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어두운 역사를 반복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민호 감독은 1970년대 야만의 시대가 낳은 괴물들을, '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표현했다.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이 부르짖는 '애국'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2026년에도 계엄을 '애국'이라 주장하는 누군가에 대한 무거운 질문도 던진다. 우 감독은 시청자들이 격동과 혼란의 시대, 그 '권력의 전차'에 올라타길 권했다. 역사적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를 연출한 우민호 감독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메이드 인 코리아' 우민호 감독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https://image.inews24.com/v1/3102681dde6196.jpg)
'메이드 인 코리아'는 1970년대 혼란과 도약이 공존했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국가를 수익모델로 삼아 부와 권력의 정점에 오르려는 백기태(현빈)와 그를 추적하는 검사 장건영(정우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우민호 감독은 영화 '마약왕'과 '남산의 부장들'에 이어 다시 한 번 1970년대를 소환했다. 왜 1970년대였을까.
"대학교 때 다닐 때 당시 동아일보 기자가 쓴 책을 읽었어요. 그 때 연재된 것이 '남산의 부장들'이었는데, 그 내용이 충격적이었어요. 미국의 마피아 영화 같은데, 70년대에 일어난 일이라 호기심이 생겼고, 그래서 시작한 것이 '남산의 부장들'이었어요. '메이드 인 코리아'에는 못다한 이야기를 풀어놨어요. 우리가 재작년 격동의 시기를 관통해서 이 시대까지 왔는데 '비극적인 사건은 왜 반복되는가' 그런 분노가 저를 움직인 것 같아요. '국가를 위한거다, 애국을 위한거다'라며 쿠데타를 일으키고, 또 권력의 자리에 앉으려고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래서 자꾸 70년대를 살펴보는 것 같아요."
드라마는 요도호 납치 사건과 정인숙 피살사건, 미군의 마약 소매상 부부 살인 사건등 실제 1970년대 일어난 실화를 에피소드에 녹였다. 실화 사진 등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우 감독은 "3화까지는 가공의 인물을 실제 사건으로 가져와서 빌드업 시키려고 했다"고 말했다.
"미장센에 힘을 준 건 '하얼빈'과 '남산의 부장들'이었고 이번에는 힘을 빼고 찍었는데, 버릇이 어디 가겠어요. 자연스럽게 묻어났죠. 이전에 시대극, 특히 70년대를 많이 했는데 어떻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결을 가지고 갈 수 있을까. 너무 고증에 얽매이지 않고 '메이드 인 코리아'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가려고 했어요."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1의 중심축은 백기태와 장건영이다. 두 인물 모두 '국가권력'을 쥐고 있는 인물이지만, 나아가는 방향은 다르다.
!['메이드 인 코리아' 우민호 감독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https://image.inews24.com/v1/e882396ced1942.jpg)
현빈이 연기한 백기태는 극중 중앙정보부 과장이자 야망을 좇는 인물이다. 낮에는 중앙정보부 요원으로 권력의 중심을 지키고, 밤에는 밀수를 통해 자신의 세력을 확장해가는 이중적 캐릭터다. 우민호 감독과 현빈은 '하얼빈'에 이어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다시 만나 시너지를 발휘했다.
"'하얼빈'에서 호흡이 너무 좋았고, 전혀 다른 얼굴을 보았고 그걸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하얼빈' 때도 좋았지만 지금 반응이 더 좋은 것 같아요(웃음). 시청자들이 백기태한테 감정 이입을 하길 바랐어요. 백기태와 같이 욕망의 전차에 올라타서 질주하길 바랐어요. 우리가 못 가봤던 길이지 않나. 나쁜 사람인데 응원할 수 밖에 없어요."
대척점에는 정우성이 연기하는 장건영 검사가 있다. 불우한 가정사가 있지만, 검사가 된 인물로, 호탕한 웃음 속에 숨긴 광적이면서 끈질긴 집요함으로 중정 과장 백기태(현빈)의 마약 사업을 추적한다. 우 감독은 장건영을 '돈키호테'로 표현했다.
"상실의 시대를 바탕으로 했어요. (장건영의) 아버지가 일제강점기에 징용으로 끌려갔는데, 노동자에게도 약(히로뽕)을 먹였어요. 실제로 일본 사회가 전쟁이 끝난 뒤 히로뽕 문제가 심각했어요. 한 국가의 비극적 역사가 한 개인과 가족을 처참하게 할 수 있나. 거기서 시작된 캐릭터에요. 그 때는 개천에 용나던 시대이고, (장건영은) 아버지와 관련된 비극적 개인사가 있어요. 장건영은 검사 조직 내에서 통제가 안되는, 돈키호테 같은 인물이죠."
!['메이드 인 코리아' 우민호 감독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https://image.inews24.com/v1/c85e87ed52ac42.jpg)
정우성은 과장된 웃음과 감정 표현으로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논란이었다.
"(시청자의 반응은) 잘 살펴보고 있어요. 저도, 정우성 배우도 만드는 사람이에요. 그 다음의 평가와 비평, 칭찬은 대중의 몫이에요. 만드는 사람들이 평가할 필요가 없어요. 과장된 웃음은 자신의 개인사에 대한 트라우마라고 생각을 했어요. 트라우마를 감추기 위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웃음이요. 안 좋게 볼 수도 있고 어색하다고 할 수 있어요. 6화를 보고 난 뒤에 이해가 된다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마지막에 잡힐 때 웃는데, 해석의 여지는 있어요."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 속 조여정이 연기한 배금지 캐릭터도 인상적이다. 배금지는 정계 거물들을 주무르는 고급 요정 마담 출신 인물로, 처참한 죽음을 맞는다. '정인숙 피살사건'의 모티브가 된 에피소드다. 우 감독은 '금지의 시대'를 언급하며 "배금지는 가장 연민을 가졌던 인물"이라고 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우민호 감독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https://image.inews24.com/v1/1780b31f235aa6.jpg)
"가부장적 시대에, 여자들이 남자들을 위해 희생할 수 밖에 없고 강요를 받았어요. 그녀들의 욕망이 남자들의 욕망과 다를 바 없어요. 한 여자의 욕망이 세상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겁내서 죽여버려요. 욕망 때문에, 그 많은 권력자들이 치졸하게 한 여성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나 싶었어요."
시즌1 마지막회에서는 장건영이 백기태의 주변 인물들을 아군으로 끌어들이며 반격했지만, 백기태가 판을 뒤집으며 시즌1의 승자가 됐다. 중앙정보부 국장 자리에 오른 백기태는 수많은 부하를 거느리고 시가를 태우는 신으로 엔딩을 장식했다.
우 감독은 현빈의 멋짐이 폭발한 엔딩 장면을 언급하며 "찍으면서 '먹히겠다'고 했다. 다 찍고 난 뒤에 '이건 말 좀 나오겠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웃었다. 그는 "원래 대본에 없었는데 즉흥적으로 시켰고, 소화를 했다. '국가에 대한 맹세'도 없던 대사를 빠르게 외우고, 시가도 태웠다"고 이야기 했다.
원래 기획했던 엔딩을 묻자 "백기현 엔딩이었다. 시즌2를 기대케 하는, 암시 같은 인물이었다"면서 "지금 엔딩으로 바꿨는데 많은 분들이 만족해했다"고 말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우민호 감독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https://image.inews24.com/v1/0b6f9f5bb111ad.jpg)
9년 뒤의 이야기를 그릴 시즌2에서 백기현의 활약을 기대케 하는 부분. 우도환이 연기하는 백기현은 극중 백기태의 동생이자 육사 출신 장교 백기현으로 등장했다. 백기현은 형을 향한 복합적인 감정과 동시에 자신의 성공을 향한 욕망을 동시에 지닌 인물이다.
"시즌2에서는 형제의 전사가 나와요. 백기현이 왜 형의 통제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지, 백기태는 왜 이렇게 통제하려 하는지. 시즌2는 백기현이 중심축을 담당해요. 우도환 배우를 좋아한 사람들은 덜 나왔다고 아쉬워하더라고요. 그건 빌드업이에요. 시즌2에서는 사건의 중심축에서 자신의 역할을 대차게 합니다."
장건영의 캐릭터 변화도 궁금증을 끄는 대목이다. 우 감독은 "시즌2에서는 컴백을 한다. 진짜 나쁜 사람으로 돌아온다. 백기태를 무찌르기 위해 돌아온다"고 귀띔했다.
"시즌2에서는 캐릭터 설계가 바뀌는 설정이었어요. (장건영이) 돈키호테처럼 자기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다가 처참하게 박살나잔아요. 장건영이 실형을 선고 받고 감옥에 들어가서 2년 정도 살고, 그 뒤로는 일 없이 일용직으로 7년 정도 살았을 거에요. 어떠한 찬스를 잡고 돌아오는데, 9년 동안 복수의 칼을 갈았어요. 똑같은 방식으로 상대 했다가는 못 이긴다는 것을 알고 달라질 수 밖에 없어요."
그러면서 우 감독은 "30년차 배우 정우성에 실망한 분들은 조금만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달라. 납득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시대의 비극을 이야기 한 우 감독은 "시즌1이 욕망의 전차에 올라타서 신나게 달렸다면, 그 열차에 올라탄 것을 후회하면서 그 댓가를 치르지 않을까"라며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우 감독은 끝으로 한국인들의 자부심이 깃든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상표를, 한국이라는 사회가 만든 괴물로 빗대어 표현한 것과 관련, 물음표를 던졌다.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상표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부심을 가지죠. 제가 또 '하얼빈'으로 위대한 독립투사를 찍었잖아요. 그런 분들이 '메이드 인 코리아'를 대표하지만 그 이면에 이런 인물이 있어요. 그 어두운 부분을 건드려주고, 어두운 역사를 반복하지 말아야 해요. 시대극은 그런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요."
한편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1은 전 회차 공개됐으며, 시즌2는 올 하반기 공개를 목표로 한참 촬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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