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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고해 <7> - 정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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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는 지난해 9월 23일 정찬주 작가의 단편소설 '그림자와 칼'로 인터넷 신문 최초의 소설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조이뉴스24는 애독자들께서 출근길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브런치가 있는 카페에서 깊이와 재미를 더한 소설을 즐기며 하루를 준비할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그 동안 정찬주 작가의 작품들은 애독자들의 고급스런 취향에 걸맞은 '아침소설'로 부족함이 없었으리라 믿습니다. 정 작가는 맑고 선명한 언어로 우리에게 인간의 내면 이야기를 즐겨 들려주는 한편 집요하고도 진득한 문장으로 지나간 시대의 아픔을 말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소설에 담긴 비극은 분명 과거에 속한 것이지만 새로운 모습과 형태로, 아니 더욱 강고하게 현재를 지배하고 있기에 바로 오늘의 이야기 우리의 고통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정찬주 작가는 '고해'를 마지막으로 애독자들께 작별을 고합니다. 장기간 연재를 허락해준 정찬주 작가께 감사드립니다.[편집자]

동호는 다방을 나왔다. 무작정 그렇게 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동호와 철민은 약속이나 한 듯 어깨를 움츠렸다. 바람이 불어왔다가는 빌딩 사이로 달아나고 있었다. 시커멓게 변색된 나뭇가지들이 휘청거리면서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동호와 철민은 바로 술집으로 향했다. 철민이 느닷없이 쿡쿡 웃음을 터뜨렸다. 철민은 아마도 거리의 악사 같은 그 전도사를 처음 보는 모양이었다. 전도사는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 을 얻으리라’라고 적힌 판자때기를 등에 메고 있는데 새끼공룡을 연상케 하는 꼴이었다. 그는 행인들을 향해서 '때가 왔소! 믿으시오!'라고 외치고 있었다.

대낮이라 술집은 텅 비어 있다시피 했다. 철민이 먼저 구석자리로 찾아가 앉았다.

이제 목이 꺾어진 선풍기는 아예 치워지고 없었다. 그 선풍기는 여름 내내 목이 꺾어진 채로 벽에 매달려 대롱거렸던 것이다.

주인은 아직도 파리채를 들고서 바퀴벌레와 싸우고 있는 중이었다.

동호는 소주를 시켰다. 그리고 탁자를 붙잡으며 투덜거렸다.

"제기랄."

모든 게 끈적끈적 달라붙고 있는 것 같았다. 사장도, 전도사도, 파리채도, 선풍기도……. 모든 것들이 나름대로의 접착력으로 불쾌하게 달라붙고 있었다. 마치 어느 날 문득 발견한 구두밑창의 껌딱지처럼 그랬다.

동호와 철민은 건배를 했다.

"내참 더러워서, 이 꼴이 뭡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대낮부터."

역시 불평을 하면서 잔을 부딪쳤다.

동호는 세 잔째부터 자작을 했다. 술이 약한 동호로서는 드문 일이었다. 금방 그의 눈에 핏발이 번지고 있었다. 철민도 역시 그랬다. 술병이 빠른 속도로 비워지자 주인이 다가왔다.

"아니, 웬 술들이우?"

그의 손에는 여전히 파리채가 쥐어져 있었다. 그가 쫓아온 것은 안면 있는 손님에게 베푸는 호의인 것이다.

"예, 한잔 하시죠."

"아, 아니요."

되레 철민이 술을 권하자 주인은 자신의 배를 쿡쿡 찌르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약을 먹고 있다우."

주인에겐 아마 위장병이 있는 모양이었다. 계속 배를 찔러보면서 문 입구로 돌아갔다.

말머리는 어느새 박 주간에게로 돌아와 있었다.

"박 주간은 떠날 기회만 엿보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사장과 친분 때문에 질질 끌려온 거라는 얘기죠."

"그렇죠. 그러다 회사가 이 지경이 되니깐 재빨리 손을 털려고 하는 겁니다. 다만 대우를 받지 못하고 떠나는 것에 대한 불만이 대단할 뿐이죠."

"결코 회사를 지키려고 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군요."

"그런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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