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구교환을 어떻게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있을까.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결론은 '물음표'이자 '무한대'만 남는다. 알 것 같다 싶다가도 어느 순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을 계속해서 뿜어낸다. 그래서 그의 연기가 보고 싶고, 그의 생각이 듣고 싶다. 이번 '만약에 우리'도 마찬가지. 귀여우면서도 설렘 가득한 멜로는 물론이고 청춘의 방황과 상처, 그리고 성장의 얼굴을 모두 담아내며 '잘 이별하는 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구교환에 또 한번 웃고 울게 된다.
최근 개봉된 영화 '만약에 우리'(감독 김도영)는 뜨겁게 사랑했던 은호(구교환)와 정원(문가영)이 10년 만에 우연히 재회하며 기억의 흔적을 펼쳐보는 현실공감연애다. 주동우 주연의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가 원작이다.
![배우 구교환이 영화 '만약에 우리'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https://image.inews24.com/v1/fa3964ba7b0744.jpg)
원작의 큰 줄기를 따라가되 구교환과 문가영이 만들어내는 은호와 정원의 사랑과 이별, 청춘의 고뇌와 성장에 더 집중했다. 20대 시절의 찬란했던 순간과 10년 후 다시 마주한 두 사람의 감정 변화를 현실적으로 담아내 관객을 웃기고 울렸다.
구교환이 연기한 은호는 '게임 개발로 100억 벌기'라는 꿈을 이루겠다는 일념 하나로 삼수 끝에 서울로 올라온 청년이다. 가진 거라곤 세 들어 사는 단칸방 하나뿐이지만 묵묵히 자신의 꿈을 좇는다. 고향으로 향하던 버스에서 정원에게 첫눈에 반한 그는, 이후 그녀의 곁을 지키는 친구로 머무르다 새해를 기점으로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한다. 고단한 서울살이에 지친 정원에게 언제나 따뜻한 안식처가 되어줬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은 그들을 서서히 어긋나게 만든다.
'만약에 우리'를 통해 본격 멜로 연기에 도전한 구교환은 특유의 생동감 넘치면서도 현실 밀착된 연기로 은호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정원과 가족과도 같은 연인으로 발전하는 과정부터 다시 남남이 되어 재회하게 될 때의 미묘함까지, 모든 연기에 진심을 담아내 마지막까지 깊은 여운을 남겼다. 다음은 구교환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은호는 결과적으로는 성공했지만, 계속된 실패와 좌절을 맛본다. 실제로도 그런 순간이 있었나?
"매번 실패하면서 살지만 거기에 함몰되지 않으려고 한다. 그 실패가 저에게는 완성되지 못한 수많은 시나리오다. 하지만 결국에는 장면, 신들을 사용하게 된다. 최근 작업한 에스파 '리치맨' 트레일러를 단편 영화 형식으로 만들었는데, 예전에 쓴 시나리오에 있던 장면이다. 냉동창고가 나오고 눈을 눌러본다. 예전 시나리오 여주인공이 했던 행동이다. 글은 유통기한 없이 꺼내 볼 수 있다. 제작이 되지 않아도 타바스코 소스처럼 내 냉장고에 있고 그걸 언제든 뿌려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배우 구교환이 영화 '만약에 우리'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https://image.inews24.com/v1/3d1f887364a9c1.jpg)
- 애드리브도 많았던 것 같다.
"애드리브는 없었다는 개념이 맞다. 리허설 하면서 아이디어를 넣어 테이크를 간다. 감독님은 여지없이 콘티를 무너뜨려 주는 분이다. 영화에서 제일 중요한 건 앵글보다 인물이라는 걸 배웠다. 배우로서 많이 존재할 수 있게 동선, 대사를 많이 열어주셨다. 애드리브라고 하면 감독님이다. 훌륭한 배우이기도 하다. 장면마다 생명처럼 접근했다. 그래서 애드리브가 많아 보인다고 얘기할 때 기분이 좋다. 감정적인 애드리브는 있다. 앞에 얘기한 것처럼 이렇게 울지 몰랐고, 이런 표정을 지을지 몰랐다."
- 은호에 대해 가장 공감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게임 디렉터다. 저는 영화 연출을 꿈꾸는 사람으로서 "이런 얘기가 되겠어?"라는 코멘트를 받는다. 제작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고 '나다움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부분에서 공감했다. 은호의 게임은 전형적으로 팔리는 게임은 아니다. 팔리지 못한 시나리오를 쓴 나와 비슷해서 공감했다. 저도 제 영화가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다. 이건 현재 청년들이 가진 고민이기도 하다. 그 과정 중에서 배운 건 '절대 함몰되지 말자, 더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는 건 위험하다'이다. 결국 다 꺼내먹게 된다. 가짜 실패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 지하철 장면에서는 어떤 마음으로 연기했나? 그리고 실제 구교환이라면 어땠을 것 같나?
"계단을 뛸 때까지는 '꼭 잡아야 한다'였다. 거의 형사물 'D.P.'였다. '내가 이렇게 점프력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정원을 마주했을 때는 두려움이다. 시나리오대로 안타깝게 그려내려고 했다. 그리고 실제라면 잡을 수 있는 구교환도 있고, 못 잡는 구교환도 있다."
- 후반에 정원과 "만약에"라고 묻고 대답한다. 제목과 이어지는 대사인데, 눈물을 펑펑 쏟는다. 어떤 감정으로 연기했는지 궁금하다.
"대사가 시 같았다. 실제로는 "만약에 우리"라고 하지는 않는다. 가사 같았다. 영화가 판타지를 체험하고 실현시켜 주는 것 같아서 이 대사를 좋아한다. 한 감정으로 하지는 않았다. 감상은 관객마다 다를 것 같은데, 사실 담백하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여지없이 눈물이 나서 계획 실패였다."
![배우 구교환이 영화 '만약에 우리'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https://image.inews24.com/v1/c04907d955146e.jpg)
![배우 구교환이 영화 '만약에 우리'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https://image.inews24.com/v1/e1c7d0e8c3d187.jpg)
- 구교환이 생각하는 행복은 무엇인가?
"행복은 3초다. 문득문득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한다. 계속 행복하다면 너무 큰 판타지다. 문득 찾아와야 쾌감이 있다."
- 결말에 대한 이야기도 많은 영화다.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나?
"저는 잘 이별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둘은 잘 이별했기 때문에 해피엔딩이다. 청춘의 영화이기도 하다. 감독님이 그걸 건드리셨다. 취업에 성공한 은호도 해피엔딩이다.“
- 시상식을 잘 즐기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진짜 즐기는 것인지, 아니면 즐기는 것을 연기하는 것인지 궁금하더라.
"찐텐이다. 즐기지 않으면 그렇게 안 나온다. 좋아하는 것들이다. 저는 최대관객상, 인기상을 좋아한다. 제 철학이다. 결국엔 관객이 제일 중요하다. 관객의 사랑 없이는 만들어질 수 없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 같다. 단편영화상 시상할 때도 너무 신났다. 제가 받고 싶었던 상이고, 하고 싶은 작업이다. 훌륭한 상이라는 것을 많은 이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었다. 모든 것이 진심이다."
- 감독으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고, 어디서 영감을 얻나?
"아는 얘기는 재미없다. 저에게 영향을 주는 영화를 좋아한다. 유머 있고 복합적인 표현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제대로 웃겨보고 싶기도 하다. 지금 쓰고 있는 시나리오는 작가의 이야기인데 어디까지 몰입할 수 있는 것인가 궁금하다. 그때그때 궁금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든다. 이 음악을 쓰고 싶어서, 또는 이 배우와 함께 연기하고 싶어서 캐스팅하고 싶어서 하기도 한다. 너무 많다."
![배우 구교환이 영화 '만약에 우리'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https://image.inews24.com/v1/dc21788550881c.jpg)
- 연출작 '너의 나라'에는 장도연이 주연 배우로 출연했다. 어떤 점에서 캐스팅했나?
"제가 배우로서 매력을 느꼈다. 실제로도 훌륭한 연기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캐스팅을 하게 됐다. 올해 개봉 예정이고 확신하는데 재미있다."
- 앞으로 배우로서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나?
"호러, 공포영화에 도전하고 싶다. 무서워하고 싶다. 스크림을 외치고 싶다."
- '만약에 우리'를 시작으로, '부활남', '군체', '폭설' 등 공개될 작품이 많고 현재 드라마 촬영도 하고 있지 않나. 많은 배우, 제작자가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로 손꼽히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나?
"그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지만, 완전 땡큐다. 누가 저를 좋다고 해주면 굉장히 좋다."
- 어떤 배우로 남고 싶나?
"'내가 아는 사람, 내 주변 사람'처럼 남고 싶다. 멀리 있는 배우가 아니고 싶다. 그걸 계속 추구한다. 저는 대본 리딩할 때 '당신의 주변인 구교환'이라고 소개한다. 그렇게 하면 마음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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