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참가한 후 좀처럼 월드컵 무대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던 한국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32년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아시아지역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일본과 맞붙은 한국은 1985년 10월2일 일본 도쿄에서 벌어진 1차전에서 정용환과 이태호의 득점으로 2-1로 승리한 뒤 다음달 3일 잠실에서 벌어진 2차전에서도 허정무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둬 ‘숙적’ 일본을 물리치고 멕시코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따냈다.
김정남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제13회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불가리아와 함께 A조에 포함됐다.
당시 한국은 차범근, 허정무, 최순호, 김종부, 박창선, 정용환, 조병득 등 공수에서 화려한 선수 구성을 이뤘지만 월드컵이라는 세계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한국은 1986년 6월2일 멕시코시티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본선 첫 상대인 아르헨티나와 격돌했다.
한국은 육탄방어로 ‘축구천재’ 마라도나에게 득점을 허용하지는 않았지만 발다노(2골), 루게리에게 골을 허용하며 1-3으로 패했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 28분 박창선이 통렬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아르헨티나 골네트를 흔들어 월드컵 본선 사상 첫 골을 기록했다.
같은 장소에서 6월5일 벌어진 불가리아와의 조별예선 2차전에서 한국은 월드컵 본선 사상 첫 승점을 기록했다.
빗속에서 치러진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 11분 상대 토프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26분 김종부가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1-1 무승부를 기록해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냈다.
한국은 6월10일 푸에불라 콰테모크 스타디움에서 이탈리아와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전반 17분 상대 알토벨리에 먼저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후반 17분 최순호가 상대 PA 아크 왼쪽에서 그림 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내며 선전을 펼쳤다.
하지만 후반 28분 알토벨리에게 추가골을 내준 한국은 후반 37분 조광래의 자책골까지 나와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끝까지 투지를 발휘한 한국은 후반 44분 허정무가 추격골을 뽑아냈지만 아쉽게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축구에 있어 86년 월드컵은 사상 첫골과 첫 승점만을 아로새기며 4년후를 기약했다.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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