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양찬희 기자] 경기도 성남시는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과 관련해 “가압류는 모든 건이 인용됐지만 실제 계좌 잔고는 ‘깡통’ 수준에 불과하다”며 검찰에 범죄수익 추징보전 사건 전반에 대한 실질 자료 제공을 강력히 요구했다고 12일 밝혔다.
시는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8일 기자들에게 제공한 ‘성남시 기록열람등사 관련 설명자료’와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서 공언한 ‘민사소송 적극 지원’ 약속이 현장에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의 항소 포기 이후 남욱·김만배 등 대장동 일당이 추징보전 해제 신청에 나서는 등 자산 처분 우려가 커지자, 검찰이 제공한 김만배·남욱·정영학·유동규 등 4명의 법원 추징보전 결정문을 근거로 지난해 12월 1일 가압류·가처분 14건을 긴급 신청했다.
법원은 총 5579억원 상당의 가압류·가처분 신청을 전건 인용했다.
그러나 제3채무자인 금융기관 진술을 통해 확인된 실제 계좌 잔고는 △김만배 측 화천대유(2700억원 청구 대비 7만원) △더스프링(1000억원 청구 대비 5만원) △남욱 측 엔에스제이홀딩스(300억원 청구 대비 약 4800만원) 등 대부분 ‘깡통 계좌’ 수준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검찰이 이러한 사실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시에 따르면 검찰 수사보고서(2022년 9월 5일 작성)에는 2022년 7월 말 기준 범죄수익 4449억원 가운데 96.1%인 약 4277억원이 이미 소비·은닉돼 반출됐고, 계좌에 남은 잔액은 3.9% 수준인 약 172억원에 불과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시가 2026년 1월 현재 가압류 절차를 통해 확인한 해당 계좌들의 잔고 합계는 4억7000만원으로, 전체 추징보전 금액의 0.1% 수준에 그친다고 덧붙였다.
시는 “검찰이 처음부터 18건 전체에 대한 실질적인 추징보전 집행 내역을 성실히 공유했다면, 한정된 시간과 행정력으로도 실익이 큰 자산을 우선 선별해 보다 효과적인 가압류를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의 자료 제공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시는 검찰이 “성남시에 4건의 결정문만 제공했고 나머지 14건은 법원에서 확보하라”고 설명했으나, 당시 해당 14건 기록을 검찰이 이미 법원에서 대출해 보관하고 있어 시가 가압류 신청 전에 접근하거나 복사할 기회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정문만으로는 동결 효력 유지 여부, 경매·말소 등 변동 사항, 계좌 잔고와 자금 이동 경로를 피해자가 확인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검찰사건사무규칙에 따라 관리하는 청구·집행 관련 대장(청구부·보전부 등)을 바탕으로 18건 전체의 실질적인 ‘추징보전 집행목록’을 즉시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시는 “깡통 계좌는 종착지가 아니라 자금이 어디로 사라졌는지를 밝혀야 할 출발점”이라며 “수사 권한이 없는 민사 절차만으로는 자금세탁이나 우회 이체 등 반출 경로 추적에 한계가 있는 만큼, 검찰이 수사·재판 과정에서 파악한 범죄수익 흐름을 공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검찰이 실질 자료 제공을 회피한다면 결과적으로 대장동 일당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며 “성남시는 검찰 협조 여부와 무관하게 끝까지 은닉 재산을 찾아 환수 절차를 추진하되, 법무부와 검찰이 지금이라도 약속에 걸맞은 전향적 협조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