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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박찬욱 존경해" 천만 대기록 '국보', 가부키로 발견한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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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상일 감독, 일본 천만 영화 '국보' 연출⋯기념비적인 기록
"가부키,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과 마음의 정화⋯특수성 있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인생의 모든 것을 가부키, 즉 예술에 담아낸 두 남자. 죽는 순간까지도 배우로서 무대에 서고 싶었던 이들의 뜨거운 예술혼이 '국보'라는 이름의 작품으로 탄생했다. 일본에서 천만을 돌파한 것은 물론이고 실사 영화 1위 대기록을 앞두고 있으며, 아카데미 출품작으로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오랜 만에 만나는 진정한 마스터피스, '국보'의 국내 개봉을 앞두고 이상일 감독이 내한해 작품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오는 19일 개봉되는 일본 영화 '국보'(감독 이상일)는 국보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서로를 뛰어넘어야만 했던 두 남자의 일생일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요시자와 료, 요코하마 류세이, 타카하타 미츠키, 테라지마 시노부, 모리 나나, 쿠로카와 소야, 와타나베 켄 등이 출연했다.

이상일 감독이 영화 '국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캐슬]
이상일 감독이 영화 '국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캐슬]

재일 한국인 이상일 감독의 연출작이며, 일본 작가 요시다 슈이치(1968∼)가 2018년 발표해 100만부 이상 판매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일본 영화 대표로 아카데미에 출품됐으며, 최근 칸 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돼 극찬을 얻었다.

지난 6월 6일 일본에서 개봉된 후 11월 10일까지 공개 158일간 1207만 5396명 관객 동원과 흥행 수익 170억4016만엔이라는 경이로운 숫자를 기록했다. 조만간 '춤추는 대수사선 극장판 2'(2003)의 흥행 수익 173.5억 엔을 넘어서며 역대 일본 실사 영화 흥행 1위에 등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국보'의 흥행은 무려 23년 만의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념비적인 이슈다. 다음은 한국 개봉을 앞두고 내한한 이상일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일본에서 이렇게 크게 흥행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가부키 소재는 일본에서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가부키를 보러 가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가부키라는 전통 예능이 올드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새로운 발견이 있었다. 아름답다는 느낌이 있다. 여러 불안감 속에서 살고 있지만 아름다운 것을 보고 싶어 하는 본능이 있다. 영화를 보면 무대도 아름답지만,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과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걸 사람들이 원하고 있었다는 느낌이었다."

-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인으로서 이방인적인 위치에 있다고 했는데, 이런 천만 돌파가 개인으로서는 어떤 성과로 다가오나?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달라. 인간은 태어나는 걸 결정하지 못한다. 나는 한국인으로서 일본에 태어났기 때문에 바뀔 수 없다. 일본 사람과 자라왔기 때문에 자부키에 대한 흥미가 특별한 건 아니다. 자연스러운 것이다. 일본에서도 한국 감독이 가부키 영화를 만들어서 어색한 것이 아닌가 하는데 그런 것은 없다."

이상일 감독이 영화 '국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캐슬]
배우 요코하마 류세이와 요시자와 료가 영화 '국보'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캐슬]
이상일 감독이 영화 '국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캐슬]
배우 요시자와 료가 영화 '국보'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캐슬]

- 가부키의 어떤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나?

"가부키는 스타일이 특이한데 의상이나 화장으로 표현하는 것도 많다. 붉은 얼굴로 색깔을 하면 나쁜 역할로 설명이 되고, 의상으로 어떤 역할인지 상상할 수 있게 하는 재미도 있다. 주제도 원수를 갚는다, 에도 시대 서민 생활을 그린다거나 보편적인 내용이다. '온나가타'(가부키에서 여성 역할을 연기하는 남성 배우)로 보여주는 아름다움이 있다. 가부키를 영화로 하면 흥미롭다 생각한 건, 가부키를 하는 인간의 모습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까지 내려가게 되는 혈통 계승 예술이라는 특수성이 있어서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 요시자와 료가 굉장히 아름다운 인물로 등장하는데, 외면과 내면에서 어떤 걸 봤나?

"얼굴이 너무 아름답다. 스스로를 바라보고 있을 때 거리가 있는 느낌이다. 마음속에는 큰 빈 공간이 있는 것 같다. 바라봐도 끝이 안 보이는 느낌이라 특이하다. 캐릭터와 똑같음을 느꼈다. 하지만 연기를 시작하면 그 안에 물이 많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 가부키에 대해 자료 조사를 하고 촬영하면서 특별하게 더 알게 된 부분이 있다면?

"기본적으로는 자료를 보고 옛 영상도 많이 봤다. 현재에도 매달 공연이 진행된다. 실제로 공연을 봤다. 눈을 통해서 읽는 작업을 많이 했다. 작가님이 무대 뒤에서 검은 옷을 입고 스태프처럼 여러 취재를 했다. 저도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 그때 코로나 시기라 그러지 못했다. 다양한 대화를 나누면서 만들어나갔다. 새롭게 느낀 것은 이들의 생활과 무대 거리감이 없고 진짜 가까이 있다. 분장실이 자기 집, 방 같은 느낌이다. 생활하면서 극장에 나오는 느낌이 있었다."

- '악마에게 영혼을 판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예술, 그리고 이를 만들어가는 예술가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나?

"예술이라는 건 인간의 감성이나 사고방식을 어떤 형태로 만들어주기도 하고 동시에 바꿔준다고도 생각한다. 아름다움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예술가가 짊어지고 있는 인생을 돌아보면 그저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은 진흙탕에 몸을 담고 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판다는 건 과장된 것이지만 그 인생에 갇혀 살아가면서 표현의 욕구를 드러내는 것이 예술가다. 그리고 이를 보는 사람이 존재한다. 일종의 그로테스크함이 있는 것이 예술가라고 생각한다."

이상일 감독이 영화 '국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캐슬]
배우 요시자와 료가 영화 '국보'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캐슬]

- 키쿠오를 위한 가족의 희생을 통해 그리고자 했던 것은?

"키쿠오는 가족을 불행하게 하려는 것도, 행복하게 하려는 것도 없다. 그저 그러한 인격이 됐다. 주위의 가족, 여성들이 끌려가게 되는 마성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 가부키 무대가 굉장히 중요할 텐데, 어떤 점에 중점을 뒀나?

"스펙터클하게 관객의 시점으로 보는 것이 필요했다. 가부키 영화이지만, 가부키 배우의 영화이기 때문에 가부키 배우 입장에서 보이는 풍경, 무대에서 이렇게 보인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 두 번째 시점이다. 세 번째는 배우의 내면을 보여줘야 한다. 그냥 가부키를 연기하는 것이 아니고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고통이나 기쁨, 여러 가지 감정을 보여줘야 한다. 세 종류를 섞으면서 무대를 꾸려갔다."

- 러닝타임이 3시간이나 되는데, 이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

"소설은 여러 인물의 인생이 더 많이 소개되어 있다. 보시면 재미있다. 영화에서는 키쿠오의 인생을 특별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보여줄 때 2시간은 모자라다. 3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루하지 않게 재미있게 몰입해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에서도 3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은 길다고 느낀다. 걱정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요즘 OTT는 8시간 넘게도 계속 정주행하지 않나."

- 감독판도 계획하고 있나?

"디렉터스컷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 모자라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이상일 감독이 영화 '국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캐슬]
이상일 감독이 영화 '국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캐슬]

- 일본 대표로 아카데미에 출품이 됐는데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와 맞붙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생겼다. 수상 욕심은?

"생각하시는 대로 써달라.(웃음) 박찬욱 감독님은 제가 진짜 존경하는 감독님이다."

- 봉준호 감독과도 만났는데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영화에 대한 전체적인 소감보다는 디테일한 걸 많이 물어봐 주셨다. '이건 어떻게 생각한 거냐' 하시기도 하고, 배우에 대한 느낌도 물어보고 구체적인 것을 많이 물어봐 주셔서 영화를 세세하게 봐주셨다는 것을 잘 느꼈다."

- 가부키 배우의 인생을 조명한 작품인데, 배우의 연기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 드나?

"진짜 어렵다. 배우가 무대에 올라가면 많은 빛을 받는다. 많은 빛보다 그림자가 많은 느낌이다. 조그만 빛을 받기 위해 이렇게 많은 그림자가 생기는 것이 배우 인생이라는 느낌이다. 그래서 존경하고 매력적이고 무섭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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