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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파반느' 문상민x고아성 설레는 키 차이, 모두의 의견 담아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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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종필 감독,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 연출
"고아성 없었다면 '파반느'도 없다, 변요한은 재즈 연주자 같은 멋진 배우"
"경록 같은 문상민, 순수한데 엄청난 연기 열정"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청춘이라는 단어가 주는 다양한 감정. 밝고 파릇파릇해서 희망적인 것 같지만, 알고 보면 가장 위태롭고 나약하기도 한 시기. 불확실한 미래에 좌절하고 상처 받는 순간. 그럼에도 다시 일어나서 앞을 향해 나아가게 되는, 가장 빛나는 시절. '파반느'는 빛과 어둠, 유쾌함과 우울이 공존하는 이 청춘을 감각적으로 담아낸 영화다. 지금 겪고 있는, 혹은 지나온 나의 20대와 청춘을 돌아보며 한없이 공감하게 되는 수작이다.

지난 2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감독 이종필)는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가던 세 사람이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며 삶과 사랑을 마주하게 되는 영화다. 박민규 작가의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원작으로 한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탈주'​ 등 차가운 현실에 놓인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장르로 그려내며 주목받은 이종필 감독의 연출작이다.

배우 문상민과 고아성이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문상민과 고아성이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고아성은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으로부터 숨은 여자 미정 역을, 변요한은 락 음악을 좋아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요한 역을, 문상민은 꿈을 접고 현실을 사는 청년 경록 역을 맡아 설레는 케미스트리를 완성했다.

이종필 감독은 섬세하면서도 감각적인 연출력을 바탕으로 유쾌하면서도 담담하고, 또 치열하게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성장해 나가는 캐릭터에 공감의 서사를 부여하며 그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만든다. 이번 '파반느' 역시 마찬가지.

"하루하루를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밀착한, 보다 본질적인 사랑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파반느'를 통해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품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기억하고 응원하고 싶었다"는 이종필 감독은 백화점 지하 주차장에서 만나게 된 미정과 요한, 경록이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며 자신의 삶과 사랑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청춘 멜로라는 장르로 풀어냈다. 다음은 이종필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고아성, 문상민 배우가 매니저도 없이 아이슬란드로 넘어가 오로라 촬영을 했다고 들었다. 어떤 과정을 거쳤고, 촬영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시나리오 단계에서는 '오로라를 보는 두 사람'이라는 간단한 지문만 있었다. 촬영을 앞두고 '오로라를 보는 두 사람'이 멈춰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하는데, 이건 소설 속 장면이다. 그런데 반대로 되게 리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마치 요즘 연애하는 사람들의 브이로그 같은 느낌이며 좋겠어서, 휴대폰으로 하나 찍어도 되지 않을까 싶더라. 이런 생각을 막연하게 했다. 다른 거 준비할 게 너무 많아서 고민할 겨를이 없었다. 이 영화를 5, 6월 두 달 정도 찍었는데, 그러고 나서 텀을 두고 다른 걸 찍고 또 한참 기다렸다가 해를 넘겨 눈 오는 걸 찍었다. 눈 오는 장면이 정말 중요해서 그걸 찍었는데, 기다리는 중간에 제가 '탈주' 때문에 외국 영화제 참석차 유럽에 갔다. 영화제도 두 군데에서 초청을 받았다보니 텀이 좀 있었다. 제작사 더 램프 박은경 대표님이 이번 기회에 하고 싶었던 걸 두 배우 불러서 셋이서만 찍으면 어떠냐고 하시더라. 저는 사실 이런 것이 익숙하다. 독립영화를 할 때 많이 해봤다. 부끄럽지만 저도 카메라를 다룰 줄 알다 보니 4K가 되는 카메라를 하나 구매해서 촬영 연습을 했다. 저는 영화제 끝나고 이동했고, 두 배우와 아이슬란드 공항에서 만났다. 두 사람에게는 오는 동안 휴대폰으로 진짜처럼 찍으라고 했다. 그래서 영화 초반부에 보이는 서로를 찍는 모습부터 공항에 도착해서 아이슬란드가 보이는 공향샷은 문상민 배우가 찍었다. 잘 찍었더라. 그렇게 셋이 만나 촬영을 했다. 아이슬란드 여행을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오로라는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영화 보고 환상에 빠져서 갔다가 못 볼 수도 있다. 우리는 3대까지는 아니지만, 세 사람의 마음이 잘 맞아서인지 이렇게 아름다운 장면이 펼쳐지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아이슬란드는 운전을 해야 한다. 저는 면허가 없다. 차에 관심이 없고, 지하철이나 자전거를 탄다. 문상민 배우는 면허가 있지만 그 당시 장롱면허였다. 운전 할 수 있는 사람이 고아성 배우뿐이라 고아성 배우가 운전을 했다. 게다가 영어도 잘한다. 우리 둘을 태워서 가는데 갑자기 눈이 막 오더라. 우린 "와 아름답다"하는데 고아성 배우는 힘들게 운전을 해야 했다. 남자 둘이서 "파이팅!" 외치고, 가다가 멈춰서 눈 내리는 것도 찍고 했다."

배우 문상민과 고아성이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이종필 감독이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배우 문상민과 고아성이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변요한과 문상민이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고아성 배우가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 싶다.

"고아성 배우가 없었으면 이 작품을 안하려고 했다. 저는 일할 때만 배우들에게 연락하는 스타일이다. 특히 배우와 감독은 어느 정도의 거리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일을 할 때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영화 얘기 아니면 할 얘기가 없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연락을 안 하게 되는데, '파반느'도 그랬다. 오래 전에 얘기를 하다가, 각자 다른 작품을 하게 되면서 연락이 뜸해졌다. 그러다 '파반느'를 하게 됐을 때 배우에게 연락해서 의사를 물어봐야 한다. 만약 고아성 배우가 안한다고 하면 저는 이 작품을 안하려고 했다."

- 변요한 배우가 맡은 요한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재미있고 엉뚱하지만 그 안에 상처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다. 정말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맡아야 했고, 그걸 변요한 배우가 잘해냈다고 본다.

"요한은 막연하게 변요한 배우가 하면 좋겠다는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러다 플러스엠에서 이 작품을 해보자고 했고, 훌륭하신 박은경 대표님이 누구랑 하고 싶냐고 하셔서 변요한이라고 했더니 바로 전화를 해주셨다. 변요한 배우가 시나리오를 읽고 바로 하겠다고 했다. 요한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배우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고아성 배우는 몇 년 전부터 얘기를 나눴고, 문상민 배우와는 아침 6시에 만나서 이야기를 했고, 변요한 배우와는 주말에 만났ㄷ. 얘기를 나누다 보니 왜 이걸 선택했는지 알겠더라. 이걸 너무나 잘하는 사람이다. 요한 캐릭터 뿐만 아니라 누구나 가진 청춘의 감성을 잘 알고 잘 표현한다. 유쾌해보이기도 하지만 어딘가 눌려있고, 막상 보면 또 허무한 것 같기도 하고. 그 와중에 자신과 비슷한 사람이 있어서 친해졌다가 멀어지기도 하고, 그런 바이브를 너무 잘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촬영 들어가서는 계산 없이 연기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마치 재즈 연주자 같다. 락스피릿인데, 기술로만 봤을 때는 정말 계산 없는 재즈였다. 계단에서 재채기 한번 하면 어떠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외로워서 호프 주인에게 맥주 한 잔 하자고 하지만 내일 준비 때문에 안 된다고 하자 쓸쓸히 나갈 때 "사랑해요"라고 한다. 그런 것이 진짜 즉흥 재즈 연주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좋은 배우고 멋있는 사람이다."

- 경록 역의 문상민 배우가 가진 매력은 무엇이었나?

"영화 반응을 찾아보면 누군가는 80년대, 누군가는 90년대, 또 누군가는 2000년대 초반 같다는 말을 한다. 왜 그런가 해석해보면, 각자 자신의 20대를 생각하는 거다. 원작 소설은 85년도가 배경이지만, 저는 이 작품으로 20대만 느낄 수 있는 감정, 공기를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현재로 옮겨왔는데, 경록 캐릭터만큼은 지금의 20대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는 반대되는 걸 가지고 있다. 어둠과 밝음, 유쾌함과 우울,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 문상민 배우도 마찬가지다. 굉장히 순수한데 연기 열정이 엄청나다. 그런데 그걸 티 내지 않는다. 엄청나게 노력하지만 노력하지 않으려 한다. 한가지 감동 받았던 에피소드를 말해보자면, 버스에서 내려 정류장까지 달려가는 해 질 녘 컷이 있다. 미정이 "왜 달려왔어요?"라고 묻는 시퀀스다. 아이슬란드 촬영 후인데, 아이슬란드에서 우리끼리 찍어봤기 때문에 이때도 최소 스태프만 가서 눈 덮인 거리 인서트만 따려고 했다. 저랑 촬영 감독님, 드론팀 이렇게 해서 인서트만 찍는데 지금 내리는 눈이 너무 소중하더라. 물론 다음 날에도 눈을 찍겠지만, 이것까지 소화할 수 있는 시간이 안 될 것 같아서 문상민 배우에게 전화를 해서 "뭐하냐?"라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갈까요?"라고 하더라. 매니저와 춘천까지 왔다. 영화에서 보면 넘어지는 장면이 있는데, 배우가 진짜 넘어졌다. 괜찮다고 하더라. 그런데 다음 날 분장팀이 보니 손이 찢어졌더라. 그런데 괜찮다면서 아무렇지 않아 했다. 그런 친구다. 정말 경록 같았다."

배우 문상민과 고아성이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문상민, 고아성이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문상민 배우가 무용과 스케이트들 보드, 그리고 배드민턴 등 다양한 것을 한다. 따로 디렉션을 준 것이 있나?

"무용과 보드는 선생님이 따로 있었다. 아침에 저와 영화 얘기를 하고 오후엔 무용하거나 보드를 타면서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배드민턴은 실제로 정말 잘 치더라. 세븐틴 부승관 님과 입상도 했더라. 일부러 넣은 것이 아니었는데, 실제로 잘 친다고 해서 신기했다. 문상민 배우에게 왜 이걸 하고 싶냐고 했을 때 "저 같아서요"라고 하면서 하고 싶다고 했다. 제가 생각한 캐릭터도 있었지만, 정말 문상민 그 자체였던 지점도 많았다. 부승관 님은 커피차도 보내주고 촬영할 때도 응원하려고 왔다. 저는 온 지도 몰랐는데, 뒤에 음료수를 들고 서 있었다. 촬영 방해 안 되려고 기다리고 있다가 "상민이 친구 부승관입니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엔딩 크레딧에 고마운 분들이라고 들어간 거다."

- 경록이 보드를 탈 때, 문상민 배우가 워낙 키가 커서 점프하면 천장에 머리가 부딪치는 거 아냐 하면서 보게 되는 것도 있었다. 혹시 고아성 배우와의 키 차이에 대해 고민을 하기도 했나?

"고민했다. 191cm라는 말을 들었을 때 영화적으로 괜찮을까 했다. 그런데 박은경 대표님이 그 얘기를 듣자마자 "둘이 너무 귀엽겠다", "설레는 키 차이"라고 하셨다. 저는 그때 '그게 설레는 거구나'라고 알았다. 제가 못 본 부분들이 있었다. 편집 감독님이 편집하다가 손 컷이 너무 길지 않냐는 얘기를 했는데 "이만한 경록의 손에 이렇게 작은 미정의 손이 들어오는데, 이걸 몰라?"라고 하셨다. 편집 감독님이 "좋은 거구나" 하셨다. 그런 건 함께하는 분들이 만들어낸 거다."

- 인디언이 등장하는 쿠키 영상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있다. 이 장면을 넣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중간에 인디언은 말을 타고 달리다가 영혼이 오길 기다린다는 내용이 나온다. 영혼이 오면 같이 달리는 건데, 경록에게 영혼은 미정과 요한 같은 것이다. 이 두 영혼이 도착해서 셋이 다시 간다는 의미가 있다. 사실 사족처럼 느껴질까 봐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도 저는 빛, 해를 향해 달리는 세 사람이 보고 싶었다. 그걸 어떻게든 남기고 싶었다. 그리고 이 영화 전체적으로 균일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있었다. 그래서 '이건 왜 들어갔지?', '이건 뭐지?'라는 생각을 가지길 바랐다. 현재의 미학은 너무 매끈하다. 그래서 한번 소모되고 끝나는 느낌이 있었다. 그런 관점에서 '이건 뭐지?'라며 조금 흐트러뜨리고 싶었다. 매끈함에서 좀 벗어나고 싶었던 마음이다."

배우 문상민과 고아성이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문상민이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 최근 원작 소설의 개정판이 나왔다. 거기에 요한과 미정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더 담겼는데, 혹시 영화와 연결된 지점도 있나?

"영화의 마지막 작업은 2024년 11월 19일에 끝났다. 파이널 믹싱이었다. 그날 이후로 이 영화를 만진 적이 없다. 후반 공정을 거쳐 넷플릭스에 보내졌고, 2월 20일에 공개가 됐다. 제 기억이 맞다면 작업을 마친 그날 개정판이 나왔다. 우연히 교보문고에 갔다가 그 책을 봤는데, 그 책 표지에 영화 얘기가 있었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나는 아주 작은 독자였는데 그래도 조금은 기여했나 싶은 마음에 그 자리에서 스윽 봤다. 제가 필사까지 했던 책이 근사한 표지와 함께 새로 나온 것을 보고 울었다. 그 자리에서 울고 나와서 고아성 배우에게 전화해서 얘기했더니, 아성 배우도 울었다."

- 극 엔딩 부분에 문상민 배우의 얼굴이 크게 잡힌다. 가장 사랑하는 장면인데 그 컷을 다시 한번 더 넣은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아이슬란드에서 찍은 건데, 그 장면이 두 번 나온다. "사랑해"라고 하는 장면과 마지막인데, 비슷하지만 컷이 다르다. 사실 저는 안 넣으려고 했는데, 넷플릭스와 플러스엠 등 영화를 함께 한 많은 분이 이 영화에서 이 컷이 정말 중요하다고 해주셨다. 저는 그게 좋은지 모르겠다는 마음이었다. 왜냐면 저는 사실 모든 컷이 다 좋다. 고아성, 변요한, 문상민 세 명의 컷들을 다 좋아해서 변별력이 좀 떨어졌다. 그런데 함께한 분들이 "너무 좋다"라고 해주셔서 들어가게 됐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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