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① '월드1945', 필름 1천개 검토·9개국 취재⋯영어판 제작 계획 계속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3부작으로 구성된 KBS 다큐멘터리 '월드1945'는 1945년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선사했다. 광복의 관점에서만 바라본다면 놓칠 수 있는 부분이었다.
1부 '욕망의 검은 피, 석유'에서 석유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선의 방향을 결정하는 요인이었다고 말한다. 석유는 전선의 방향을 정하고 전쟁을 유지하게 한 동력인 동시에 독일과 일본의 몰락을 재촉한 치명적인 족쇄가 됐다. 결국 세계 질서를 바꾼 셈이다.
![KBS '월드 1945' 1부를 연출한 박남용 PD [사진=KBS ]](https://image.inews24.com/v1/0b9ab84e322be1.jpg)
박남용 PD는 "1945년 시작된 석유패권은 현재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한 줄로 '석유' 편을 소개했다.
"세계의 질서가 어떻게 석유를 통해 만들어지는지 정확하고 쉽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사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유럽의 천연가스 공급을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잖아요. 이는 1945년 상황과 일맥상통하고, (에너지 패권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방송에는 그간 알지 못했던, 새로운 역사적 지식들도 쏟아졌다. 독일의 히틀러는 연료 부족으로 인해 빠른 전격전을 선택했고, 풍부한 유전이 있는 루마니아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일본이 진주만을 기습한 뒤 산유국인 브루나이를 점령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결국 일본은 연료 부족으로 인해 가미카제(비행기 자폭 전술)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다큐멘터리는 전했다.
박 PD는 "막연히 알고 있다고만 생각했던 부분을 제대로 알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시선으로 보면 새롭게 보이는 게 역사의 매력"이라고 시청자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가미카제도 이유를 알고 보니 새롭게 보였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 국립항공박물관을 방문해 미국 루즈벨트 전 대통령이 사우디 국왕에게 선물한 휠체어를 처음 봤다. 살아있는 역사를 본 기분이었다"고 전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25일 현재 유튜브 조회수는 22만뷰를 돌파했다. 댓글에는 '존잼'과 '고퀄'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발견됐다. '와 너무 재밌어 2부 플리즈' '요샌 영화보다 다큐가 더 재밌네요' '정말 수준 높은 다큐.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요즘 다시 볼만한 다큐들이 많이 제작되는 것 같아 다행' '리더가 이렇게 중요하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집중하며 봤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KBS '월드 1945' 1부를 연출한 박남용 PD [사진=KBS ]](https://image.inews24.com/v1/bb0c99c09b7369.jpg)
2부 '죽음의 여정, 핵'에서는 전쟁을 끝낸 '절대무기'이자 냉전의 문을 연 결정적 변수 핵을 조명했다. 미국은 3년간 60만명을 동원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통해 핵을 보유하게 됐다. 독일의 항복 이후에도 일본의 야욕은 멈추지 않은 가운데,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을 투하했다. 결국 일본은 항복했고, 2차 세계대전은 끝이 났다.
하지만 핵폭탄 투하는 단순한 종전을 위한 행보는 아니었다. 소련을 견제하고, 미국의 힘을 과시할 외교적 수단이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의 핵 개발은 정치적인 문제다. 동맹이 흔들리고 새로운 전쟁이 시작되며 간신히 지켜왔던 핵의 균형이 위협받고 있는 현재, 다큐멘터리는 핵무기의 의미는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한다.
"80년을 이어온 아슬한 세계 균형, 계속 될 수 있을까". 2부를 이렇게 정의한 정 PD는 "시청자들의 지적 욕구를 채워주는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만약 당신이 그 시대로 돌아간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고 묻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그는 "냉전질서가 흔들리면서 저마다 핵 보유에 대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데, 이 문제가 어디서 왔고, 어떻게 고민했고, 어떤 결정을 내렸고, 그 결과가 어땠는지 되짚어보는 게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다큐는 영화 '오펜하이머'를 통해 잘 알려진 '맨해튼 프로젝트'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영화가 구성원들에게 집중한 반면, 다큐는 역사적 맥락을 짚으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3년간 40조원 가량의 천문학적 금액을 동원해 핵개발에 성공한 미국이 일본에 핵폭탄 투하를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이 긴박하게 펼쳐졌다. 뒤이어 소련이 핵 실험에 성공한 데는 스파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미국 핵무기 개발자 핵심 6인 중 한명이 소련 스파이였다니'라며 놀라움을 드러내는가 하면, '미국의 핵무기가 일제의 만행은 끝냈지만 민간인 피해자도 많이 양산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전쟁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나눌 기회의 장을 연 셈이다.
![KBS '월드 1945' 1부를 연출한 박남용 PD [사진=KBS ]](https://image.inews24.com/v1/da517ba219385b.jpg)
![KBS '월드 1945' 1부를 연출한 박남용 PD [사진=KBS ]](https://image.inews24.com/v1/d542856b31d9ab.jpg)
마지막으로 3부 '왕관의 무게, 달러'가 24일 방송됐다. '재건'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경제 패권의 자리를 차지한 미국 달러의 역사를 조명했다. 전세계 기준 화폐가 된 달러 덕분에 미국은 막강한 경제적 패권국이 됐다.
특히 전쟁에 집중한 1, 2부와 달리 3부는 전쟁 이후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물자부족에 시달리던 영국에서는 스타킹도, 담배도 사치품이었다. 반면 미국은 총탄과 폭격 속에 부를 거머쥐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의 금 보유량은 전세계 70%에 달했다. 강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달러는 전세계 기준화폐가 됐다.
김도원 PD는 "달러는 강해왔고 지금도 강하지만 앞으로도 강할까?"라는 한줄로 3부를 압축해 소개했다.
이어 "어떻게 미국의 달러가 전세계를 쥐락펴락하게 됐는지 깊게 알아볼 기회"라면서 "달러의 기원부터 어떤 과정을 거쳐 패권의 자리에 오르게 됐고, 위기를 극복하고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지 담아내려 자료를 긁어모아 엮었다"고 설명했다.
함께 연출한 김상범 PD(황금나무)는 "철저히 시청자 관점에서 봤을때, 몰랐던 걸 알게 돼 재밌었다"면서 "100년도 안된 역사에서 꼭 알아야 할 역사를 잘 짚어낸 것 같다"고 자평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한국사와 세계사를 분리해서 생각하는데요. 두 개의 수레바퀴가 강렬하게 만나는 지점이 1945년이에요. '월드1945'는 세계의 시선에서 한국사를 바라보는 렌즈라고 생각합니다."(김도원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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