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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말없비' 도경수·원진아 첫 만남 로망, 의외로 웃긴 도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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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서유민 감독, 두 번째 연출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불평불만 없이 웃음 가득했던 현장, 시크한 도경수·에너지 넘쳤던 원진아"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진 남자, 그리고 여자.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예쁘고 순수한 첫 사랑의 로망을 담아내며 관객들의 심장을 간지럽힌다. 원작이 워낙 강렬했기 때문에 비교되는 부분도 있지만, 도경수와 원진아가 완성한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처럼, 가슴이 따뜻해지는 판타지 로맨스 '말할 수 없는 비밀'이다.

지난 27일 개봉된 '말할 수 없는 비밀'(감독 서유민)은 시간의 비밀이 숨겨진 캠퍼스 연습실에서 유준(도경수)과 정아(원진아)가 우연히 마주치면서 시작되는, 기적 같은 마법의 순간을 담은 판타지 로맨스 영화다.

서유민 감독이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2007년 개봉한 대만 동명의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원작에선 주걸륜과 계륜미가 연기 호흡을 맞춰 판타지 로맨스의 정석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도경수는 천재 피아니스트이자 오래된 연습실에서 만난 정아와 사랑에 빠져 직진 사랑을 하는 남자 유준 역을 맡아 첫 멜로 영화에 도전했다. 또 원진아는 선율을 따라 운명을 찾아온,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음대생 정아를 연기했다.

연출을 맡은 서유민 감독은 '언덕 밑 세상'으로 제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관객상, 제2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 관객상을 휩쓸며 진가를 인정받기 시작했고, '외출', '행복',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덕혜옹주'의 각본, '극적인 하룻밤'의 각색 등 스토리텔러로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펼치며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2021년엔 인간의 내면에 숨겨져 있는 본성과 심리를 세밀하게 파고든 미스터리 스릴러 '내일의 기억'으로 강렬한 연출 데뷔를 한 후 제19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관객상, 제41회 황금촬영상 시상식 신인감독상을 받는 등 큰 호평과 주목을 받았다. 다음은 서유민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서유민 감독이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 도경수 배우가 먼저 캐스팅이 된 후 원진아 배우가 정아 역을 맡게 됐는데, 어떤 점에서 원진아 배우를 선택하게 됐나?

"처음엔 오디션을 통해 신인 배우를 캐스팅하려고 했는데 마땅한 분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조금 넓혀서 더 많은 배우를 만나기 시작했다. 원진아 배우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정아를 하면 너무 잘할 것 같더라. 이미지나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 성격 등이 제가 생각하던 정아와 잘 맞았다. 원작에선 청초, 청순가련함이 있었다면 우리 영화에선 밝고 건강하고 적극적인 느낌을 살리길 원해서 같이 하게 됐다."

- 신예은 배우는 이번이 첫 영화다. '10대 전지현'이라며 극찬을 했었는데,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잘 살았던 것 같다.

"유준과 정아의 러브라인이 잘 살아야 관객들도 잘 쫓아갈 수 있다. 순수한 사랑을 그리는 영화인데 삼각관계가 많이 들어오면, 유준이 못 본 척하는 것도 이상하고 흔들리는 것도 이상해진다. 그래서 그냥 착각하는 정도로만 담게 됐다."

- 지금이야 배성우 배우가 연기 활동을 계속 하고 있긴 하지만, 이 작품 캐스팅 때만 해도 음주운전 논란 후 거의 첫 번째 캐스팅이었는데, 우려 같은 건 없었나? 어떤 마음으로 캐스팅을 했나?

"아빠 승호 역할이 되게 중요하다. 친구 같은 아빠, 재미있는 아빠다. 극 속에서도 유머가 많은 캐릭터고, 마지막에는 진심으로 조언을 해주며 유준을 보내야 한다. 존경스럽고 멋진 아빠는 있지만, 재미있고 친구 같은 아빠를 찾는 것이 어려웠다. 회의하다가 배성우 배우가 어떨까 했고, 만나 뵙는 순간 정말 잘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고민을 정말 많이 했고, 회의도 많이 한 후에 같이 결정했다."

배우 도경수가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쁜 장면이 많았는데, 평소 로망이 담겼나?

"제 로망은 둘의 첫 만남이다.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처음 눈이 마주치는 순간이다. 강동원 배우의 우산신처럼, 예쁘고 아름다운 첫 만남을 그리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다. 처음 어디서 눈을 마주치게 할까 고민을 여러 번 한 끝에 피아노 밑으로 얼굴이 싹 나오면 어떨까 했다. 저는 좋다."

- 도경수 배우가 평소 눈빛이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그래서 클로즈업으로 그 눈빛과 표정을 많이 담고 싶었을 것 같다. 도경수 배우 별명이 '알모경'(알다가도 모를 경수)이라고 하는데, 현장에서 엉뚱하다 싶은 점이 있었나?

"유머가 있다. 의외로 웃기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진지하게 얘기를 하는데, 웃긴 포인트가 있다. 처음에 좋았던 건, 은근히 시크한 편이다. 만약 누가 장난을 치면 그걸 최선을 다해서 받아주는 스타일이 아니라, 약간 시크하게 받는다. 약간 츤데레 같다. 그런 부분을 승호와의 관계에서 풀어냈다."

- 비하인드 영상이나 예능 출연한 걸 보면 배우들 모두 합이 잘 맞는 것이 느껴진다. 현장 분위기도 굉장히 좋았을 것 같다.

"정말 불평불만도 없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세 분 모두 너무 친하게 지냈다. 세 분이 늘 뒤에 앉아서 웃고 장난치고 분위기가 많이 좋았다."

- 분위기 메이커 역할은 누가 주로 했나?

"도경수 배우는 두루두루 잘 지내긴 하는데 앞장서서 분위기를 띄우지는 않는다. 원진아 배우가 현장에 오면 저 멀리서 등장할 때부터 "안녕하십니까"라는 큰 소리가 들린다. 모니터 앞에 앉아 있으면 저 세트 밖에서부터 소리가 들려서 '아, 오셨구나' 한다. 그 정도로 분위기를 엄청 업시킨다. 그러면 다들 기분이 좋아진다. 신예은 배우는 너무 귀엽고 애교도 많다. 인터뷰나 방송에서 그런 모습이 나오는데, 예뻐할 수밖에 없다."

배우 도경수와 원진아가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결말이 원작과 같긴 하지만, 여전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것 같다. 유준이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린다는 것에 대해 각색을 한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했나?

"저는 사실 원작을 볼 때도, 각색할 때도 남자 주인공의 선택에 대해 이견을 가져본 적이 없다. 당연히 사랑을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각색 과정에서 원작 때부터 결말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이걸 완화하려고 승호가 유준에게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하면서 "나는 후회하고 살지만 너는 그러지 마라"라며 아들의 사랑을 응원해준다. 물론 유준이 정아를 찾아 과거로 갈 거라는 생각은 못 했겠지만, 아빠가 용인해준 사랑이라는 식의 내용을 넣었다. 그래서 유준이 용기를 낸 것이기 때문에 후회 없이 사랑을 찾아가지 않았을까 싶다."

- 원작의 큰 틀은 그대로 두고 디테일한 설정을 바꿨다. 각색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했나?

"사실 시나리오를 쓰기 전에는 나이든 정아와 어린 유준이 만나면 어떨까라는 식으로 자유롭게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저는 원작에서 남자 주인공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여자 주인공을 구한다는 것이 제일 좋았던 지점이라 그건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유준이 과거로 가는 대원칙은 두되 여자 주인공이 결핵에 걸려서 죽기 때문에 구하러 간다는 설정은 수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오랫동안 품고 있던 '말할 수 없는 비밀'이 드디어 오픈됐는데, 차기작 준비 중인 것이 있나? 앞으로 어떤 장르의 작품을 하고 싶은지도 궁금하다.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건 아직 없다. 다음엔 관객들을 재미있게 해드릴 수 있는 코미디 요소의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다."

- 관객들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 20대, 30대는 물론이고 18년 전 원작을 보신 40~50대분들도 다 재미있게 보실 수 있는 영화다.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분들이 오셔서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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