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MBC가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 사망 후 부고조차 띄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고인과 그의 동기 두 사람을 제외한 기상캐스터 단톡방도 존재했다고 밝혀져 충격을 안긴다.
강명일 MBC 노동조합(제3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8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故 오요안나가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출연 후 다수의 MBC 기상캐스터 선배들로부터 괴롭힘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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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위원장은 지난해 고인이 사망했음에도 MBC에 부고가 뜨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9월 15일 사망 전인 9월 6일에도 1차로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시도가 있었기 때문에 이 사건도 (MBC 내부에) 보고가 됐을 거다"라며 "오요안나 씨가 이때 안면에 부상을 입었다. 넘어져서 치아가 깨졌다고 얘기를 했는데 동료 아나운서한테 방송을 부탁하면서 일주일 동안 방송을 못했고 그다음 일요일(9월 15일)에 일이 벌어졌다"라고 전했다.
또 "과연 기상 파트나 기후환경팀에서 이 사실을 몰랐을까. 몰라서 이 부분을 보도국에 얘기를 안 했다는 걸 그대로 믿어야 하는지 상당히 의심스럽다. (MBC가) 이 사실을 인정한 게 지난해 12월 초인데 당시 보도가 나올 때도 직장 내 괴롭힘이나 유서 얘기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유족에 따르면 오요안나 씨가 1년 동안 받은 월급 명세서에 찍힌 돈은 1600만 원"으로 최저시급도 되지 않았다고. 그는 MBC가 저가로 연봉을 주면서 노동 착취를 해온 구조가 불쾌하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더 놀라운 사실은 '유퀴즈' 사건 이후 기상캐스터 6명 단톡방이 오요안나 씨와 그의 동기까지 2명을 제외한 4명 단톡방이 됐다"라며 "2명을 왕따시키는 방을 만들었다"라고 고발했다.
고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향년 28세. 고인의 사망 소식은 지난해 12월 뒤늦게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 지난 27일 고인이 직장 동료 2명으로부터 업무와 관련한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 등이 담긴 원고지 17장 분량(2750자)의 유서가 휴대전화에서 발견됐다는 보도가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이에 네티즌들은 가해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찾아 진실 촉구에 나섰다. 논란이 거세지자 MBC 측은 28일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부서(경영지원국 인사팀 인사상담실, 감사국 클린센터)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라며 "고인이 당시 회사에 공식적으로 고충(직장 내 괴롭힘 등)을 신고했거나, 신고가 아니더라도 책임있는 관리자들에게 피해사실을 조금이라도 알렸다면 회사는 당연히 응당한 조사를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MBC는 직장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가혹할 정도로 엄하게 처리하고 있으며 프리랜서는 물론 출연진의 신고가 접수됐거나 상담 요청이 들어올 경우에도 지체없이 조사에 착수하게 돼 있다"라며 "일부 기사에서 언급한 대로 '고인이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렸다'라고 한다면 그 관계자가 누구인지 저희에게 알려주시기 바란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MBC는 최근 확인이 됐다는 고인의 유서를 현재 갖고 있지 않다. 유족들께서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MBC는 최단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있다"라고 덧붙였다.
유족은 고인의 동료 기상캐스터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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