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팡팡 터지는 도파민에 계속 구독을 하고 싶지만, 지수의 뭉개지는 발음과 어색한 표정에 한숨을 내쉬며 해지 버튼에 손을 뻗게 된다. 하지만 애절한 눈빛으로 '순정남'의 정석을 보여주는 서인국에 마음을 다잡게 된다. 다시 한번 연기의 중요성을 느끼며, 서인국이 '로코 장인'임을 재확인하게 되는 '월간남친'이다.
지난 6일 전 세계에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월간남친'(감독 김정식)은 현실 생활에 지친 웹툰 PD 미래(지수 분)가 가상 연애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애를 구독하고 체험해 보는 로망 실현 로맨틱 코미디다. 블랙핑크 지수가 첫 도전한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배우 지수가 넷플릭스 시리즈 '월간남친'에서 미래 역을 연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8f670a8e43554d.jpg)
![배우 지수가 넷플릭스 시리즈 '월간남친'에서 미래 역을 연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422d5f3567ec99.jpg)
직장인 미래의 일상은 '설렘 부재중'이다. 모닝콜이 울리면 전쟁 같은 현생만이 기다리고 있다. 일과 사람에 치여 연애는 뒷전이 된 지 오래고, 퇴근 후 주어진 짧은 시간을 알차게 보내려 노력한다. 한동안 사건사고 없는 나날에 그럭저럭 만족하고 있었는데 전남친(김성철 분)의 결혼 소식이 미래의 마음을 어수선하게 만든다.
여기에 회사에서는 갑자기 까다로운 명성의 윤송(공민정 분) 작가를 맡게 되고, 동료 경남(서인국 분)과는 묘한 신경전이 일면서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한다. 그런 미래의 일상에 우연 혹은 운명처럼 찾아온 것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가상 연애 구독 서비스 '월간남친'이다. 웹툰 PD 특유의 안목을 인정받은 미래가 담당자의 권유로 '월간남친'의 리뷰어 활동을 하게 된 것.
'월간남친'이란 이름부터 오그라든다고 생각했던 미래는 별 기대 없이 가상 세계에 입장한다. 하지만 미래를 기다리고 있는 건 상상 그 이상의 달콤한 설렘이다. 살면서 이토록 완벽한 데이트를 해본 적이 있었나 싶다. 어느새 지긋지긋한 현생을 벗어나기 위해 900가지 달콤한 데이트에 빠져들게 된다.
일단 연애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가상 연애 구독 서비스' 콘셉트는 꽤 성공적이다. 웹툰에서나 볼 수 있는 재벌 3세, 캠퍼스 킹카, 일에서는 냉철하지만 나만 바라보는 의사, 유명 가수 등 지금까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연인과 완벽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는 설정은 그 자체로 '도파민 풀충전'이다. 마치 내가 극 속 미래가 된 듯, 상대방의 말 한마디, 눈빛 한 번에 설렘을 느낀다. 게다가 그 상대가 이수혁, 서강준, 이재욱, 이현욱, 김영대, 옹성우라니. 이런 가상 세계가 진짜로 펼쳐진다면 너나 할 것 없이 '베이직'이든 '프리미엄'이든, 바로 구독 버튼을 누르겠다 싶다.
![배우 지수가 넷플릭스 시리즈 '월간남친'에서 미래 역을 연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a5f211a6a3b78b.jpg)
![배우 지수가 넷플릭스 시리즈 '월간남친'에서 미래 역을 연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93398da28cf2f2.jpg)
그중에서도 서강준은 '월간남친'의 상술을 알면서도 블랙홀처럼 빨려들 수밖에 없는 '마성남'으로 맹활약한다. 그가 등장하는 모든 순간이 핑크빛 설렘으로 물든다. 황홀한 비주얼부터 연애 로망을 실현해주는 다정함까지, '월간남친'의 완벽한 치트키다.
하지만 '가상'에는 한계점이 있고, 미래 역시 이를 직시하면서 극도 전환점을 맞이한다. 나의 이상형 맞춤 남친인 구영일(서인국 분)이 등장하면서, 미래는 가상과 현실 사이 혼란을 느낀다. 그 중심에는 경남 역 서인국이 있다. 초반 가상 남친들에 밀려 존재감이 도드라지지 않았던 경남의 진심과 반전 매력이 공개되면서 감정선도 더욱 깊어진다.
이 과정에서 서인국의 '로맨스 장인' 진가가 제대로 발휘된다. 서인국은 일만 잘하는 '밉상' 동료에서 '우연'을 기다리며 묵묵히 좋아하는 여자를 지켜보는 '순정남'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담백하면서도 현실감 있게 연기해 공감도를 높였다. 경남은 캐릭터 특성상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고, 목소리도 높낮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에 비해 연기하기 까다로울 수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서인국은 탄탄한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묵직한 내면이 돋보이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목소리, 눈빛 하나에도 그의 진심이 뚝뚝 묻어난다. 그의 아련한 '짝사랑'의 감정에 나도 모르게 푹 빠져들게 된다. 또한 연애를 할 때는 특유의 귀엽고 설레는 모먼트로 심장을 간지럽힌다. 분명 서강준이 남긴 도파민이 강력하지만, 서인국도 이에 지지 않을 정도의 설렘과 매력을 투척하며 '로코의 정석'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게 한다.
![배우 지수가 넷플릭스 시리즈 '월간남친'에서 미래 역을 연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2ef5e17a841ec1.jpg)
지수 역시 전작보다는 훨씬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은 모양새다. 그래서 한층 편안해진 표정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문제는 시청자들이 지수의 연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냐다. 전작보다 연기력이 나아졌다고 느낀다면 무난하게 '월간남친'을 완주할 수 있을 테지만, 여전히 '답이 없는' 연기라고 생각한다면 매 순간이 허들을 넘는 것처럼 힘겨울 수 있다. 지수의 연기를 얼마나 관대하게 바라보느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지수가 극을 끌고 가는 주인공으로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냐고 한다면 '글쎄'다. 아무리 지수의 연기가 어느 정도는 발전했다고 하더라도 특유의 목소리와 뭉개지는 발음, 조금만 톤이 올라가도 불안정한 발성 등은 여러모로 아쉽다. 내레이션도 꽤 많은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건 둘째치고 자막 없이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싶은 부분이 적지 않다. 서인국의 내레이션과 비교해보면 지수의 문제점이 더욱 도드라진다.
비주얼, 글로벌 영향력 등 지수에게도 분명 장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배우의 기본은 연기를 잘하는 것이다. 한 작품을 책임지는 주인공이라면 적어도 '연기력 논란' 만큼은 만들지 말아야 하는 것이 본분이다. 김정식 감독은 지수가 "노력으로 재능을 이겼다"라고 했지만, 여전히 배우로서 갈 길이 멀기만 한 지수가 어떤 노력을 얼마나 기울였는지 진심으로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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