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당차고 솔직하다. 1시간 여의 짧은 인터뷰지만, 주변을 밝게 하는 긍적적인 에너지가 가득하다. 기분 좋은 웃음 속 연기에 대한 열정도 반짝반짝 빛난다. 가장 좋아한다는 박찬욱 감독, 김태리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행복함이 눈빛과 표정에 한껏 드러나 귀여움까지 느껴진다. 작품 준비를 하는 중간에도 영어 과외를 하며 바쁘게, 또 알차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는 배우 호조다.
지난 1월 16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엑스오, 키티' 시즌2(이하 '엑스오 키티2')는 한국에서 엄마가 다니던 국제고등학교를 재학 중인 키티(애나 캐스카트 분)가 새 학기를 맞아 다시 서울로 돌아와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2023년 큰 인기를 얻은 시즌1에 이어 2년 만에 시즌2로 돌아왔다.
![배우 호조가 인터뷰 관련 촬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8bc061dd8dcfbd.jpg)
한국의 국제학교를 배경으로 한 하이틴 로맨스답게 한국 문화를 녹여내는 동시에 다양한 문화권 인물의 성장을 유쾌한 시각으로 담아내 호평을 이끌었다. 호조는 극 중 키티의 육촌이자 영어 교사를 꿈꾸는 지원 역을 맡아 시즌2에 새롭게 합류했다.
호조는 한국에서 태어나 태국, 싱가포르, 이스라엘을 거쳐 미국에서 연기를 전공했다. 현재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시즌2에선 지원의 분량이 많지 않았지만,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만큼 향후 시즌에서는 더 많은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은 호조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이 작품에 캐스팅이 되고 대본을 봤을 때 어땠나?
"저는 시즌2 캐스팅이 되고 나서 시즌1을 봤다. 그래서 저는 제 3자의 입장에서는 말을 못 할 것 같고 공부하는 식으로 봤다. 그 전에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을 좋게 봐서 그 세계관은 알고 있었다. 시즌2 대본 받았을 때 저는 솔직히 엄청 놀라운 것은 없었고 '전개 진짜 빠르다'라는 생각을 했다. 저는 연기자로서 캐릭터를 소화해야 하니까 그 사이사이 전개가 빨라서 생기는 고민은 좀 있었다."
- 전개가 빨라서 생기는 고민은 어떤 지점인가?
"처음 지원이는 키티가 가족인지 모르다가 나중에 알게 된다. 할머니도 반응이 안 좋고, 인스타 블락까지 한다. 그런 상황에서 한번 만나고 얘기 나누고는 웃으면서 풀어진다. 그래서 처음엔 고민을 많이 했는데, 얘기하다가 '이건 이런 세계다. 보는 사람들도 다 인지를 하고 있어서 깊은 걸 바라지 않는다. 예를 들어 우리는 국밥집이니까 국밥 외에 다른 걸 줄 필요는 없다'라고 심플하게 받아들였다."
![배우 호조가 인터뷰 관련 촬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e6c5394fed5516.jpg)
- 오디션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이게 미국 작품이고, 오디션을 보러 온 배우들의 상대 대사를 영어로 쳐줘야 한다. 제가 그 역할로 참여했다. 그러다 둘째 날에 지원 역할에 대한 오디션이 있다고 들어서 "저도 볼래요"라고 했다. 그렇게 지원 역할로 오디션을 봤는데, 사실은 저랑 거리가 있는 캐릭터라 안 될 줄 알았다. 그런데 합격했다."
- 쉽게 일어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오디션을 볼 때 온종일 리딩을 해주게 된다. 열 몇 명의 배우들 오디션이 다 끝난 후에야 오디션을 보게 되는 건데, 그때 되면 너무 많이 했다 보니 본인 것을 못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캐스팅하시는 분들이 걱정되어 말리셨다. 진짜 할 수 있겠냐고 하셔서 하겠다고 했다. 제가 키티랑 할머니 역할까지 다 리딩을 했었다. 리딩을 할 때는 오디션에 들어온 배우가 더 빛나야 하기 때문에 대사만 하는 것이긴 했지만, 저는 상대 배역의 대사까지 다 아는 상태에서 오디션을 봤다."
- 리더 역할도 지원을 한 건가?
"예전에 제가 다른 오디션을 봤었다. 그때 제가 혹시 영어를 하는 리더가 필요하면 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물론 회사에서는 그런 거 하는 배우는 없다, 한국에서는 하지 않는다고 말리셨다. 하지만 저는 하고 싶다고 했고 1년 있다가 그쪽에서 리딩할 의향이 있는지 물어봤다. 그렇게 하게 됐는데, 전 항상 오디션을 보는 입장이다. 그런데 심사위원이랑 같이 반대편에서 상대를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저 사람은 이게 좋고, 이 사람은 이게 좋다는 걸 파악하게 되니까 좋았다. 지금도 할 생각이 있어서 언제든지 한다고 해뒀다."
- 이 작품 출연하고 나서 혹시 주변에서 알아본다거나 연락이 온 것이 있나?
"같이 학교 다녔던 친구 중에서 연락 안 하던 친구들에게서 축하한다는 연락이 왔다. 한국에서는 없고 다 해외 친구들이다. 제 인생이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시즌3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하고 있다. 작가님들도 시즌2 촬영 끝날 때 망하지만 않는다면 시즌3 갈 거라고 생각해둔 것이 있으신 것 같다. 시즌3가 나온다면 빨리 들어가지 않을까 싶고, 앞으로 또 좋은 배역을 만나기 위해 (작품) 논의를 하고 있다."
![배우 호조가 인터뷰 관련 촬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90c18a54628339.jpg)
- 호조라는 이름은 어떻게 정한 건가?
"본명은 호정이다. 어렸을 때부터 해외에 살았고, 영어 이름이 따로 없었다. 친구들이 닉네임으로 호조라고 불렀다. 그래서 이 이름을 사용하게 됐다. 미국이나 영어권 나라로 가면 영어 이름을 만드는 것 같은데, 제가 어려서 태국 국제학교에 다녔다. 그때는 모두가 자기 이름 그대로 불렀다. 물론 만드는 사람도 있었지만, 제가 다닌 학교는 80개국의 아이들이 있는 학교였는데 대부분 그랬다."
- 국제학교 경험은 어땠나? 드라마에서처럼 재미난 일들이 많았을 것 같다.
"제 경험에서 말하자면, 저는 재미있게 잘 다녔다. 인종 차별이나 반감은 확실히 없는 것 같다. 거기서 가장 중요했던 건 중학교 때까지 드라마 연기 수업이 필수 과목이라 모두 다 들어야 했다. 그래서 좋았다. 어떤 학기에는 셰익스피어를, 어떤 학기에는 이탈리아 코미디를 배우고, 또 어떤 학기에는 뮤지컬을 배웠다. 방과 후에 뮤지컬 오디션을 보고 어려서부터 연기를 했다. 제가 전학을 정말 많이 다녔는데, 이런 수업이 저에게 큰 안정을 줬다."
- 부모님 반대도 있었나?
"있었다. 아빠는 고등학교 때까지는 취미로만 알고 계셨는데 전공을 하겠다고 하니까 처음엔 다른 걸 해보라고 하셨다. 제가 계속 이걸 하고 싶다고 하니까 'TOP3에 드는 학교에 가라. 그때 전공은 너 알아서 해라'라고 하셨다. 아빠는 공부만 할 거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그런데 제가 졸업하고 나서 이 일을 업으로 할거고 미국도 혼자 갈 거라고 하니까 반대를 하셨다. 가족도 없이 혼자 맨땅에 헤딩했다."
-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힘들긴 했지만, 과 친구들도 처음부터 다 시작하는 애들이었기 때문에 다 같이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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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지금은 어떤가? 연기하는 것에 있어서의 만족도는 어떤지 궁금하다.
"연기는 할 때마다 항상 어려운 것 같다. '내가 연기를 어떻게 하더라?'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배우는 항상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야 한다. 그래서 안일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려울수록 쉽게 생각하고 쉬울수록 어렵게 생각하라'는 말을 해준 멘토가 있다. 오디션이든, 미팅이든, 작품이든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한다. 항상 챌린지가 있다. 연기할 때 다른 사람들과 맞춰서 해야 한다. 나 혼자 이렇게 생각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작가님이 원하는 의도가 있고 연출자의 의도도 있다. 사람들과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이게 큰 숙제이고 행복이자 스트레스이다."
- 사실 어린 나이에 가족도 없이 연기하겠다는 마음으로 미국에 혼자 간다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인데, 목표가 생기거나 마음을 먹으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성격인 것 같다.
"좀 그런 것 같다. (옆에 있던 소속사 관계자는 "굉장히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이라고 말했다.) 고3 때 오디션을 보기 위해 미국에 처음 혼자 갔다. 겁이 좀 없는 성격인 것 같다. 그래서 어렸을 때는 많이 다치기도 했다. 엄마가 해주신 말씀인데, 저와 동생을 데리고 이탈리아에 있을 때였다. 제가 만 2살 때 처음 유치원을 보냈다. 애가 적응을 못 하면 다시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제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잘 갔다고 하더라. 저보다 나이 많은 언니들과 친구처럼 잘 지냈고, 학교생활도 항상 즐겁게 잘했다."
- 직접 만나보니 김태리 배우와 외모가 닮은 것 같다.
"그런 얘기를 듣기도 했다. 제가 김태리 선배님을 정말 좋아한다. '아가씨'가 최애 영화다."
- '아가씨'를 최애 영화로 꼽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 영화는 '아가씨'를 가장 좋아하고 전 세계 통틀어서는 '아멜리아'를 좋아한다. 기본적으로 여자가 주인공인 작품이 좋고, 아리송하고 엽기적인 요소가 있는 세계관과 캐릭터가 좋다. 제가 느끼기에 박찬욱 감독님이 우리나라에서는 그걸 압도적으로 잘 연출하는 분이고 정서경 작가님도 그렇다. 제가 집중해서 본 건 세 번인데, 아직도 그 느낌이 있다."
- 한국 작품도 많이 보는 편인가? 어떤 작품을 좋아하나?
"한국 드라마 되게 좋아한다. 저는 김은숙 작가님 드라마를 진짜 좋아한다. '중증외상센터'도 재미있어서 하루 만에 다 봤다. 정서경 작가님 작품도 좋아하고 '보건교사 안은영'도 되게 좋아한다. '오징어게임'은 여러 번 봤다."
- 좋아하는 작품 중에서 딱 하나만 추천한다면?
"'미스터 션샤인' 아니면 '도깨비', 아니면 '보건교사 안은영', 셋 중 하나인 것 같다."
![배우 호조가 인터뷰 관련 촬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8ddf5eed9b7893.jpg)
- 혹시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
"장르로 얘기하자면 호러를 하고 싶다. 호러퀸이 되고 싶다. 최근에 개봉한 '노스페라투' 같은 호러를 해보고 싶다. 한국적인 내용과 캐릭터가 공존하는 것이 좋고, 그런 것을 하고 싶다. 호러나 오컬트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장르인 것 같다. 또 천송이 캐릭터도 좋다."
- 연기 외적으로 즐기는 취미가 있나?
"영화 보는 거 진짜 좋아하고, 요즘은 승마를 열심히 하고 있다. 집에서 필라테스도 하고 있다. 승마는 재활 목적으로 시작했다. 어렸을 때 스포츠, 발레를 너무 열심히 해서 고관절이 안 좋다. 그래서 달리기나 사이클이 어렵다 보니 승마를 하게 됐다. 유산소와 근력, 코어 운동 모두 다 되는 운동이다. 제가 운동하는 걸 좋아한다. 집에만 있어도 1만5천 보가 나온다. 그런데 밖에 나간 날은 별로 안 걷는데 집에 있으면 항상 그렇게 나온다."
- 여행도 많이 다니는 편인가?
"최근 4~5년은 여행을 별로 안 가고 싶어 했다. 전학을 많이 다니고 해외 생활을 하면서 혼자 너무 많이 움직여서 그런 것 같다. '엑스오 키티2'도 여행 갔을 때 캐스팅됐다는 연락이 왔다. 제가 스케줄이 꽉 채워져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서 여행을 자주 갈 수는 없겠더라. 그런데 요즘은 다시 여행을 가고 싶다. 안 가본 곳으로 가고 싶은데, 지금은 모로코나 아프리카에 가고 싶다."
-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작품 다섯 개를 하고 싶다. 작품을 많이 해서 계속 찾아뵙고 싶은 마음이다. 개인적으로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하루 동안 정신적인 것, 육체적인 것, 영적인 것 하나씩 매일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어나자마자 휴대폰을 보기 쉬운데 최대한 안 하려고 한다. 물론 볼 때도 있지만, 그 세 가지 나와의 약속을 매일 지키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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