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사기범죄를 벌인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연극이 국내 무대에서 선보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애나 만들기'를 통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애나 소로킨을 다룬 연극 '애나엑스'가 4일 막을 올렸다.
'애나엑스'는 부유한 상속녀 행세를 하며 사기행각을 벌인 애나를 중심으로,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정체성을 더 쉽게 꾸며내고 조작할 수 있는 사회적 현상과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포장하고 이를 통해 어떤 영향을 받는지 탐구하는 작품이다.


5일 오후 서울 마곡 LG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연극 '애나엑스' 프레스콜에서 "우리 작품은 현실인물인 애나 소로킨을 묘사하거나 평가하는 작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김지호 연출은 "우리는 애나를 통해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애나 같은 사람은 어떻게 이 사회에서 탄생했고, 우리 중에 애나와 같은 모습은 없는지 들여다볼 계기가 될 것"이라고 핵심 메시지를 전했다.
인물이 주가 아닌, 인물을 통한 사회적 현상을 이야기하는 만큼 인물의 의상은 최대한 단순하게 간소화했다. 다만 배경은 화려하게 연출했다. 애나는 흰티셔츠와 청바지 단벌로 100분간 무대를 누빈다.
황석희 번역가는 애나가 스스로를 2인칭으로 표현하는 독특한 화법이 작품의 특징으로 꼽았다. 그는 "애나는 스스로를 YOU라고 표현하고, 모든 대화체를 현재형으로 사용한다"라며 "실험적이지만 효과 역시 탁월하다. 완료된 사건을 현재형으로 이야기하는 기만적 서술이고, 관객들로 하여금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경계를 흐릿하게 만드는 설정"이라고 했다.
이어 "처음엔 대본이 단조로워 걱정했지만 배우들과 연출님은 마법사같은 분들이더라. 덕분에 걱정이 도리어 애나엑스만의 큼 무기가 됐다. 객석에서 마법같은 장면을 보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부유한 상속녀라는 가짜배경으로 사기행각을 벌이는 애나 역은 최연우, 한지은, 김도연이, 애나의 매력과 자신감에 매료되지만 점차 진실을 알아가며 혼란을 겪는 아리엘 역은 이상엽, 이현우, 원태민이 연기한다.
뮤지컬에서 많은 활약을 펼쳐온 최연우는 "여섯명의 매력이 모두 다르고 잘 해내서 엄마처럼 뿌듯하다"며 "마지막까지 재밌게 지켜봐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10년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 한지은을 비롯해 김도연, 이상엽, 원태민 등은 첫 연극 무대에 올라 남다른 긴장감과 설렘을 드러냈다. 이현우는 지난해에 이어 또한번 연극에 도전하며 안정감 있는 연기를 기대케 했다.

막내 애나 김도연은 "이상엽은 자유분방한 아리엘이고, 이현우는 사랑을 듬뿍 주는 아리엘이다. 원태민은 편하고 친근한 느낌"이라고 상대 배역을 맡은 세 사람을 표현했다. 반면 맏형 아리엘인 이상엽은 "연우 애나는 당차고 당돌하다. 지은 애나는 발랄함이 돋보이고, 도연 애나는 자유로움이 많이 느껴진다"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3월 16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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