대2로 승리하며 17년 만에 8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다득점과 실점 억제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상황에서 경기를 운영했고, 마지막 장면은 중견수 쪽으로 뜬 외야 플라이였다. 이정후가 낙하지점을 정확히 읽고 공을 잡아내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기록했고, 그 순간 한국의 8강 진출이 확정됐다. 이 캐치는 단순한 수비를 넘어 17년의 기다림을 마무리한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C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11-4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6.3.5 [사진=연합뉴스]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C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11-4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6.3.5 [사진=연합뉴스]

선수들은 마지막 아웃카운트와 동시에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왔다. 서로를 끌어안고 환호했고, 곳곳에서 눈물이 터졌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한꺼번에 그라운드로 뛰어나오는 순간, 그곳에는 여러 개의 물결이 동시에 일어났다. 가슴 위에서 사선으로 흐르는 'Korea' 레터링의 물결, 바람에 흔들리는 유니폼의 물결, 도쿄돔을 가득 채운 환호성의 물결, 그리고 긴 긴장의 끝에서 터져 나온 눈물의 물결. 그 장면은 단순한 승리를 넘어, 그라운드 전체가 하나의 감정으로 뒤덮인 감동의 순간이었다.

지난 유니폼과 달리 가슴을 가로지르는 사선 'Korea' 레터링은 선수의 움직임과 함께 흐르며 단순한 팀 이름을 넘어 team identity, 즉 팀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디자인이 된다. Deep blue 저지, white pants, red trim으로 이어지는 색 조합은 태극기의 색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며 한국 대표팀의 상징성을 강조한다. 전통적인 classic baseball look에 retro baseball aesthetic이 더해진 이 유니폼은 복고적이면서도 세련되고,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상징을 담은 디자인이다.

요즘 패션계에서 자주 들리는 단어가 있다. 베이스볼코어(Baseballcore). 야구 스타일을 일상 패션으로 입는 트렌드다. 오버사이즈 베이스볼 저지(Oversized baseball jersey), 스냅백(Snapback)이나 베이스볼 캡(Baseball cap), 전통적인 핀스트라이프 유니폼(Pinstripe uniform), 바시티 재킷(Varsity jacket)까지— 야구장에서 보던 아이템들이 거리로 나왔다. 스트리트 패션에서는 이를 '저지 애즈 스트리트웨어(Jersey as streetwear)', 즉 경기복이 일상복이 되는 흐름이라고 말한다. 나이키(Nike)와 MLB의 협업, 스트리트 브랜드들의 야구 저지 디자인, 글로벌 스타들의 무대 의상까지 더해지며 야구복은 이제 스포츠 유니폼을 넘어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여기서 스냅백(Snapback)이 캡 윗부분이 납작한 형태라면, 볼캡(Ball cap)은 둥글게 곡선이 잡힌 크라운(Crown)이 특징이다. 얼굴을 자연스럽게 감싸는 형태라 얼굴을 더 작아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쓰는 패션 아이템이기도 하다. 스냅백은 모자 뒤쪽에 있는 플라스틱 스냅 단추(press studs)를 딸깍딸깍 끼워 맞추며 크기를 조절하는 구조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 바로 바시티 재킷(Varsity jacket)이다. 레터맨 재킷(Letterman jacket)이라고도 불리는 이 재킷은 1860년대 미국에서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에게 스포츠 정신과 학교 자부심을 상징하는 옷으로 시작됐다. 가죽으로 된 소매와 양모로 된 몸판, 그리고 가슴 중앙에 크게 들어간 학교나 팀을 상징하는 레터(letter)가 디자인의 핵심이다. 원래는 학생 운동선수에게 수여되던 상징적인 재킷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고 지금은 스포티함과 레트로 감성이 결합된 대표적인 스트리트 스타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패션 영어에서도 재미있는 표현이 있다. 스로 온 어 캡(throw on a cap). 모자를 툭 써버린다는 뜻이다. 특별히 꾸민 것 같지 않지만, 사실 스타일을 완성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표현이 있다. 캡 오프 더 룩(cap off the look). 모자가 전체 스타일의 "마지막을 완성한다"는 의미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야구 스타일이 이제 경기장 안에서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지와 볼캡, 바시티 재킷 같은 아이템들은 어느 순간 거리의 패션이 되었고, 야구장의 감성과 스타일은 일상의 옷차림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살아 움직이고 있다.

14일 오전, WBC 8강전. 도쿄돔의 그라운드에서 한국 대표팀은 다시 한 번 deep blue jersey를 입고 새로운 장면을 써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나다. "Cap off the next chapter.(다음 장도 멋지게 마무리하자)"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C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11-4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6.3.5 [사진=연합뉴스]
'조수진영어연구소' 조수진 소장 [사진=조수진영어연구소]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와 스톡홀름 경제대학교(SSE) MBA 출신으로 (주)일미푸드의 대표이사와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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