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그야말로 종횡무진이다. TV, OTT, 영화, 장르 불문 박지환의 얼굴을 볼 수 있다. 등장만 했다하면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내며 극을 장악한다.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박지환만의 매력이 '보스'를 더욱 빛나게 만든다.
오는 10월 3일 개봉되는 '보스'(감독 라희찬)는 조직의 미래가 걸린 차기 보스 선출을 앞두고 각자의 꿈을 위해 서로에게 보스 자리를 치열하게 ‘양보’하는 조직원들의 필사적인 대결을 그린 코믹 액션이다. 조우진, 정경호, 박지환, 이규형, 오달수, 황우슬혜, 정유진, 고창석 그리고 이성민이 출연했다.
![배우 박지환이 영화 '보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하이브미디어코프]](https://image.inews24.com/v1/b054916de859c6.jpg)
'범죄도시' 시리즈 장이수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며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해온 박지환은 이번 '보스'에서 조직 중 유일하게 보스 자리를 갈망하지만 아무도 시켜주려 하지 않는 나 혼자 보스 판호 역을 맡아 특유의 에너지와 코믹함을 뿜어낸다.
박지환은 '보스' 뿐만 아니라 최근 공개된 디즈니+ 시리즈 '탁류', JTBC 드라마 '백번의 추억'에서 깊이 있는 연기력을 뽐내고 있다. 그는 '보스'와 '탁류'로 최근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어냈다. 다음은 박지환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영화 개봉을 앞둔 소감은?
"당시에 영화를 만들려고 했던 과정, 현장에서 배우들과 같이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좋은 장면을 찍을 수 있을지 논의하던 과정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모든 영화가 그렇다. 결과를 즐기기보다는 그 시간이 떠오르는 것 같다."
-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두 작품으로 레드카펫에 섰다. 두 작품을 오가야 해서 힘들기도 하지만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순서를 얼추 맞춰준다고 하더라. 타이밍이 잘 맞아서 두 작품이 잘 되라는 마음이었다. 사실 부담이 더 된다. 떨림만 있지 즐길 시간은 없었던 것 같다. 아마 모든 배우가 그럴 거다."
![배우 박지환이 영화 '보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하이브미디어코프]](https://image.inews24.com/v1/3776c4eaddd186.jpg)
- 앙상블이 중요한 영화인데, 케미를 어떻게 맞춰갔나?
"현장 분위기는 정말 학구파였다. 다들 연기로 뭔가를 보여주기보다는 이 장면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 다양하게 레시피를 전달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우진 형이 그 레벨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준다. 정말 존경하고 사랑하게 됐다. 분명 나서서 할 수도 있는데 분배해주고 기둥이 되어 끌고 가려고 한다. 되게 많이 감탄한 현장이다."
- 진짜 보스 같은 느낌이다.
"맞다. 일상에서도 굉장히 멋있는 사람이다. 진짜 사랑하고 갖고 싶다. 우리 집에 숨겨놓고 나만 보고 싶을 정도다."
- 베테랑 배우들끼리 던져서 바로 통하는 느낌도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케미가 터진 순간이 있다면?
"거의 매 순간 가만히 두질 않았던 것 같다. 우리가 생각하고 고민했던 지점이 있는데 막상 해보니까 더 도드라지면서 포커싱을 더 주고 극대화하는 순간이 많았다. 예를 들어 규형이도 후반부 코믹한 신을 진짜 떨려 하면서 찍었다. 즐기지 않았다. 예민해져서 힘들어하고 불안해했다. 도와달라고 하면 옆에서 양념을 치기도 하면서 만들어갔다."
- 배우들은 코미디 연기가 가장 어렵다고들 하는데, 이게 웃길까 고민이 되기도 하고 오히려 더 진지하게 연기하기 위해 애쓰기도 한다고 하더라. 어려웠던 지점이 있었나?
"저는 코미디가 어렵다는 생각을 안 한다. 그렇다고 안 어렵다는 건 아니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 더 어려워질까 봐 생각을 안한다. 좋은 작품, 좋은 배우들과 함께하면서 그들을 믿으면 자연스럽게 해결이 된다. 저 혼자 떠들면 재미가 없는데 같이 있으니까 대화가 되는 것처럼, 서로 약속을 하지 않아도 오는 것이 있다. 너무 많이 준비하면 주변에서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안 들리고, 좋은 것도 안 보이고 자기만 보인다. 그냥 믿고 가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엄청난 코미디를 하는 인물은 아니라서 미세한 지점을 연결하려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것이 어떻게 코미디화가 될지 모르니까 열심히 심어놓자는 마음이다. 그걸 누군가는 딛고 가고, 누군가는 밟고 터지고 하지 않을까 싶다."
![배우 박지환이 영화 '보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하이브미디어코프]](https://image.inews24.com/v1/55491bd82981c9.jpg)
- 판호가 어려웠을 것 같은 것이 원맨쇼 같이 혼자서 하는 장면이 많다. 그럴 때는 리액션을 받기도 어려워서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떤가?
"감정을 우선시했다. 보스가 되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 탐욕보다는 이 친구들이 무책임하게 느껴지니까 밉고 싫은 거다. 그 미운 감정을 꼴 보기 싫게 표현하면 안 된다. 무식하면서도 아직 성장하지 못한 지점을 가지고 간다. 이게 원동력이라 표현도 과감해진다. 술수는 떡밥을 던지는 거다. 스스로 강렬해지더라. 왕관을 주지도 않는데, 가짜 왕관을 쓴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있다."
- 판호가 비호감일 수 있는데 그걸 밉지 않게 러블리하게 보이게 하는 건 배우의 힘인 것 같다.
"감독님의 워딩을 많이 생각했다. 작품 시작 전에 양대창을 먹으면서 '판호는 코미디 하는 사람도 아니고 나쁜 놈도 아니다. 그래서 판호를 연기하기 어렵고 난감할 수 있다. 보스를 하고 싶어 하는데, 그게 나쁘게 보이면 결을 해칠 수 있다'라고 하셨다. 그래서 욕망이 발현되는 부분이 너무 게걸스러운 탐욕보다는 희열의 탐욕 같은 느낌을 주려고 했다. 배고프다고 손으로 먹으면 안 되듯이, 반장이 되고 싶은 아이 같은 느낌을 그렸다."
- 현장에서 '내가 보스였다' 하는 순간도 있었나?
"나는 현장에서도 '넘버 3'였다. 진짜 보스는 조우진이다."
![배우 박지환이 영화 '보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하이브미디어코프]](https://image.inews24.com/v1/6e496edb6aee96.jpg)
- 조우진 배우가 인터뷰에서 "정경호는 청량음료, 이규형은 달달한 사탕, 박지환은 이금기 굴 소스"라고 했다. 정작 본인은 간질거려서 말을 못 하겠다고 하던데, 조우진 배우는 어떤 사람이었나?
"엄마 같다. 불 꺼놓고 설거지 다 하고 자는데, 아침에 제일 먼저 일어나서 밥도 다 차려놓는다. 몸이 안 좋을 때도 있었는데 아무렇지 않아 한다. 그걸 보면서 존경하게 될 것 같다고 했는데 진짜 존경하게 됐다."
- 댄스 장면도 빼놓을 수 없는데, 어떻게 만들어졌나?
"컷을 안 하셨다. 디렉션이 없고 '보스가 되는 순간이다. 의자에 앉는다'가 전부다. 나도 모르게 세리머니를 하고 있더라."
- 탱고 액션도 중요한 장면이었는데 얼마나 준비했나?
준비 기간도 있었지만 액션 팀이 경호와 탱고 액션 둘이 싸우는 걸 만들어왔는데 쌓아온 흐름과 느낌이 있다. 거기에 변형을 가했다. 여기서는 돌릴까 그냥 할까 이런 주먹질보다는 그런 걸 할까. 의견을 주고받았다. 편곡하는 것처럼 하면서 했다. 힘들었다.
- 실제로도 많이 웃기나?
"재미있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코미디 프로그램도 좋아했다. 꿈은 없었고, 지나고 나니 배우가 되어있었다. 배우보다는 연극을 하고 싶었다. 연극을 하면 사람을 더 알 수 있지 안을까 싶었다."
![배우 박지환이 영화 '보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하이브미디어코프]](https://image.inews24.com/v1/53907ef43481cb.jpg)
- 지금은 대세 배우가 됐다.
"저는 겉절이다. 쉽게 써먹을 수 있는 저렴한 겉절이 같아서, 그냥 가져다 쓰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디에나 잘 어울려서 그런 것 같다."
- 그래도 저렴하지는 않지 않나.
"저 저렴하다. 좋은 김치가 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 부국제에서 '탁류' GV를 보는데 팀워크가 너무 좋아서 보는 입장에서도 참 마음이 좋더라. 로운 배우 입대도 응원해주고 분위기가 참 좋았던 것 같다. 솔직히 모든 현장이 그렇지는 않을 것 같은데 '탁류', '보스' 등 박지환 배우가 있는 현장은 유독 그랬던 것 같다.
"같이 해주시는 분들이 다 좋은 분들이었다. 그분들이 만들어주시고, 가르쳐주신 것이 컸던 것 같다. 감독님, 선배님들, 후배들까지 다 좋은 분들이라 안 좋은 일이 없었다."
- '탁류' 같은 경우엔 주연 배우 중에는 연기 경력이 많지 않은 배우도 있었다 보니 현장에서 선배 역할이 되게 중요하다고 본다. 중간에서 가교 역할도 해야 했을 것 같은데, 경험이 쌓이면서 배우로서 늘어가는 역할도 있지 않나 싶다.
"맞다. 제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배님들이 가르쳐주시고 제가 보고 배웠던 건 '아는 척이나 잘난 척하지 말고 가만히 지켜보다가 뭐가 힘든지 찾아내 그걸 해결해 주자'는 것이었다. 해결해 주는 척하지 말고, 그렇다고 해결해주는 거로 다가가지도 말고 알게 모르게 해줄 수 있게 미리 준비해두자. '쟤가 지금 난해해 하고 있구나' 싶으면 다가가서 "너무 좋은데. 너무 감동했어"라며 잘 가고 있다고 해준다. 지금 가르쳐 준다고 해서 다 되는 것도 아니고 그걸 한다고 해서 좋은 연기도 아니다. 연기는 1등이 없다. 그걸 어떻게 느꼈는지가 중요하다. 고유에 가졌던 감정을 불편하지 않게 잘 쌓아갈 수 있게 서로 어떻게 호흡할지 고민해가는 과정이다. 지금도 부족하지만, 제가 부족했을 때 선배들의 얘기를 받아봐서 안다. 그걸 비슷하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 그런 얘기를 해준 선배는 누구인가?
"너무 많다. 그런 얘기를 해준 분들은 무대에 계신다. 그리고 지금 현장에도 무수히 많다. 조우진, 오달수, 이성민 선배님 전부 다 기억에 남는다. 동료 배우들이 다 그렇게 느껴졌다. 하나하나 다 배울만한 교과서 같은 분들이다."
![배우 박지환이 영화 '보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하이브미디어코프]](https://image.inews24.com/v1/d86bfc1be363ad.jpg)
- 러닝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다른 인터뷰에서 보니까 15km 정도는 걸어 다닌다고도 했는데, 촬영하기 전에 그렇게 걸어가면 더 힘이 들지는 않나?
"영월에서 촬영할 때 17km가 걸리더라. 두 시간 반 정도면 걸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매니저에게 쉬다가 오라고 했다. 다만 수건 하나만 준비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걸어간다. 그리고 촬영 마치고 숙소까지는 뛰어가곤 했다."
- 이렇게 뛰고 걷고 했을 때 건강 외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도 있나?
"온도가 맞는 것 같다. 연기할 때는 그 인물로 온도를 올린다. 그리고 평상시에는 걷고 뛰면서 다시 온도를 맞춰준다. 어려서부터 등산을 많이 다녔다. 산에 가면 온도가 맞는 것처럼 걷고 뛰고 오른다면 괜찮은 온도가 맞춰지는 것 같다."
- 예전엔 연기가 하고 싶어서 알바를 하면서 돈을 벌기도 했다고 했다. 지금은 그런 생활고는 없어졌을 텐데, 배우로서 가지는 또 다른 고민이 있다면 무엇인가?
"여전히 행복하고, 여전히 불안하다. 그렇지만 현재에 주어진 일에 만족한다.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지 않는다. 어떤 배우가 될지는 가봐야 아는 것 아닌가. 지금 연기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즐겁다는 생각을 한다. 이건 선배님들을 보면 많이 느낀다. 시절이 바뀌고 세월이 바뀌었지만, 그걸 연기로 보여주신다. 찐이다. 선생님들처럼 연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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