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이런 피폐한 사랑은 힘들지 않을까요."
사랑일까, 집착일까. 아니면 미안함일까. "나를 위해 어떤 일까지 해줄 수 있어?"라고 묻는 여주인공에게 기꺼이 이용 당하고 조종 당한다. 김유정의 '광기'에 휘둘리는 이 남자를, 시청자들은 '측은지심'으로 바라봤고 또 사랑하게 됐다. 이 눈빛에 어찌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친애하는 X'에 출연한 김영대가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티빙]](https://image.inews24.com/v1/57bdb7d26beee4.jpg)
배우 김영대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친애하는 X'에서 윤준서 역을 맡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친애하는 X'(극본 최자원, 반지운 연출 이응복)는 지옥에서 벗어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가면을 쓴 여자 백아진(김유정 분), 그리고 그녀에게 잔혹하게 짓밟힌 X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잔혹한 본색을 숨긴 대한민국 톱배우 백아진의 파멸, 그를 지키고자 지옥을 선택한 윤준서(김영대 분)의 사랑을 담아낸 파멸 멜로 서스펜스가 흥미진진하게 그려지며 호응을 얻고 있다.
김영대는 "처음 1화~4화까지 공개되고 난 다음에도 반응이 좋았는데, 점점 더 재미있어진다고 하더라. 지인들이 여태껏 제 드라마를 언급한 적이 많지 않은데, 이번 작품은 궁금하다고 연락이 오더라.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웃었다.
"이번 작품은 제가 느끼면서 연기하는 감정에 동감해주는 반응들이 많았어요. 스스로 마음 아팠던 신에 '너무 마음이 아프고 불쌍하고 안쓰럽다'고 느껴줘서 기분이 좋았어요. 이 작품을 찍으면서 웃을 일이 없었어요. 늘 눈이 붉게 충혈되어 있고 나중에 눈이 아플 정도였어요."
김영대는 구원이 사랑이라 믿은 남자 윤준서를 맡아 열연했다. 백아진을 위해서라면 어떤 진창도 걸어가는 인물로, 그의 곁을 지키는 그림자 같은 존재이면서 이용 당하는 조력자다. 그간 작품 속에서 로맨스 연기를 적지 않게 했지만, 이같은 사랑은 처음이다.
"여태까지 맡아보지 못했던 캐릭터이자 사랑을 연기했어요. 사랑 이야기라고 하면 희로애락, 기쁨과 힘듦, 즐거움이 있는데, 이 친구는 아픔과 갈등, 애처로움과 슬픔. 아픈 형태의 사랑을 하고 있어요. 준서가 자기의 감정에 대해서 줄타기를 하는 모습이 좋았어요. 준서라는 캐릭터는 옳고 그름을 따지면서 아진이를 스스로 판단하고, 구원하면서도 이성을 넘지 않는 선에서 그 사람들을 대하려고 했어요. 그런 모습들이 매력적이면서도 어렵기도 했어요."
!['친애하는 X'에 출연한 김영대가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티빙]](https://image.inews24.com/v1/64e6053be9f51d.jpg)
'보스'라며 절대적으로 아진을 따르는 재오(김도훈 분)와는 또다른 결의 조력자다. 어릴 적 욕조에 처박히던 아진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트라우마가 있고, 그녀의 '덫'에 걸린 또다른 남자 허인강(황인엽 분)을 향한 묘한 감정을 느낀다. 아진을 향한 윤준서의 감정은 시청자들조차 혼란을 느낄 정도. 김영대는 "윤준서는 가스라이팅을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배우게 된 것 같다"며 '사랑'이라고 표현했다.
"아진이 어린 준서에게 하는 말들은 이용하기 위한 것들이었어요. '엄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구나' 인지하게 됐고, 나를 걱정해 주는건 아진이라는 생각을 해요. 아진을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도 있고, 그 아이와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어느 순간 사랑이라는 감정이 자리매김 하지 않았을까요. 저는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학창시절 인기남의 치명적인 매력부터 광기 어린 그녀를 향한 공허함과 외로움까지, 김영대는 이번 캐릭터를 '눈빛'으로 완성했다.
"준서가 학창시절에는 전적으로 아진이를 위해주는 경향이 있어요. 그 때는 아진이와 대화를 통해서 소통이 오가는데, 아진이 카페 사장을 이용하고 난 뒤에는 둘의 관계가 틀어져요. 둘이 말을 별로 안해요. '할말하않'인 사인데, 후반부로 갈수록 더 많은 갈등이 생겨요. 아진이를 지켜볼 때 눈으로 생각을 많이 해요. 복잡한 감정이 오갔을 것 같아 눈빛 연기를 했어요."
김영대는 감정의 폭이 컸던 이번 작품을 하며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동시에 자신감을 얻었다고도 고백했다.
"감정적인 신들이 많아서 힘들었어요. 촬영하면서 늘 눈이 충혈되어 있었어요. 감정신들을 촬영하면서 추상적인 것에도 체력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 체력이 깎이는 것이 아니라 늘어났어요. 달리기를 하다보면 점점 킬로수도 늘고 잘 뛰는 것처럼, 감정을 처음 쓸 때는 힘들었는데 점점 쓰다보면 연기적으로 적응이 됐어요. 늘 힘들었지만 감당할 수 잇는 그릇이 강해지고 넓어졌던 것 같아요."
!['친애하는 X'에 출연한 김영대가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티빙]](https://image.inews24.com/v1/e73e7dbe43324a.jpg)
현실 속에서 이런 피폐한 사랑이 가능한지 묻자 "준서는 가능했지만 저는 그렇게 못할 것 같다"며 "그런 트라우마를 겪으면 저부터 빠져나갔을 것 같고, 그 사람을 안 봤을 것 같다. 보고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부터 빠져나가고 싶지 않았을까"고 웃었다. 그러면서 "준서처럼 사랑이라는 감정이 담겨있다면 어땠을까 싶지만, 확신은 못하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김영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인생작' '인생캐'라는 호평도 얻었다. 내년 입대 예정인 그는 "연기 인생에서 한 챕터가 끝났다. 내년에는 군대를 가니깐 쉼표 같은 느낌이 있다"며 "여태까지 해왔던 경험을 토대로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다음 챕터에 대한 기대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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