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스포일러 논란 이후 기자들과 처음으로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박규영은 굉장히 긴장된 모습으로 고개 숙여 인사를 건넸다. 어떤 질문이든 진정성 있게, 진솔하게 답하겠다는 박규영의 목소리에 떨림이 가득했다. 그래서 "신중함과 책임감을 가지고 매 작품 임해야 할 것 같다"며 "어떤 작품을 만나든 자신을 돌아보며 배우겠다"는 그의 말이 그 어느 때보다 진심으로 다가왔다. 누구나 한 번은 실수하기 마련. 이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에, 박규영이 절실하게 느낀 책임감을 바탕으로 앞으로 배우로서든, 인간으로서든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응원하고 싶어진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감독 황동혁)는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 만 기훈(이정재 분)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이병헌 분),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배우 박규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b8d672186f79f4.jpg)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조유리, 채국희, 이다윗, 노재원, 전석호, 박희순 등이 열연했으며, 짧은 분량이지만 정호연, 최승현(탑), 원지안 등도 볼 수 있다. 엔딩에서는 케이트 블란쳇이 딱지녀로 등장해 놀라움을 안겼다.
박규영은 북한에 딸을 두고 온 엄마이자 핑크 가드 노을 역을 맡아 열연했다. 돈을 벌기 위해 위험한 일도 감수하던 노을은 게임장에서 장기 매매를 하는 이들과 맞서고, 결국 게임을 중단시키는 역할을 해낸다. 그 과정에서 박규영은 처절한 상황에 놓여있는 노을을 탄탄한 연기력으로 표현하는 동시에 총기 액션, 맨몸 액션 등 거친 액션까지 탁월하게 소화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3는 공개 첫 주, 단 3일 만에 60,100,000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글로벌 TOP 10 1위에 올랐으며,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프랑스, 브라질 등 넷플릭스 TOP 10을 집계하는 93개 모든 국가에서 1위를 수성했다. 이는 공개 첫 주 모든 국가에서 1위를 기록한 넷플릭스의 첫 작품으로 역대급 흥행을 증명했다.
또 공개 10일 만에 넷플릭스 역대 최고 인기 시리즈(비영어) 3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한 '오징어 게임' 시즌3는 8월 3일 기준 1억 3760만 시청수를 기록했다. 이에 '오징어 게임' 전 시리즈가 넷플릭스 역대 최고 인기 시리즈(비영어)에 나란히 1, 2, 3위에 오르는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은 박규영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노을은 시즌1 새벽(정호연 분)처럼 새터민 설정이다. 어떤 점에 신경 썼나?
"노을은 자신의 가장 소중한 딸을 두고 왔다는 가장 큰 죄책감과 절망감으로 큰 어둠을 가진 인물이라는 설정이 있다. 가면을 쓰고 일을 한다. 자신의 얼굴을 보일 용기도 없고 의미와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감정 표현하는 것도 모두 잃어가는 인물로 생각하고 연기했다."
![배우 박규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9cbcc2baefae49.jpg)
- 시즌1이 큰 흥행을 거둔 후 시즌2와 시즌3에 합류하게 된 것인데 그런 지점에서의 부담도 있었나?
"시즌1부터 보낸 배우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짧은 시간을 '오징어 게임'과 보냈다고 생각한다. 촬영부터 오픈까지 정말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전 세계적으로 팬덤이 강하다. 이런 작품에 임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해서 정말 감사하다. 감사하다는 말을 천 번 해도 부족하다. 감사하다를 넘는 말이 있었으면 좋겠다."
- 목소리 톤에 변화를 줬다.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마다 목소리 톤이 다르다. 노을은 어떤 감정도 표정에 내비치지 않는 인물이고 군인 출신이다. 제작진과 이 캐릭터를 어떻게 극대화시킬 수 있을지 논의하던 과정에서 목소리를 낮춰서 톤을 잡아보는 것이 어떨까 했다. 제가 처음 써보는 볼륨의 목소리라 쉽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게 익숙해졌다."
- 액션 연기도 해야 했다. 가면을 쓰고 좁은 공간에서의 액션도 많았다 보니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땠나?
"쉬웠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다. 어느 정도 신체적인 노력이 필요했다. 다만 모든 것은 연습과 리허설을 반복하다 보면 괜찮아진다. 어마어마하게 힘들었다기보다는 당연히 해내야 하는 신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요점은 신체적인 능력이 좋은 인물이 아니라 총기를 잘 다루는 인물이다. 총이 무게가 나가긴 하지만 핸들링하면서 준비를 했다. 살짝 멍드는 것 빼고 부상도 없었다."
- 시즌3에서는 더더욱 참가자들과 동떨어진 곳에서 노을의 서사가 펼쳐진다. 그래서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런 점은 어떻게 생각하나?
"물리적으로 활동하는 영역이 달라서 동떨어졌다고 느낄 수 있다. 충분히 이해된다. 핑크 가드 각자마다 목적이 있다. 자신의 소중한 것을 되찾겠다는 동기도 있지만, 인간이라면 하지 않아야 하는 최소한의 가치를 가지고 장기 밀매에 대항하고, 막아야 하는 것에 맞서 싸우는 인물이다. 그래서 지하실에서 자료를 불태우면서 게임을 중단시키려 한다."
![배우 박규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42607accb57aaf.jpg)
- 결말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아쉬움이 없다. 자료를 불태우면서 게임을 다시 진행하지 못하게 하는 노을다운 방식이다. 단독으로 촬영을 해야 해서 감정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노을이 맡은 걸 박규영으로서 잘하고 싶어서 거기에 집중하는 것이 먼저였고, 결론적으로는 가장 노을다운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 노을은 딸을 만났을까?
"열린 결말이지만 딸이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품고 연기했다. 꽤 감정을 드러내는 신이었다. 울컥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노을로서는 최선의 표현이다."
- 만약 캐릭터를 고를 수 있다면 가장 탐나는 캐릭터는 누구인가?
"프론트맨이다. 제가 할 수 없는 연기이기도 하지만, 양면적인 감정을 보여준다. 협조적이면서 속이는 부분이 있고, 프론트맨으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다른 감정을 느낀다. 정말 멋있다. 여자 버전으로 감히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 이병헌 배우와는 같이 연기하는 장면이 없어서 아쉬웠을 것 같다.
"이병헌 선배님은 어마어마한 분이다. 인생에 한두 번 뵐까 말까 한 분이고 모든 신인배우에게 꿈 같은 분이다. 그래서 같이 연기하고 싶은 생각이 크다. 제가 선배님을 만날 때마다 "안녕하세요 박규영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했다. 그때마다 "알아 박규영인 거"라고 하셨다. 5~6번째부터는 아니까 그만하라고 하셨다. 선배님은 정말 재미있고 센스가 넘치신다."
- 박희순 배우와의 연기 합이 좋았다. 연기할 때 어땠나?
"너무나 좋아하는 선배님이라 캐스팅 소식을 듣고 '드디어 뵙는구나'라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카메라가 오프된 상태일 때는 굉장히 웃기고 좋은데 카메라만 돌면 긴장되는 느낌이 있다. 부대장으로서의 공기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기회가 되면 선배님과 다른 작품에서 또 만나 뵐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배우 박규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a086a5c8f5d123.jpg)
- 원래도 영어 실력이 좋은데 '오겜' 프로모션을 위해 더 영어 공부를 많이 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영어를 하는 클립도 굉장히 화제가 많이 됐다. 어떻게 준비를 했나? 그리고 만족도는 어떤가?
"어려서부터 영어 공부를 했어서 생존 문장을 구사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다. 해외의 기자님들과 면대면으로 이야기를 할 때 교감을 한다고 생각한다. 공식적이긴 하지만 조금의 뉘앙스를 전달하고 웃기기도 하고 섬세하게 표현을 하면서 만나고 싶더라. 그래서 영어 공부를 조금 더 했다. 단순한 일상 언어라기보다는 작품에 관해 얘기를 하고 캐릭터 얘기를 하기 위해 어휘를 배우고 연습했다. 전반적으로 크게 다른 건 없었다. 저에게 해주시는 질문이 공통적이라 정서상 큰 차이는 못 느꼈다. 클립을 보신 분들이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 저는 세밀하게 표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앞으로도 열심히 할 생각이다."
- 최근 안효섭, 이병헌 배우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 더빙에 도전했고, 좋은 성과를 얻었다. 혹시 이런 작업 참여 의향도 있나? 한다면 어떤 걸 해보고 싶나?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다. 새로운 영역이라 재미있을 것 같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데 '인사이드 아웃'의 우울이, 불안이가 너무 귀엽고 제 목소리 톤에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디즈니 플러스 '나인 퍼즐'로도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났고 호평을 얻었다. 글로벌 작품에 연달아 출연한 것에 대한 뿌듯한 마음도 있을 것 같다.
"정말 감사하다. 런던 프로모션에서 피부로 느꼈다. "규영 박"이 아니라 "박규영"이라고 부르시더라. 한국어 멘트도 준비해 오신다. 그런 것을 보면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체감해 놀랐다."
- 시즌2 공개 후 스포일러 논란이 있었다. 이에 대해 황동혁 감독이 제작발표회에서 실수, 해프닝이라고 했음에도 어떤 사과나 해명이 없었다는 점이 좀 당황스러웠다.
"그 부분에서는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이 제 잘못이라 매우 죄송하다. 작품에 대해 기대를 해주시는 분들, 노을의 스토리라인을 위해 애써준 제작진 그리고 배우들에게도 죄송한 마음이다. 솔직하게 제작발표회에서는 작품 공개 전이라 제가 말씀을 드리면 스토리라인을 언급하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는 말씀드릴 수 없었던 점이 있다. 죄송하다. 이제는 공개가 됐으니까 말씀을 드릴 수 있는데 그 자리에선 그럴 수밖에 없었다. 많은 선배님과 제작진이 있는 공식적인 자리라 제 얘기를 하는 것이 당황스럽기도 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싶기도 했어서 그런 결정을 했다."
![배우 박규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d5ca180805597b.jpg)
- '오징어 게임' 시리즈는 배우 인생에서 많은 의미가 있는 작품일 것 같다. 어떤 마음가짐인가?
"스스로에 대해 생각, 반성도 하고 더 신중해져야 한다고 깨달았다. 보내주신 사랑이 커서 감사드렸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작품에 임하는 배우로서 가져야 하는 신중함이나 책임감의 크기에 대해 알게 됐다. 책임감의 무게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생각하게 됐다.
- 곧 넷플릭스에서 임시완 배우와 함께한 '사마귀'가 공개된다. 어떤 점을 기대하면 좋을 것 같나?
"시완 오빠와 같이 등장하는 장면이 꽤 있을 것 같다. 격렬한 액션신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많이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
- 책임감의 무게를 언급했는데,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비롯해 곧 공개될 '사마귀'까지, 다양한 작품을 거쳐오면서 배우로서 성장했구나 느껴지는 바가 있다면?
"추상적일 수도 있는 생각인데 답이 나는 건 아닌 것 같다. 충분히 이만큼 성장하고 단단해졌다, 나만의 현명함이 생겼다고 착각하지만 더 배워야 하는 것이 있어서 어떤 작품을 만나든 생각하고 계속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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