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왕의 남자', '동주' 등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이 흥행 부진을 겪었을 때의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4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영화 '1승' GV(관객과의 대화)에는 신연식 감독, 이준익 감독, 배우 신윤주가 참석했다. 박정민은 모더레이터를 맡았다.

![배우 이준익 감독이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욘더' 오픈토크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1e28aefc41c996.jpg)
이날 이준익 감독은 관객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에 "내 작품 중 반이 망한 영화다. 가슴이 아프다"라며 "시사할 때 그걸 안다. 언론배급시사회 때는 식은땀이 나고 고통스럽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보다 고통스러운 건 무대인사를 다닐 때다. 극장에 가면 관객이 20명 앉아 있고 배우와 스태프는 40명이다"라며 "같이 한 배우에게 제일 미안하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시나리오를 쓸 때는 대중과 만날 때 내 의도대로 되리라는 자신감으로 쓰고, 촬영할 때는 셀프 가스라이팅을 한다"라며 "하지만 편집을 하다 보면 '큰일 났다' 하는 순간이 온다. 시나리오는 글로 형성된 설계도인데, 글이 부족하면 의지로 채워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장면화하는 건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관객의 마음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흩어지게 하고, 영화가 산으로 가는 것이 느껴지면 눈이 파이는 고통이 든다"라고 전한 그는 "개봉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내 돈으로 만든 게 아니지 않나. 그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고통스럽고 미안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대를 하고 배우를 보러 온 관객들이 있고, 배우는 열심히 했는데 영화가 그걸 못 받쳐주면 정말 지옥이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덧붙였다. 신연식 감독 역시 "무대인사를 하고 나가서 문이 닫혔을 때 스태프가 음료수를 주면서 "그래도 작품은 좋잖아요"라고 위로할 때 마음이 힘들다"라고 밝혔다.
이에 박정민은 "다 그런지는 모르지만, 배우들은 작품이 잘 되어도 기억이 안 좋은 경우가 있고, 흥행이 안 되더라도 행복했던 작품이 있다"라며 "두 분(이준익, 신연식 감독)은 후자에 해당하는 작품을 만들어주신다. 배우들에게는 부채감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 배우들도 알아서 극복하는 능력이 있다"라고 두 감독을 향한 남다른 마음을 고백했다.
지난 4일 개봉된 '1승'은 이겨본 적 없는 감독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 이기는 법 모르는 선수들까지 승리의 가능성이 1도 없는 프로 여자배구단이 1승을 위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다.
송강호는 손 대면 망하는 백전백패 배구감독 김우진 역을 맡아 유쾌하고 소탈한 매력으로 극을 꽉 잡아준다. 박정민은 1승시 상금 20억이라는 파격 공약을 내건 관종 구단주 강정원을 연기했다.
여기에 장윤주가 20년째 벤치에서 가늘고 길게 버텨온 배구선수 방수지 역을 맡아 감독 송강호와 남다른 케미를 과시했다.
영화 '동주'로 유수의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휩쓸고 '삼식이 삼촌', '카시오페아', '배우는 배우다', '페어 러브' 등 장르와 플랫폼을 넘나들며 감독, 작가, 제작자로 활약 중인 신연식 감독이 각본, 연출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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