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상욱 기자] 스마틱스 김인석 대표는 복잡하고 치열한 티켓 예매 시스템 업계에서 15년 이상 한 우물을 파온 인물이다. 그는 ‘스마틱스(SMARTIX)’라는 티켓 전문 IT회사를 설립해 공연, 전시, 박람회, 지역 축제 등 다양한 현장에서 티켓 예약과 현장 발권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해 왔다.
그는 “만드는 일과 파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우리는 여전히 배우며 연결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틱스라는 이름은 '스마트한 티켓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뜻을 담았다. 김 대표는 “초기 창업 당시부터 뭔가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싶었다”며 “회사 이름부터 방향을 틀지 않게 정해버렸다”고 회상한다.
실제로 스마틱스는 온라인 예약 시스템인 ‘메이크티켓’을 비롯해 현장 발권 시스템, 티켓 중개 시스템, 운영 대행 등 티켓 유통 전반을 아우르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수학과 전공자로, 석사 과정까지 마친 뒤 프로그래머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물류 시스템을 많이 다뤘어요. 대한항공 예약 시스템도 개발했죠. 그 경험이 지금의 티켓 예매 시스템과도 연결되어 있어요.”
실제로 그는 한진그룹 계열사의 물류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대규모 시스템을 정석대로 구현해 내는 방식에 익숙해졌고, 이 경험이 스마틱스 창업으로 이어졌다.
초기에는 단순히 ‘좋은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마케팅과 '판매'의 중요성도 뼈저리게 깨달았다. “처음에는 혼자 외주 프로젝트를 뛰면서 직원들 월급을 벌었어요. 2년 넘게 개발에 매달렸지만 매출은 없었죠. 그제야 깨달았어요. 만들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스마틱스가 만든 ‘티켓시스템’은 소규모 공연장이나 독립 영화제와 같은 콘텐츠 생산자들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예약 플랫폼이다. 김 대표는 “예약은 결국 한정된 자원을 누가 먼저 점유하느냐의 문제”라며 “그 자원 분배를 공정하게 설계하는 시스템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티켓은 물리적 상품이 아니라 무형의 경험을 파는 것”이라며 “누군가에겐 평생 한 번 뿐일 수도 있는 주말의 계획을 설계해 주는 일”이라고 말한다.
또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서비스 안정성과 신뢰도 역시 이 업의 핵심 요소다. “시스템이 한 번 멈추면, 수천 명의 주말이 무너질 수 있어요. 그 책임감을 항상 느낍니다.”
하지만 사업은 언제나 순탄치 않았다. 특히 코로나19 당시 관광지, 공연장, 테마파크 등 주요 고객들의 운영이 중단되면서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위기를 맞았다. “당시엔 정말 버티는 것 외엔 방법이 없었어요. 다행히 투자도 조금 받았고, 예전에 개발해 두었던 기술들을 여기저기 응용하면서 위기를 넘겼습니다.”
그는 오히려 위기마다 '준비된 기술'이 있었기에 회사를 지탱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몇 년 전 만들어뒀던 캠핑 예약 시스템이 나중에 캠핑 인구가 늘면서 빛을 봤고, 공연 예매 시스템도 마찬가지였어요. 누군가는 쓸데없는 일이라고 했지만, 몇 년 후엔 반드시 누군가 필요로 하더라고요.”

조직 운영에 있어 가장 어려운 문제는 ‘조직 문화’라고도 털어놨다. “창업 초기엔 뭘 몰라요. 10년쯤 지나고 나서야 조직 문화라는 것이 이미 생겨버렸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것도 바꾸기 힘든 쪽으로요.”
그는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에 대해 “아이돌 연습생처럼, 자기가 좋아서 스스로 훈련하고 성장하는 사람이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회사라는 팀 안에서, 자신의 실력을 끌어올리고 팀의 승리를 기뻐하는 사람, 저는 그런 사람들이 진짜 프로라고 생각합니다.”
향후 계획을 묻자, 그는 “한국 시장은 작아요. 티켓 유통 수요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이제는 해외로 눈을 돌릴 때”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마틱스는 말레이시아, 마카오 등에 시스템을 수출한 경험이 있다. “K-POP, 한국 공연이 해외로 나가는 시대잖아요. 우리가 가진 기술도 함께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15년 전 창업 당시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공부는 좋지만, 사업은 시험을 봐야 끝나는 게임이에요. 만들기만 하지 말고, 어디까지 목표할지를 정해두고 시작했으면 좋았을 거예요.”
김인석 대표의 말처럼, 사업은 만들기만 해서는 안 된다. 만들어진 무형의 가치를 어떻게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공정하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배분할 것인가. 그것이 스마틱스가 15년째 풀고 있는 문제이자, 앞으로도 이어질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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