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확장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미공개된 분량이 추가된 것은 물론이고, 기존과 시점이 달라지니 몰입도는 더 커졌다. 같은 이야기라도, 누구의 시선으로 극을 따라가느냐에 따라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참 영리한 시도다. 그래서 다시 봐도 재미있고, 처음 본다면 더 쉽게 극에 접근할 수 있는 '야당: 익스텐디드 컷'이다.
'야당: 익스텐디드 컷'(감독 황병국)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마약 수사를 뒤흔드는 브로커 '야당',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영화다. 지난 4월 개봉한 '야당'의 확장판으로, 기존 영화보다 15분가량의 분량이 추가됐다.

'야당'은 유해진, 강하늘, 박해준, 류경수, 채원빈 등 배우들의 폭발적인 열연, 마약과 비리 검사 등 사회적 현실을 반영한 스토리, 통쾌하고 속도감 넘치는 전개로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33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야당이라는 신선한 소재에 황병국 감독의 촘촘한 고증과 탄탄한 연출력이 범죄 액션이라는 장르와 만나 폭발적인 시너지를 냈다는 평가다.
이에 황병국 감독은 "미처 다하지 못한 검사에 관한 이야기를 구관희(유해진) 캐릭터를 통해 더욱 입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확장판을 기획하게 됐다.
10년 차 평검사 구관희는 마약 사범을 조사하던 중 관할 구치소에 수감된 이강수(강하늘)를 만나게 된다. 감형을 대가로 관희의 야당이 된 강수는 마약 수사를 뒤흔들기 시작하고, 출세에 대한 야심이 가득한 관희는 굵직한 실적을 올려 탄탄대로의 승진을 거듭한다. 마약수사대 형사 오상재(박해준)는 수사 과정에서 강수의 야당질로 번번이 허탕을 치고, 끈질긴 집념으로 강수와 관희의 관계를 파고든다.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관희,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강수,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상재. 세 사람은 각자 다른 이해관계로 얽히기 시작한다.
확장판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이강수가 아닌 구관희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오프닝이다. 화자의 시점이 이강수에서 구관희로 전환된 것. 황병국 감독은 "'야당'이 이강수의 생존기였다면, 확장판은 구관희의 욕망, 권력, 선택, 그리고 파멸의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확장판은 구관희가 이강수를 이용하고 점차 야망을 키워 더 큰 권력을 잡기 위해 비리 검사가 되어가는 과정이 중심이 되고, 결국 그가 어떻게 몰락하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중심축이 구관희로 옮겨가다 보니 같은 이야기라도 몰입도가 달라지면서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된다. 구관희가 이강수를 야당으로 이용하고 공생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초반 이야기는 속도감이 넘쳐서 단시간에 극에 빠져들게 되는 힘이 있다. 또 중간중간 등장하는 구관희의 속내는 캐릭터의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하며, 구관희와 이강수의 갈등도 더욱 선명해졌다는 인상을 준다. 여기에 더해 교도소에서 이강수를 처음 만나 그를 돕는 동생, 창락(임성균)의 서사도 보강되어 캐릭터의 관계성이 더욱 두터워졌다.
이에 '야당'을 봤던 관객이라면 같은 이야기를 전혀 다른 해석으로 마주하게 되는 재미가 있고, '야당'을 확장판으로 처음 접하게 된 관객이라면 더 깊이 있게 극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또한 검찰의 권력과 중립성, 개혁을 두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재, 권력이 무게가 한 인간을 어떻게 변하게 만드는지, 그것이 공권력을 가진 인물이라면 사회에 어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묵직한 질문과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황병국 감독은 "확장판은 단순한 편집이 아니다. 이야기의 주인이 바뀌고, 의미가 달라지고, 질문이 깊어진다"라며 "우리는 '야당'이라는 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번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비추고자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엔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과 선택이 있다"라고 '야당' 확장판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밝혔다. 범죄 액션물로서의 오락성과 시의성 짙은 메시지 모두를 다잡은 영화 '야당' 확장판이 다시 한번 대한민국에 의미있는 영향력을 남길 수 있을지 기대가 커진다.
'야당: 익스텐디드 컷'은 오는 8월 6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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