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인터뷰 당시 감기가 걸린 상태였던 배우 전미도는 아픈 와중에도 최선을 다해 '왕과 사는 남자' 그리고 매화에 담은 진심을 표현했다. 분량은 많지 않지만, 어떻게 하면 더 매력적으로 캐릭터를 그려낼 수 있을지 열정을 뿜어낸 전미도다. 그래서 단종의 슬픈 서사 속 매화 역시 제 역할을 다하며 빛이 날 수 있었다.
2월 4일 개봉되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 영화 최초로 단종의 숨겨진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배우 전미도가 프로필 촬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미디어랩시소 ]](https://image.inews24.com/v1/0f7fba44e7764d.jpg)
탁월한 스토리텔러 장항준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대한민국 영화 누적 관객수 1위 배우인 유해진과 대세 배우 박지훈이 각각 광천골 촌장 엄흥도와 단종 이홍위 역을 맡았다. 여기에 유지태, 전미도, 이준혁, 박지환, 안재홍 등이 함께해 완벽한 앙상블을 선사한다.
전미도는 이홍위(박지훈 분)의 곁을 마지막까지 지키는 궁녀 매화 역을 맡아 분량을 뛰어넘는 탄탄한 연기로 무게감을 꽉 잡아준다. 마치 누이이자 엄마처럼, 이홍위를 보필하며 짓는 눈빛엔 애처로움이 가득하다. 이에 이홍위의 슬픈 상황이 더욱 극대화되기도. 또 엄흥도(유해진 분)와 마주할 때는 맛깔스러운 티키타카로 깨알 재미를 선사한다. 다음은 전미도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영화 보고 어땠나? 울기도 했나?
"아마 제가 가장 많이 울었을 거다. 마지막엔 '어떡하지?' 싶었다. 슬프다고 미리 얘기해주셔서 휴지를 가지고 갔다. 제 옆에서 다들 우시는 줄 몰랐는데 점점 손이 올라가더라. 그래서 휴지를 나눠줬다."
- 사실 분량이 많지 않다. 이 작품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아들처럼 단종을 품는 변화가 생긴다. 좋은 이야기, 따뜻한 이야기라 참여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시기에 들어온 작품이 잔인하고 자극적인 이야기가 많았다. 약간의 피로감이 있었는데 인간적이고 따뜻한 작품을 읽으니 하고 싶더라. 그땐 해진 선배님이 캐스팅되어 있어서 같이 작업하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결정 전에 감독님이 만나자고 해서 5시간 동안 얘기를 했다. 50% 이상은 본인 얘기이긴 하지만.(웃음) 매화 역할이 아직 매듭이 되어있지 않아서 추가 신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셨다."
![배우 전미도가 프로필 촬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미디어랩시소 ]](https://image.inews24.com/v1/8bc1511c3ed86a.jpg)
- 같은 소속사이기도 하다.
"영화를 찍고 나서 소속사에서 만났다. 이 회사에 들어간 건 감독님과 관계가 1도 없다. 송은이 대표님이 미팅한 걸 아시고 오히려 말렸다고 하시더라. 현장에서 편했고, 이상하게 유대감과 편안함이 더 생겼다."
- 과거 '변신'이라는 영화를 했지만, 본격적인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사극이기도 한데 어떤 마음으로 임했나?
"저는 연극을 한 경험이 있다 보니까 사극 톤이 연극적인 면이 있다. 그래서 제가 했던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극 톤의 말맛이 재미있고 잘 맞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촬영해보니 쉽지는 않았지만, 사극에 대한 호감이 있었다. 과거 잠깐의 경험은 있었지만 2회차 정도라 환경을 잘 몰랐다. 그런데 이번에 참여하면서 영화라는 작업이 가족적이라는 걸 알았다. 지방에서 같이 몇 달 숙식하면서 촬영을 해서 그런지 연극 작업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소통하고 가족적인 분위기가 많이 형성됐다. 감독님 덕분에 '첫 영화 복이 많다, 잘 선택했다'라는 생각이 든다."
- 유해진 배우에 의하면 전미도 배우가 많은 것을 준비해와서 제안하기도 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엄흥도와의 티키타카가 잘 살아난 것 같은데 어떤 과정이 있었나?
"대사가 많진 않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짧은 대사 안에 어떻게 하면 미묘한 뉘앙스를 살릴 수 있을지 공부하는 시간이었다. 티키타카는 제가 조력자로서 있어야 하기에 이 인물을 표현하는데 너무 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튀지 않게 홍위를 보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기록에는 홍위가 유배를 떠날 때 자처해서 같이 간 궁녀가 매화다. 홍위를 주인으로 모시고자 하는 마음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그 마음을 표현할지 고민하다가 시나리오에는 없는 액팅을 넣어보기도 했다. 해진 선배님과 만나는 신이 유일하게 대사가 있다. 이외에는 표정과 눈빛으로 묵묵히 있는 것이다. 인간적인 모습이 나올 수 있을 부분을 고민해서 가져갔는데, 선배님이 불편하셨거나 편안하게 만들어주시지 않았다면 이뤄지지 않았을 거다. 밥상을 들춰보는 장면은 시나리오에는 없다. 흥도가 얘기를 하는 신이고 저는 서 있다. 그간 궁에서 좋은 음식을 먹었을 테니까, 매화가 그 음식에 대해 액팅을 취할 것 같았다. 선배님이 액팅을 해야 하는 순간이라 불편할 수도 있어서 여쭤보니 편하게 하라고 해주셨다. 선배님이 리액션을 다 해주셔서 살아난 거다. 티키타카도 리액션을 다 살려주셨다. 선배님께서는 제 칭찬을 해주셨지만, 사실 선배님 도움을 많이 받은 거다."
![배우 전미도가 프로필 촬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미디어랩시소 ]](https://image.inews24.com/v1/273577cd79c4b0.jpg)
- 매화는 단종에게 누이 같기도 하고 엄마 같기도 하다. 대사로도 나오기는 하는데, 매화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방향성은 무엇인가?
"성격적인 부분을 표현하기엔 신이 많지 않고 대사도 많지 않다. 그래서 대본상에 없는 액팅을 하나라도 더 했던 것인데, 설정된 나이가 애매하다. 단종과 가까운 누이도 아니고, 엄마처럼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다. 그래서 두 가지를 다해야 했다. 오히려 캐릭터성은 엄흥도와 있을 때 더 많이 나온다. 설명도 많지 않다. 궁녀가 그림자처럼 있다. 들어도 들리지 않고 봐도 보이지 않는 것처럼, 드러나지 않지만 홍위 옆에 그림자처럼 존재했다. 홍위가 알아봐 주면 존재감이 드러나는 인물이다. 그래서 홍위를 위하는 따뜻한 마음이 드러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 그렇게 대본에는 없는 연기를 잘 받아주고 즉흥적으로 연기하는 배우와 함께했을 때 느끼게 되는 연기적인 재미가 클 것 같다
"제가 연기하면서 가장 재미를 느끼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렇게 같이 호흡하는 배우를 만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연기가 재미없다고 느끼다가도 그런 호흡을 하는 배우를 만날 때 다시 연기가 재미있다. 자신이 없어지다가도 그런 배우와 연기하면 의욕이 생긴다. 그렇게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한 순간이다."
- 박지훈 배우의 연기에 대한 칭찬이 많다. 장항준 감독과 유해진 배우는 이번 작품 이전엔 몰랐다고 하던데 전미도 배우는 알고 있었나? 같이 호흡할 때 어땠는지 궁금하다.
"저는 '약한영웅'은 봤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 저장'을 만든 장본인인지는 몰랐다. 가수를 했다는 걸 몰랐다. 현장에서 알았다. 촬영하던 중간에 제가 하는 공연을 보러 왔다. 분장팀이 지훈이 왔다고 하니까 알더라. 어려서도 연기를 했고 공연을 한 적도 있더라. 그 얘기를 들으니 퍼즐이 맞춰지는 것이 있었다. 현장에서 과묵했다. 나이에 비해 무게감이 있다. '이 생활을 오해했구나', '내공이 있는 친구구나', '오랜 시간 여기서 다져온 것이 있구나'를 느꼈다. 집중도가 좋은 배우라는 느낌이 들었다. 지훈 씨도 앞부분에는 초췌한 모습으로 표정으로만 전달해야 하는 것이 있다. 그런 모습으로 집중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제가 보필해야 하는 상대라 가까워져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이 단종과 매화의 관계인 것 같아서, 일부러 얘기하겠다고 하지는 않았다. 배려심도 많은 친구라 쉴 때 하는 배려만으로도 느껴지고 교감이 쌓이겠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겠더라. 지훈 씨는 어떤지 모르겠지만(웃음) 저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감정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다. 진중하다는 생각을 했고, 다른 분들과도 그런 얘기를 나눴다."
![배우 전미도가 프로필 촬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미디어랩시소 ]](https://image.inews24.com/v1/52b7383d032531.jpg)
- 촬영하면서 첫인상과 달라졌다 하는 부분도 있나? 연기적으로 감탄이 나왔던 장면이 있다면?
"처음 만났을 때 머리 염색이 되어 있었다. 인기가 많은 젊은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촬영 왔을 때 살이 쪽 빠졌더라. 촬영할 때마다 집중하고 있는 것을 보는데 완전히 달랐다. 이홍위가 엄흥도에게 산에서 처음으로 호통치는 신에서 유해진 선배님의 에너지에 눌리지 않으려고 하는 걸 보면서 '저 친구 대단하다'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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