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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프리마파시' 김신록 "120분 버텨준 관객들⋯공감·지지 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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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자 된 변호사, 782일간의 법정다툼
차지연·이자람과 트리플캐스팅⋯여성 1인 연극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공연 시간동안 관객들이 (테사와) 함께 버텨준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공감과 지지가 큰 힘이 됩니다."

배우 김신록이 연극 '프리마파시'를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는 기쁨을 고백했다.

연극 '프리마 파시'(기획/제작 ㈜쇼노트)는 2019년 호주에서 초연된 이후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를 강타하며 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여성 1인극이다. 인권 변호사 출신 극작가 수지 밀러의 작품으로 법정에서 오직 승소만을 쫓던 야심만만한 변호사 테사가 하루 아침에 성폭행 피해자가 되어 법 체제와 맞서는 782일 간의 외로운 싸움을 그린다.

배우 김신록이 연극 '프리마파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
배우 김신록이 연극 '프리마파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

최근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한 커피숍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신록은 "'프리마파시'는 젠더를 아우르는 이야기"라며 "실제로 공연장에서는 여성 관객 뿐 아니라 나이 지긋한 남성 관객과 남녀 커플 관객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호주에서 초연됐던 2019년은 미투 열풍이 불던 시기예요. 당시엔 좀 더 명확히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했고, 서로를 혐오하고 손가락질했죠. 6년이 흘렀고, 2025년 현재는 어떨까요. 누구나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다는 생각 아래서 구조에 대한 각성, 세계에 대한 반성으로 나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어요."

원형 극장 위에 홀로 선 김신록은 커다란 원형 탁자 위를 종횡무진하며 울고 웃고 열변을 토한다. 그는 인터미션 없이 진행되는 극에서 120분간 단 한순간도 무대를 떠나지 않는다. 심지어 의상을 갈아입는 장면까지도 관객에게 그대로 노출한다. 덕분에 관객들은 김신록을 테사 그 자체로 받아들이게 된다.

김신록은 "공연을 하다보면 객석에서 울음소리가 종종 들린다. 무대 위 큰 일을 겪는 사람에게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으로 공감과 지지를 보낸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함께 버텨주고 있다고 느껴진다"고 관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는 "이 이야기를 살아있는 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엄청난 책임감을 느낀다. 무대에 설 때마다 '이 순간을 어떻게 값진 순간으로 만들어야 할까' 생각한다"고 배우만의 고충도 털어놨다.

연극은 인터미션은 없지만 명확하게 파트1과 파트2로 나뉜다. 파트1의 테사는 전도유망하고 자신만만한, 성취의 힘을 믿는 인물이다. 논리와 이성, 법, 언어, 그리고 인간에 대한 신뢰로 가득 차있다. 반면 파트2의 테사는 무너진 존재다. 제 아무리 바로 서려고 해도 세상은 흔들리고 거침없이 미끄러질 수밖에 없다. 이곳에 논리와 이성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김신록은 파트2의 테사를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려가 만신창이가 된 모습, 세상에 멱살 잡혀 가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성폭력 피해자가 된 이후 테사는 그동안 자신이 (법률이라는) 구조 안에서 가해자였다는 사실을 처절하게 깨닫게 됩니다. 테사는 충분히 교육을 받았고 능력도 있는 인물이지만, 개인이 홀로 문제를 해결하는 건 역부족이죠. 결국 '그간 내가 우위에 서서 나같은 자리(피해자)에 있던 사람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걸 처절히 깨닫고 반성하게 되죠."

김신록은 홀로 서사를 이끌어야 하는 구조 속에서 테사가 느끼는 감정을 치밀하게 풀어낸다. 특히 오만한 변호사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고 무너져가면서도 투쟁을 계속해가는 처절한 모습까지 그 간극을 완벽하게 그려내 완성도를 높였다.

그는 "2시간을 다 쏟아내고 나면 실시간으로 1kg 가량은 빠지는 것 같다. 관객들도 '실시간으로 살 빠지는 게 보인다'고 할 정도"라고 엄청난 체력소모가 있음을 고백했다.

"참 특이한 경험을 했어요. 연습과정에서 테사가 철저하게 자기반성을 해야하는데 그 부분 해결이 잘 안됐어요. 폭풍절망하고 뒤흔들리는 연기 후에 바로 서야 하는데 그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니 심신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연습 때마다 때려맞고 산산조각이 난 채로 집에 가니 계속 몸이 쇠약해졌죠. 과연 바로 서는 게 뭘까. 너무나 쉽게 다 잘못했으니 바뀌어야 한다고 마무리할 건 아니라고 느꼈어요. 그러다 연습 끝물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가 어딘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땅에 발을 내린다'는 걸 깨달았어요. 땅에 발을 디딘 그날부터 몸이 나아졌어요."

배우 김신록이 연극 '프리마파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
연극 '프리마 파시' 김신록 [사진=쇼노트 ]
배우 김신록이 연극 '프리마파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
연극 '프리마 파시' 김신록 [사진=쇼노트 ]

연극 '프리마 파시'는 1인극이지만, 트리플캐스팅으로 진행된다. 김신록이 맡은 테사 역은 이자람, 차지연도 연기한다. 그리고 각각 자신만의 테사를 만들어간다. 세 사람은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약해왔던 만큼 관객들에게 3색의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김신록은 "같은 대본을 보고 달리 해내는 것을 보면 신기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배우는 점도 있다"고 했다. 이어 "세 배우가 무대에 서온 역사가 다른 만큼 연기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도 다르다. 한분(차지연)은 뮤지컬을, 또 판소리를(이자람) 했고, 나는 연극을 주로 했다. 덕분에 각자의 무기도 다르다"면서 "연기톤을 통일하기 보다는 작품에 대한 해석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각자의 무기를 자유롭게 구사한다"고 차별화 지점을 설명했다.

"연습할 때 서로 놀라운 모습을 발견했고, 굉장한 리스펙트가 있어요. 차지연은 사실주의적으로 표현해요. 감정적으로 큰 진폭을 써서 사건을 겪어내는 힘이 있어요. 이자람은 판소리 공연을 많이 했던 터라 좌중을 이끌어가는 힘이 대단해요. 의심의 여지가 없죠. 저는 그냥 제가 알아서 합니다.(웃음)"

11월 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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