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인간극장'이 치매에도 변치 않은 '산골 노부부'의 사랑을 그린다.
23~27일 오전 7시 50분 방송하는 KBS 1TV '인간극장'의 주인공은 매일 지게를 지고 산에서 나무를 하는 전경석(86) 씨와 아내 임종순(83) 씨다.
![인간극장 [사진=KBS ]](https://image.inews24.com/v1/4964a65da8677f.jpg)
고요한 산골 마을의 아침, 밤새 쌓인 눈을 쓸고 마당에서 장작을 패는 노인이 있다. 경석 씨는 여전히 옛날 아궁이에 불을 때는 이 오래된 집의 주인이다.
아내와 단둘이 지내던 집에 변화가 생긴 건 2년 전이다. 막내딸 순희(52) 씨가 돌아오면서 집안엔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도시에서 살던 순희 씨에게 온수조차 나오지 않는 집은 불편한 것 투성이다. 누군가는 왜 이렇게 불편한 집에 사느냐 할지 몰라도, 160년의 세월을 품은 이 집은 경석 씨의 인생이자, 자부심이다. 대들보의 상량부터 부엌에 자리하고 있는 우물까지, 손님이라도 찾아오면 집안 곳곳을 자랑하기 바쁘다. 또, 마루 아래 숨겨져 있는 신발장과 한겨울에도 상추가 자라는 비닐하우스는 경석 씨가 직접 만들었다.
평생을 살아온 집안 곳곳엔 경석 씨의 삶의 지혜가 숨어 있다. 매일 동분서주 집을 살피는 경석 씨와 그런 남편을 하루 종일 따라다니는 종순 씨. 두 사람이 이렇게 살아온 지도 어느덧 60년이 넘었다. 오후 6시면 모든 일과가 끝나는 산골짜기. 하지만 경석 씨는 또 할 일이 있다. 바로 아내와 치는 고스톱. 사실 경석 씨는 그림 맞추는 정도의 실력이라, 마을회관을 주름잡던 아내와는 영 게임이 안 된다. 그럼에도 경석 씨가 매일 아내와 판을 벌이는 데엔 이유가 있다.
요즘 들어 틈만 나면 거울을 들여다보는 종순 씨는 경석 씨에게 "나 예쁘지?" 묻고는 꼭 "나는 스물두 살, 당신은 스물다섯 살"이라고 덧붙인다. 3년 전 치매를 진단받은 후, 나이를 물으면 늘 스물두 살이라 답하는 종순 씨. 큰아버지를 따라 양평 산골짜기로 시집올 때 새색시 나이는 스물둘이었다.
![인간극장 [사진=KBS ]](https://image.inews24.com/v1/0faeeff438fe1b.jpg)
농사를 짓고, 벌을 치고, 숯을 굽는 일까지 4남매 먹여 살리기 위해 돈 되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해온 부부. 일하느라 바빠서 교대로 밥을 먹던 날도 많았다. 그렇게 4남매 모두 출가시키고, 이제는 평온한 노후를 보내나 싶었다. 그런데 아내에게 치매가 찾아왔다. 산골 마을로 시집와 평생을 고생만 하고 이제는 기억이 멈춰버린 아내가 미안하고 애틋한 경석 씨. 눈이 오면 종순 씨가 자주 지나다니는 길목부터 쓸어 놓고, 혹시라도 넘어질까 어딜 가던 손을 꼭 잡고 다닌다. 그야말로 산골짜기 사랑꾼이다. 앞으로도 이렇게 함께 늙어가고 싶은데, 흐르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다.
"다음 생에도 나랑 살 거야?"라고 묻는 경석 씨의 말에 종순 씨는 "그럼, 영감이랑 안 살면 누구랑 살아"라고 대답한다. 스물두 살 각시와 여든여섯 살 서방님은 오늘도 꼭 잡은 손을 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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