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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① 김유정 "진짜 나라고 믿으면 어쩌죠?⋯피폐 연기에 살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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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X'서 소시오패스로 살벌한 변신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우리가 알던 그 사랑스러운 '국민여동생'은 없다. 섬뜩한 눈빛에 광기 넘치는 악인의 얼굴이 있을 뿐. 스스로도 "무섭고 두려웠다"던 김유정의 살벌한 연기 변신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친애하는 X'에 출연 중인 김유정은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친애하는 X'에 출연한 김유정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티빙]
'친애하는 X'에 출연한 김유정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티빙]

김유정은 "주변에서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연락도 오고, 반응도 캡처해 준다.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 장난으로 '무섭다'고들 한다. 가족들은 제 작품을 잘 못 보는데 '친애하는 X'는 다른 모습이 나오니깐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하더라"고 주변 반응을 이야기 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친애하는 X'(극본 최자원, 반지운 연출 이응복)는 지옥에서 벗어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가면을 쓴 여자 백아진(김유정 분), 그리고 그녀에게 잔혹하게 짓밟힌 X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 6일 공개 이후 티빙 유료 가입 기여자수 2주 연속 1위(주말 기준)를 기록했고, HBO Max·디즈니플러스 재팬·라쿠텐 비키·스타즈플레이 등을 통해 공개돼 미국·영국·프랑스·인도 등 108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첫 회가 공개되고 원작 웹툰을 잘 고증해서 캐릭터가 잘 나온 것 같다는 평을 들었어요. 기분이 굉장히 좋았어요. 원작 있는 작품들은 평가에 신경을 많이 쓰잖아요. 백아진이라는 인물이 웹툰에서 강렬했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시청자들에게도 강렬하게 인식이 된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김유정은 살아내기 위해 가면을 쓴 여자 백아진 역을 연기했다. 위태로운 어린 시절의 상처를 겹겹이 쌓아 밟고 가장 높은 곳에 오른 대한민국 톱배우다. 아역배우 출신으로 그간 해맑고 순수한 모습으로 사랑받았던 김유정은 이번 작품에서 잔혹한 얼굴을 보여주며 역대급 연기 변신으로 호평받고 있다.

'친애하는 X'에 출연한 김유정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티빙]
배우 김유정이 티빙 오리지널 '친애하는 X'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티빙]

난생 처음 소시오 패스 캐릭터에 도전한 그는 "처음에는 두려움도 컸고 무서운 감정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인물이 하는 표현이 강했고, 걱정도 많이 했어요. 이 인물을 연기했을 때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고 갔어야 했다. 저 혼자만 고민한 것이 아니라 감독님들, 함께 하는 배우들도 그렇고 고민을 같이 해줬어요. 상황적으로 극한의 상황으로 치닫는 연기가 많았는데, 컷하고 나온 뒤 빠져나온 장면들이 있어요. 제 표정이나 행동이 기억에 안남는 장면이 있는데 (방송을 보면서) 깜짝 깜짝 놀라기도 했어요."

섬뜩한 눈빛과 흔들림 없는 말투, 상대를 자유자재로 요리하는 교활함과 처세술까지. 빈틈 없는 열연으로, 김유정은 백아진의 아우라를 완성했다. "백아진과 싱크로율이 마이너스 100%"라는 그는 "저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다"고 웃었다.

"날 저런 사람으로 오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무서운 아진이의 모습이 담기다보니 감독님에게 '진짜 저라고 믿으면 어떡하죠?'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연예계 스토리도 사실과는 달라요. 스토리상 나오는 내용들이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극한의 상황이 설정된 거죠. 아진이를 제외하고도 극단적인 인물들이 많아요. 실제는 그것보다 덜하다고 인지해주면 좋겠어요(웃음)."

백아진을 단순한 '악녀' 혹은 '소시오패스'로만 규정 지을 수 없다. 욕망의 끝을 달려가며 잔인한 행동도 서슴치 않는 인물이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어쩌면'이라는 물음표를 열어놓는 인물이다. 성공을 위해 기꺼이 도구로 이용하는 윤준서(김영대 분)와의 감정은 사랑인지, 덫을 놓아 연인이 된 허인강(황인엽)에 느낀 감정은 또 무엇인지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허인강의 외할머니 홍경숙(박승태 분)의 수술실 앞에서 아진의 절박한 기도는, 보란듯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때리기도 했다. 김유정은 서늘한 눈빛 뒤에 숨기고 있는 속내까지, 살벌하게 연기했다.

"시작하기 전부터 아진이라는 캐릭터를 구축할 때 기준점이 미묘한 표정과 알 수 없는 속내 같은 것들이었어요. (수술실 장면은) 그 부분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장면이었어요. 같은 순간인데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되잖아요. 같은 표정인데 다시 돌아봤을 땐 '이게 아니었구나' 극적으로 잘 표현해준 장면이었어요."

김유정은 자신이 손자인 인강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사실을 고백한 뒤 할머니 품에 안겨 울던 신도 언급했다. 그는 "'할머니한테 제가 다 이야기 할게요' 하는 말은, 아진이가 평소에 했던 조종과 진심이 섞였던 것 같다. 그 과정 속에서 할머니가 아진이를 크게 품는다. 본인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어른이 날 품어준 건 처음'이라는 감정을 느꼈을 거다. 안겨서 눈물이 흐른건 의지가 아니라 본능이었을 것"이라며 복잡미묘했던 감정 연기를 이야기 했다.

김유정은 악의 서사와 캐릭터의 결을 섬세하게 연기하며 시청자들을 설득했다. 김유정은 "설득이 되서 너무 다행이다"고 안도했다.

"백아진을 연기하기로 하고 중점으로 둔건 자연스러움이었어요. 인격적으로 문제가 되는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반사회적 인격장애이기 때문에 훨씬 더 자연스러운 모습이 보여질 것라고 생각했어요. 가스라이팅을 확 당하는 장면들이 나올 때, 그걸 설득력 있게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 뭔가를 많이 표현하거나 절제를 했을 때 극적으로 보여진 것 같아요."

'친애하는 X'에 출연한 김유정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티빙]
'친애하는 X'에 출연한 김유정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티빙]

'X'들을 처단하고 높이 올라갈 수록, 그를 몰락시키려는 이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았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시에, 정서적으로는 피폐해졌다. 매혹적인 톱스타부터 점차 생기를 잃어가는 모습까지, 김유정의 '비주얼' 연기도 대단했다. 의상도, 얼굴도 완벽했다.

"아진이의 콘셉트나 보여지는 모습이 챕터 별로 달라요. 백아진이라는 인물의 일대기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동일한 이미지로 지루함을 느끼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감독님과 의상에 대해서도 회의를 많이 했고 테스트도 많이 했어요. 오프닝에서 보여지는 시상식 장면은 공을 많이 들였어요."

"초반의 아진과 지금의 아진은 달라요. 아진이가 점점 더 피폐해지고 피곤하게 살게 되면서 생기를 더 잃어가요. 그런 과정을 보여주고 싶어서 촬영하면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실제로 아진이를 연기하면서 심리적으로 오는 것들이 있으니 살이 빠지더라고요. 아진이를 표현할 때 도움이 되서 일부러 회복하지 않았어요."

아진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중심을 잡으려고 했다"는 김유정은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애증이 교차했다. 아진을 통해, 그리고 이 작품을 통해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기도 했다고 했다.

"촬영 당시에는 아진이는 '철저하게 나를 위해 사는 거고, 살기 위해 하는거야'라는 말들을 많이 떠올렸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응원하지 않았어요. "

"이 작품에서 아진에게 큰 매력을 느꼈던 건 정말 치열하게, 자신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인물이라는 점이어요. 잘못된 부분이 굉장히 많지만, 깊은 내면의 욕망은 누구나 가질 수 있어요. 잘못된 표현, 잘못된 방식으로 표출됐지만 나로서 잘되고 싶은 욕망,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싶은 욕심은 있지 않나요."

김유정은 "'친애하는 X'는 나에겐 의미가 큰 작품이다"며 "내가 갖고 있는 이미지와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줬고, 이 작품을 찍으면서 나를 많이 돌아봤다. 상대에게 어떤 배려를 가지고 임해야 하는지도 돌아보게 됐고, 곁에 좋은 분들이 많이 남게된 작품"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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