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생존자들은 여전히 지옥에서 살고 있다."
'나는 신이다' 방송 후 제작진은 협박과 송사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변화는 분명 존재했다. JMS는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고, 신도들은 탈출했으며 일상을 회복했다. 이번엔 '나는 생존자다'를 통해 잊지 말아야 할 대한민국의 참사, 지옥에서 살고 있는 생존자들을 만났다.우리 사회의 변화를 꿈꾸며, 생존자들을 카메라 앞에 앉혔다.
'나는 생존자다' 조성현 PD가 13일 오전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CGV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시리즈를 소개했다.
!['나는 생존자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f851996e0f23dd.jpg)
이날 조성현 PD는 "8월 15일에 공개를 못하는 일이 벌어지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오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방송된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길 바란다"고 입을 뗐다.
JMS는 지난달 29일 서울서부지법에 MBC와 넷플릭스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지난 12일 JMS의 전 교인 이모씨와 JMS 성도연합회가 MBC·넷플릭스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을 진행했다.
조 PD는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방송이 나가기 전에 가처분 신청 3건이 접수가 됐다. 왜 이렇게까지 방송을 막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누군가에겐 이것이 공개되는 것이 몹시 불편한 일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모두가 알아야 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법원을 신뢰한다. 좋은 판단을 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는 생존자다'는 2023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돼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나는 신이다'의 두 번째 이야기로,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네 개의 참혹한 사건, 그리고 반복돼서는 안 될 그 날의 이야기를 살아남은 사람들의 목소리로 기록한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조성현 PD와 제작진이 2년 간의 심도 깊은 취재를 통해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았다.
조성현 PD는 '나는 생존자다'의 출발에 대해 "시즌1 격인 '나는 신이다'에서 메이플이 겪는 이후의 상황을 봤다. 그 친구는 세뇌된 상태에서 빠져나와 하나님이라고 믿는 사람과 맞서 싸워 승리한다. 인터넷에 올라가있는 댓글에는 다른 반응도 많다. '얼마나 바보 같았으면 그런 일을 당하나'는 반응도 있다. 단순히 피해자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아니다"고 입을 뗐다.
조 PD는 "(피해자는) 지옥에서 생존했고 우리 사회에 어떤 일이 있었고 그것을 막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존중받아야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생존자다'라는 제목을 정해놓고 기획하게 됐다"고 기획의도를 이야기 했다.
이번 시리즈는 총 8개의 에피소드로 네 가지 사건을 담는다. '나는 신이다' 이후에도 제작진에 대한 뒷조사와 미행, 신도 경찰의 사건 개입 등 여전히 암행하고 있는 JMS(기독교복음선교회)와 교주 정명석, 그리고 그를 지키고자 하는 거대한 권력에 맞선 메이플의 포기하지 않은 투쟁기를 그린다. 부산 형제복지원, 연쇄살인집단인 지존파사건,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등도 다룬다. 공권력 그리고 우리 사회가 어떻게 범죄자들을 비호하고 양산해왔는지 파헤친다.
조 PD는 4가지 아이템의 선정 기준에 대해 "대한민국에서 반복되지 않아야 할 참사"라며 조 PD는 "정말 많은 생존자들을 만났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과는 다른, 다면적인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사건들을 골랐다"고했다.
12년 전 취재했던 형제복지원 사건을 언급한 조 PD는 "그 때는 많은 분들이 나서지 않고 숨어있었는데, 다시 만났을 때 '내가 알고 있던 사건과 전혀 다른 사건이었구나' '그 분들의 피해와 고통은 계속되고 있구나'였다"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잊지말아야 할 사건, 현재성이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했다. 무척 오래된 사건이지만 보고 나면 똑같은 사건이라고 생각이 안 든다. 여전히 반복되고 있고 그 분들의 지옥은 끝나지 않았다. 그런 기준으로 아이템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나는 생존자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95aa29de90d11f.jpg)
조 PD는 "이번만큼 취재를 하면서 많이 울었던 적이 없었다. 생존자들을 설득하고 짧게는 6시간에서 8시간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렇게까지 처참한 사건을 모르고 있었구나. 입을 열 수 없었던 상황에 대해 공감도 했다"면서 "가장 신경을 쓴건 그간 카메라 앞에 앉히지 못한 분들을 카메라 앞에 앉히는 것이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는 힘든 과정을 거쳐 방송에 나왔다"고 제작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그들이 지난 시간을 상기한 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안된다는 것'에 공감을 했기 때문이었다고.
"4개의 지옥을 구현했다"는 조 PD는 "형제복지원은 설계도와 도면을 확인해서 그 세트를 짓고, 그 환경을 구현했다. 그 분들이 어떠한 순간에서 생존했는지, 그리고 여전히 탈출하지 못한 지옥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즌1이었던 '나는 신이다'는 JMS(기독교복음선교회) 정명석 교주의 성착취 등을 방송해 파장을 일으켰던 바 있다.
조성현 PD는 시즌1 방송 후 JMS 신도들의 탈출이 가장 기뻤다고도 했다. 조 PD는 "JMS 신도들이 탈퇴가 많았다. '나는 신이다'를 보고 탈출했다는 말에 기쁘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시 한 번 JMS를 후속 취재한 조 PD는 "여전히 남아있는 신도들이 많다. 그 가족들이 여전히 JMS 종교단체 안에 있는 사람들도 있고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다. 그 많은 일을 겪고 굳건하게 남아있는 분들에게 얼마나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발 나와달라'라는 것이 제 간곡한 메시지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이 사과 받길 원한다는 마음도 드러냈다. 조 PD는 "형제복지원 피해자를 만나러 갈 때마다 듣는 이야기가 있다. '제발 사과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한다. 적게는 3,40년 동안 많은 피해를 입었다. 얼마 전까지 자살 시도를 한 분도 있고 돌아간 사람도 있다. 트라우마로 인해 삶의 지옥에 살고 있다. 가해를 한 정부, 경찰, 부산시 그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다. 국가가 보상하기로 했지만 그 누구 하나 보상하지 않는다. 전 정부에 사과할 의향이 없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피해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할 용기가 이 국가에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PD는 "단순히 끝날 이야기가 아니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도 연관성이 있다. 인간의 가치를 하찮게 여길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봐주길 바란다. 인간의 가치가 낮아지는 곳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 시리즈가 끝나고 났을 때 무엇을 과연 구조적으로 바꿔야 하는지 고민이 같이 진행되길 바란다"며 이번 시리즈에 거는 기대와 바람을 드러냈다.
'나는 생존자다'는 오는 1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