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송혜교가 '검은 수녀들'로 또 다른 얼굴을 완성했다. 욕하고 담배 피우는 송혜교라니.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한 숭고함은 뭉클하고 묵직하다. 송혜교의 재발견이다.
20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코엑스에서 영화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권혁재 감독, 배우 송혜교, 전여빈, 이진욱, 문우진이 참석했다.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한국 오컬트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며 544만 관객을 사로잡은 '검은 사제들'의 두 번째 이야기다.
새로운 변신이 기대되는 배우들의 조합, 수녀들의 금지된 의식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강렬한 재미를 예고한다.
송혜교는 소년을 구하려는 강한 의지의 유니아 수녀 역을, 전여빈은 의심과 호기심을 품은 채 구마 의식에 가담하는 미카엘라 수녀 역을 맡았다. 또 이진욱은 구마를 반대하는 바오로 신부 역을, 문우진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희준 역을 연기했다.
이날 권혁재 감독은 "'검은 사제들'을 만든 영화사 집에서 오랜 시간 기획하고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라며 "대본을 받았을 때 휩쓸리는 것처럼 강렬했다. 결말의 여운이 대단했다. 대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유니아 수녀 역을 맡은 송혜교는 "'더 글로리' 이후 다시 사랑 얘기로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라며 "대본, 시나리오를 장르 위주로 보고 있었는데 '검은 수녀들'을 읽고 너무 힘든 도전이고 어렵겠지만 이 작품을 하면 나에게 몰랐던 새로운 표정이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함이 있었다"라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평소에도 공포영화, 오컬트도 잘 본다고. 그는 "오컬트를 어머니가 좋아해서 함께 많이 봤다"라고 말했다. '검은 수녀들'에서 송혜교는 흡연과 욕설 연기를 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에 대해 송혜교는 "흡연하는 연기를 처음 했는데 고민이 많았다. 비흡연자라 이걸 어떻게 하나 고민을 했는데 유니아 수녀만 생각하면 꼭 필요한 부분이더라"라며 "좋은 건 아닌데 영화 들어가기 6개월 전부터 담배를 피우며 연습했다. 첫 장면이 흡연신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거짓말로 담배를 피우고 싶지 않았다. 영화 찍는 동안 연기 연습도 많이 했지만 담배 피우는 연습도 많이 했다"라고 고백했다.
또 그는 "대본대로 유니아 수녀만 생각했을 때 한 아이를 무조건 살린다지만 '나는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이 정말 많았다"라며 "꽤 오래 고민했는데 함께 하는 감독님, 여빈 씨와 대화를 많이 했다. '우리는 수녀니까 수녀는 그렇게 할 거야'라는 믿음을 가지고 임했다"라고 밝혔다.

송혜교와 연대하며 달라지는 전여빈은 "미카엘라는 유니아와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이라 처음엔 강한 반발심을 가지고 있다"라며 "그러다 유니아가 어느 순간 필요하고 돕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이 마음은 단순히 유니아와 미카엘라가 여성으로 연대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한 더 큰 신념이 있어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 안에서 잘 표현이 됐으면 했는데 그렇게 된 것 같아 좋았다"라며 "배우로서 현장에서 혜교 선배님을 바라보는 것이 참 즐거웠다. 아주 많은 말을 나누지 않는 순간에도, 행동을 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 미카엘라도 그러지 않을까 했다"라고 전했다.
권혁재 감독은 결말에 대해 "아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숭고함에 울림이 있었다"라며 "송혜교라는 배우가 이걸 한다고 했을 때 그게 잘 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촬영 현장에서는 모두가 느꼈을 거다. 시나리오대로 최대한 충실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악령에 사로잡힌 우진 역으로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문우진은 "욕설이 있어서 '이건 영화, 한 장면일 뿐'이라고 하면서 악령 연기를 했다"라며 "침을 뱉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을 노심초사하면서 이걸 진짜 뱉어야 하나, 사리게 됐는데 제일 걱정이고 고민이었다"라고 고백했다.
트라우마 역시 없었다고. 그는 "상담을 받게 해주셨는데 안 받을 것 같다고 했다"라며 "배려도 많이 해주고 즐거웠던 현장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검은 수녀들' 말미엔 '검은 사제들'의 주연 강동원이 우정 출연했다. 권혁재 감독은 "'검은 사제들'의 스핀오프다 보니 연상이 되고 기대되는 부분인데 실제 이뤄지니 반갑고 놀라웠다"라며 "강동원 씨가 영화사 집과 오랫동안 신뢰 관계가 있었다. 작품을 풍부하게 만들어줘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검은 사제들' 팬들은 반가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실제 촬영을 했을 때 '검은 사제들'의 그 모습 그대로 온 것 같아서 감동이었다. 준비하고 촬영할 때의 집중력에서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라고 밝혔다.
'검은 수녀들'은 오는 1월 24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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